“한 번 가석방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가능할까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과거 가석방으로 출소했던 수형자의 가족이 다시 가석방 가능성을 묻는 사연이 올라왔다.
과거 형을 복역하다 가석방됐지만 이후 새로운 사건으로 다시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새로운 범행은 누범기간 중 발생한 상황이라고 했다.
벌금이나 추징금은 없지만 이번에도 형기 전체를 채우기 전에 가석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가 가족의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두 가지 질문을 구분해야 한다.
법적으로 다시 가석방을 받을 수 있는지와 실제 심사에서 가석방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가석방은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제도일까?
현행 형법은 ‘과거 가석방을 받은 사람은 다시 가석방할 수 없다’는 식의 일반적인 횟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가석방 경험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새로운 형을 복역하면서 다시 가석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법적으로 영구 차단된다고 볼 수는 없다.
누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가석방 대상에서 자동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거 가석방 전력이 실제 심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되는 걸까?
여기서 가장 많이 생기는 오해가 있다.
현행 형법 제72조는 유기형의 경우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후 일정한 요건 아래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3분의 1을 복역하면 가석방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3분의 1은 법률상 가석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요건이다.
그 시점이 됐다고 자동으로 심사를 통과하거나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는 이유로 단순히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점만 계산해 예상 출소일을 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누범이면 가석방이 아예 안 될까?
누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석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석방 심사에서는 재범 위험성이 명시적으로 고려된다.
형집행법은 가석방 적격 여부를 판단할 때 수형자의 나이, 범죄동기, 죄명, 형기, 교정성적, 건강상태, 가석방 이후 생계능력과 생활환경,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누범이라는 사실은 특히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검토될 수 있다.
가석방 후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면 더 불리할까?
이 사연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단순히 과거 전과가 있다는 경우와 가석방으로 사회에 복귀한 뒤 다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경우는 가석방 심사에서 생각해볼 지점이 다르다.
가석방 제도는 형기 일부를 남겨두고 사회로 복귀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그런데 그 기회를 받은 이후 다시 범죄가 발생했다면 이번 심사에서는 재범 가능성을 어떻게 낮췄는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가석방 후 재범 = 두 번째 가석방 절대 불가’라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별 수형자의 상황을 심사해야 한다.
교도소에서는 누구나 가석방 심사에 올려줄까?
가석방은 수형자 본인이나 가족이 원하는 날짜를 정해 신청하면 자동으로 심사위원회에 올라가는 구조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은 법정기간을 경과한 수형자 가운데 교정성적이 우수하고 뉘우치는 빛이 뚜렷하며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분류처우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가석방 적격심사신청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형기의 일정 부분을 채웠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가석방 절차가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정성적이 왜 중요할까?
가석방은 단순히 형기를 얼마나 채웠는지만 판단하는 제도가 아니다.
수형생활을 어떻게 했는지도 심사의 중요한 부분이다.
징벌을 받았는지 여부만 보는 것도 아니다.
수용생활 전반과 교정프로그램 참여, 생활태도 등 개별 수형자의 교정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과거 가석방 이후 재범한 수형자라면 이번 수형생활에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출역을 열심히 하면 가석방을 받을 수 있을까?
교도작업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것은 수형생활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출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석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직업훈련이나 교육에 참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출역 몇 개월 하면 가석방”, “직업훈련을 받으면 몇 달 일찍 나온다”는 식의 계산법은 없다.
이러한 활동은 전체적인 수형생활과 교정성적 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하나의 활동만으로 가석방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반성문을 많이 쓰면 도움이 될까?
반성 역시 단순히 반성문의 장수로 평가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가석방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라면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보다 왜 다시 범죄에 이르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과거 가석방 당시 세웠던 사회복귀 계획이 왜 실패했는지, 새로운 범죄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이번에는 그 원인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 등을 현실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재범방지는 추상적인 약속보다 실제 생활계획과 연결될 때 의미가 커질 수 있다.
가석방 후 어디서 살지도 볼까?
가석방 적격심사에서는 출소 이후의 생활환경도 고려 대상이다.
따라서 출소 후 거주할 장소가 있는지,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가족이나 보호자가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도울 수 있는지 등이 검토될 수 있다.
과거 가석방 후 생활환경이 다시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단순히 “가족이 잘 돌보겠습니다”라는 말보다 실제 거주지와 생계계획, 취업계획 등이 구체화돼 있다면 내용이 달라진다.
취업처가 정해져 있으면 무조건 유리할까?
취업계획이나 생계수단은 가석방 후 안정적인 생활을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취업할 곳이 정해져 있다면 관련 자료를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취업예정확인서 하나만 있으면 가석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재범의 원인이 경제적인 문제나 기존 인간관계, 특정 생활환경과 관련돼 있다면 취업계획과 함께 그 위험요인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중요할 수 있다.
가족의 신원보증이나 탄원서는 어떻게 볼까?
가족의 보호계획이나 탄원 역시 사회복귀 환경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 탄원서를 여러 장 작성했다고 가석방 확률이 일정하게 높아지는 구조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 실제로 어떤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다.
거주지를 제공하는지, 취업과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지, 과거 재범으로 이어졌던 생활환경을 바꾸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벌금과 추징금이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형법 제72조는 징역이나 금고와 함께 벌금 또는 과료가 병과된 경우 이를 완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벌금이 병과된 사건이라면 이 부분도 법률상 가석방 요건과 관련된다.
다만 사연처럼 벌금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가석방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징금 문제 역시 개별 사건의 집행관계 등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석방 여부는 결국 여러 심사요소를 종합해서 결정된다.
만기출소일이 정해져 있으면 가석방 예상일도 계산할 수 있을까?
만기출소일과 가석방 예상일은 다르다.
만기출소일은 형 전체를 집행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지만 가석방은 심사를 거쳐 형기 만료 전에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다.
법에서 정한 최소기간을 계산할 수는 있어도 실제 가석방 날짜를 미리 확정할 수는 없다.
인터넷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몇 퍼센트 복역하면 나온다’는 경험칙 역시 개별 사건의 확정적인 가석방 날짜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과거 가석방 시점과 이번 가석방을 비교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어느 정도 형기를 복역한 뒤 가석방됐다는 경험이 있더라도 이번에도 동일한 시점에 가석방된다고 볼 수 없다.
이번에는 범죄와 형기가 달라졌을 수 있고 무엇보다 가석방 이후 다시 범죄가 발생했다는 새로운 사정이 존재한다.
수형자의 나이와 건강, 교정성적, 사회복귀 환경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난번에는 이 정도 살고 나왔으니 이번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계산은 적절하지 않다.
누범기간 중 범행이라는 사실을 가볍게 보면 안 돼
가석방 가능성이 법적으로 남아 있다는 것과 심사가 수월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누범기간 중 새로운 범죄를 저질렀고 과거 가석방 경험까지 있다면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경력이 중요하게 검토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중요하다.
범행 원인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재범방지 교육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실제로 참여하고 있는지, 출소 후 기존 범죄환경과 단절할 계획이 있는지, 안정적인 거주와 생계수단을 마련했는지 등을 장기간에 걸쳐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형기가 많이 남아 있다면 지금 당장 ‘몇 월 가석방’을 계산하기보다 수형생활과 사회복귀 계획을 차근차근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교정생활을 성실하게 유지하고 본인에게 필요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재범과 관련된 원인이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 역시 출소 이후 거주지와 생활환경, 생계와 취업, 보호계획 등을 현실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이러한 준비는 가석방만을 위한 서류 만들기가 아니라 실제 재범을 막기 위한 사회복귀 준비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니까 안 된다”도, “3분의 1 지나면 된다”도 틀려
과거 가석방을 받았다가 다시 수감된 가족에게는 서로 상반된 이야기가 들릴 수 있다.
“가석방을 한 번 받고 다시 들어왔으면 두 번째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법적으로 형기의 3분의 1만 지나면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둘 다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이다.
현행법에는 과거 가석방 전력이나 누범이라는 이유만으로 두 번째 가석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일반 규정이 없다.
따라서 법적인 가능성 자체가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유기형의 3분의 1이라는 기준 역시 실제 석방을 보장하는 시점이 아니다.
가석방 적격심사에서는 범죄내용과 형기, 교정성적, 생활환경과 생계능력, 재범 위험성 등 여러 요소를 살펴본다.
특히 가석방으로 사회에 복귀한 뒤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번에는 왜 재범하지 않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이 사연에서 가장 정확한 답은 “두 번째 가석방도 법적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과거 가석방과 재범·누범 경력 때문에 실제 심사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가족이 지금 해야 할 일도 특정 가석방 날짜를 계산하는 것보다 남은 수형생활 동안 교정성적을 관리하고 재범 원인을 개선하면서 출소 후 생활환경과 생계·보호계획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