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검사 항소가 안 들어왔어요”

최근 형사재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소기간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피고인 측에서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려고 하지만 검사 측 항소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이 궁금했던 것은 검사의 이른바 ‘맞항소’가 없어도 피고인 측만 항소할 수 있는지, 그리고 피고인만 항소하게 된다면 2심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해지는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재판에서 항소는 상대방이 먼저 항소해야만 할 수 있는 절차가 아니다.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도 피고인은 독립적으로 항소 가능

형사소송에서 검사와 피고인은 각각 상소권을 가진다.

따라서 피고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한다면 검사가 항소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항소할 수 있다.

반대로 피고인이 항소하지 않더라도 검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형사재판의 항소는 ‘상대방이 항소하면 나도 대응해서 항소한다’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피고인의 판단에 따라, 검사는 검사의 판단에 따라 각각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검사의 맞항소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은 7일

다만 항소에는 정해진 기간이 있다.

형사소송법은 항소 제기기간을 7일로 정하고 있다.

항소하려는 경우 항소장을 1심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측에서 항소하기로 결정했다면 검사가 항소하는지 조금 더 지켜보겠다며 자신의 항소기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항소기간 마지막 날이라면 상대방의 움직임보다 자신의 항소장이 기간 안에 적법하게 제출되는지를 우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가 끝까지 항소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여기서 가족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이다.

검사의 항소기간까지 모두 지나고 피고인 측만 적법하게 항소한 것으로 확정된다면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중요해진다.

형사소송법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검사 항소 없이 피고인 측만 항소한 사건이라면 항소심 법원이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것은 제한된다.

가족들이 흔히 말하는 “우리만 항소하면 2심에서 형량을 더 올리지는 못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피고인만 항소하는 게 ‘더 이득’일까?

검사가 항소하지 않는 것은 피고인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받을 위험이 제한된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2심에서 감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거나 ‘피고인이 반드시 이득을 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은 2심 법원이 반드시 형을 낮춰야 한다는 제도가 아니다.

항소심이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심과 동일한 형이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형량 상승이 제한된다’와 ‘감형된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져도 같은 형이 나올 수 있어

이 점은 실제 대법원 판례에서도 확인된다.

대법원은 피고인만 상소한 사건에서 상소심이 원심에서 인정했던 범죄사실 가운데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원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한 것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판단이 일부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형량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인정되는 범죄사실과 여러 양형조건을 다시 살펴 최종적으로 형을 판단한다.

‘나의 사건검색에 안 뜬다’만으로 검사 항소 없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사연처럼 항소기간 마지막 날이라면 한 가지 더 주의할 부분이 있다.

온라인 사건검색에서 검사 항소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항소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검사가 법정기간 안에 실제로 항소장을 제출했는지 여부다.

따라서 마지막 날이라면 기간이 완전히 지난 뒤 검사 항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피고인 측에서는 검사 항소 여부와 별개로 자신의 항소기간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검사 항소 여부가 중요한 이유

검사가 항소했는지 여부를 가족들이 계속 확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피고인 측만 항소한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만 검사 역시 항소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검사가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면 항소심에서는 검사 측이 더 무거운 형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항소기간이 지난 뒤에는 단순히 ‘2심으로 넘어갔다’는 사실만 확인하기보다 누가 항소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고인만 항소했다면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검사 항소 없이 피고인만 항소한 것이 확인됐다면 그 다음부터는 항소심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다고 해서 양형자료 준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1심 형을 줄이고 싶다면 항소심 재판부가 새롭게 살펴볼 만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1심 이후 피해회복이나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반성 및 재범방지를 위한 노력, 수용생활 중 변화, 가족의 보호계획, 출소 후 주거·취업계획 등 사건에 맞는 양형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

1심 판결문을 확인해 재판부가 어떤 부분을 유리하거나 불리한 양형사유로 판단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맞항소가 없으니 항소 못 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결국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는 검사의 항소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도 피고인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항소할 수 있다.

오히려 검사 항소 없이 피고인 측만 항소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항소심에서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라는 중요한 보호장치가 적용된다.

다만 이것이 감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안기모카페에서도 1심 선고 직후 가족들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사건검색을 확인하면서 “검사도 항소했는지”, “우리만 항소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항소기간 마지막 날이라면 검사 항소 여부를 기다리느라 자신의 항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후 양측의 항소기간이 모두 지난 다음 피고인만 항소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맞춰 항소심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