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모뉴스 홈페이지

“경찰이 피해자 대변인 겸 증인으로 재판에 나온다?”…법정에서 가능한 역할과 가족이 확인할 절차

수사 담당 경찰관도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어

피해자를 대신해 변론하는 ‘경찰 대변인’ 역할은 별개

증인·신뢰관계인·피해자 변호사 구분해야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7월 31일조회 0
“경찰이 피해자 대변인 겸 증인으로 재판에 나온다?”…법정에서 가능한 역할과 가족이 확인할 절차

“국선변호인은 아니라고 하고, 피해자는 경찰이 나온다고 합니다”

형사재판을 앞둔 가족에게 법정에 누가 출석하는지는 민감한 문제다. 피해자가 경찰관과 함께 재판에 나오고, 그 경찰관이 자신을 대신해 말해줄 것이라고 설명하면 피고인 가족은 재판이 예상보다 불리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한 수형자 가족도 국선변호인에게서는 “경찰이 피해자 대변인으로 출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피해자는 경찰관이 대변인과 증인의 역할을 함께 맡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며 혼란을 호소했다.

이 경우 양쪽이 서로 다른 역할을 두고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경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이나 ‘대변인’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사 담당 경찰관도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어

형사소송법은 법률에 별도의 제한이 없으면 누구든지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거나 피해자와 피고인을 조사한 경찰관, 압수·수색이나 증거 확보 과정에 참여한 수사관도 사건의 쟁점과 관련이 있다면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에게 증인 자격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면 자신이 직접 확인하거나 조사한 내용에 관해 선서한 뒤 질문에 답한다. 증인을 신청한 검사나 변호인 측이 먼저 질문하고 상대방도 반대신문을 할 수 있으며, 재판장 역시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경찰관이 증인으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주장이 모두 인정되거나 유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관의 진술도 다른 증거와 함께 재판부가 신빙성과 증명력을 판단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다.

피해자를 대신하는 ‘경찰 대변인’은 정식 형사절차 용어 아냐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공소를 제기하고 법정에서 이를 유지하는 역할은 검사가 맡는다. 경찰은 수사를 담당할 수 있지만, 기소된 뒤 피해자를 대신해 피고인의 처벌을 주장하는 공소유지 주체는 아니다.

또한 경찰관이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이 돼 변호사처럼 증인을 신문하거나 법률 주장을 펼치는 제도가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피해자가 말한 ‘대변인’은 법률상 명칭이라기보다 자신을 도와주거나 법정에 동행하는 사람을 일상적인 표현으로 설명한 것일 수 있다.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이라면 피해자 변호사가 재판 절차를 설명하고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공판기일에 출석해 피해자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 일정한 범죄 피해자는 국가가 선정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도 있다.

경찰관이 피해자와 함께 법정에 오는 경우도 있어

범죄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심한 불안이나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면 법원은 피해자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할 수 있다. 신뢰관계인은 가족이나 동거인, 고용주, 변호사뿐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포함한다.

법문상 경찰관이라는 직업만으로 동석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사건을 담당하며 피해자 보호를 지원한 경찰관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동행하거나 신변보호를 지원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는 자동으로 인정되는 역할이 아니라 법원이 피해자와의 관계, 동석 필요성 등을 살펴 결정할 문제다.

신뢰관계인은 피해자 옆에 앉아 심리적 안정을 도울 수 있지만, 피해자 대신 질문에 답하거나 증언 내용을 지시해서는 안 된다. 형사소송법도 동석자가 법원이나 소송관계인의 신문을 방해하거나 증인의 진술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증인 겸 대변인’이라는 설명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 경찰관이 사건 조사와 피해자 보호에 모두 관여했다면 피해자와 함께 법원에 오면서 증인으로도 채택되는 상황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경찰관의 법정 역할은 구분된다.

증인석에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진술하는 증인이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동행했다면 심리적 안정이나 안전을 지원하는 사람이다. 어느 경우에도 피해자를 대신해 마음대로 진술하거나 변호사처럼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다.

특히 경찰관이 증인으로 채택됐다면 증언하기 전에 다른 사람의 증언을 듣지 않도록 법정 밖에서 대기하게 하는 등 재판부가 증인신문 절차를 관리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출석할지는 해당 재판부의 결정과 증인신청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는 직접 처벌 의견을 말할 수도 있어

피해자는 법원에 신청해 증인으로 출석한 뒤 피해의 정도와 결과, 피고인 처벌에 관한 의견 등을 직접 진술할 수 있다. 피해자가 자신의 의견을 법정에서 말하는 것과 경찰관이 대신 말하는 것은 다른 절차다.

따라서 피해자가 “경찰과 함께 출석한다”고 말했다면 경찰관이 증언하는 것인지, 피해자 신변보호를 위해 동행하는 것인지, 피해자 측 변호사나 신뢰관계인이 별도로 있는지를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은 변호인에게 출석 자격부터 확인해야

피고인 가족이 상대방의 설명만 듣고 법정 역할을 추측할 필요는 없다. 변호인에게 경찰관이 실제 증인으로 신청됐는지, 누가 증인을 신청했는지, 어떤 내용을 입증하려는 증인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신뢰관계인 동석 신청이나 피해자 변호사 선임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증거목록이나 증인신청서, 재판부의 증인채택 결정이 확인되면 경찰관의 실제 역할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하더라도 피고인 측 변호인은 진술의 정확성과 조사 과정, 직접 목격한 사실인지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내용인지를 반대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기모카페에는 재판을 처음 겪는 가족들이 피해자와 경찰, 검사와 변호인의 역할을 구분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사연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낯선 표현 하나만으로 재판 결과를 미리 걱정하기보다, 법원 기록과 변호인을 통해 실제 증인과 출석 목적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기모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