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중에는 ‘피의자’, 기소되면 ‘피고인’
형사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사람은 피의자라고 한다. 검사가 사건을 법원에 기소한 이후에는 피고인으로 지위가 바뀐다.
형사절차는 크게 경찰 수사, 검찰의 사건 검토와 처분, 법원의 재판, 확정판결에 따른 형 집행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모든 사건이 이 순서대로 유죄판결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될 수 있고,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도 있으며, 기소 이후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 검사는 기소된 피고인의 유·무죄를 법원에서 다투고, 법원은 공판에서 조사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으면 조사 지위부터 확인
범죄 신고나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경찰은 관련자의 진술을 듣고 CCTV, 계좌내역, 통신자료와 디지털자료 등 필요한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먼저 자신이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적용된 혐의가 무엇인지, 어떤 사건과 관련된 조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는 조사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피의자신문에 참여시킬 수 있다. 질문 전부 또는 일부에 답하지 않는 진술거부권도 보장된다. 다만 진술거부권을 행사할지, 사실관계를 설명할지는 사건 내용과 확보된 자료를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
조사 전에는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
경찰 조사에서는 질문을 받는 즉시 기억에 의존해 답하기보다 사건의 전체 흐름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자를 처음 알게 된 시점과 주요 대화, 돈이나 물건이 오간 과정, 사건 전후의 연락과 조치 등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면 진술 과정에서 혼동을 줄일 수 있다.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계약서, 계좌내역, 사진과 영상 등 객관적인 자료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만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는 일부 대화만 분리하면 전체 맥락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자료의 앞뒤 내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내용은 추측해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료를 확인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면 현재 기억나는 범위와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피의자신문조서는 서명 전에 직접 확인
피의자신문이 끝나면 수사기관은 진술 내용을 조서로 작성한다.
조서는 피의자에게 열람하게 하거나 읽어줘야 하며, 실제 진술과 다르거나 빠진 내용이 있다면 피의자는 증감·변경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의가 제기된 부분도 조서에 반영돼야 한다.
조사 시간이 길었다는 이유로 조서를 읽지 않고 서명해서는 안 된다. 날짜와 금액, 인물관계와 행위 순서가 정확한지, 질문에 답한 취지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서명한 뒤에도 진술 내용을 설명하거나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수 있지만, 처음 작성된 조서와 이후 진술이 달라지면 변경 이유를 다시 설명해야 할 수 있다.
경찰 수사 후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사건과 관계 서류·증거물을 검사에게 송치한다. 반대로 혐의가 인정되지 않거나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각하 등 송치하지 않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다. 불송치 사건도 결정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기록이 검사에게 송부된다.
따라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모든 사건이 검찰 기소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고 사건이 끝났거나 혐의가 가볍다는 뜻도 아니다. 불구속 송치는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은 상태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는 의미다.
송치된 뒤 검찰이 기록과 증거 다시 검토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면 검사는 경찰이 작성한 기록과 증거를 검토하고 공소를 제기할지를 판단한다.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검찰 단계에서는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제출자료, 새롭게 확인된 자료를 함께 살펴보게 된다. 기존 진술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무조건 앞선 진술에 맞추기보다 왜 기억이나 설명이 달라졌는지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설명해야 한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자료가 있다면 사건의 핵심 쟁점과 연결해 제출할 수 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에서는 피해변제와 합의, 치료와 재범방지 노력 등이 처분이나 양형 판단에 검토될 수 있지만, 범죄 유형과 증거관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검찰 처분은 기소와 불기소로 나뉘어
검사는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고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면 사건을 기소한다.
기소에는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해 재판받는 정식재판 청구와, 주로 벌금형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사건에서 서면심리를 요청하는 약식명령 청구가 있다.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은 불기소라고 한다. 대표적인 불기소 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다.
혐의없음은 범죄사실이 인정되지 않거나 이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범행 경위와 전과, 피해회복과 반성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공소권없음은 공소시효 완성이나 피의자 사망, 법률상 처벌요건이 사라진 경우 등에 내려질 수 있다.
검찰이 사건을 기소했다고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기소는 법원에 판단을 요청한 것이며 최종적인 유·무죄는 재판부가 결정한다.
기소되면 법원에서 형사재판 시작
정식으로 기소되면 피의자는 피고인이 되고 형사재판이 시작된다.
공판은 일반적으로 재판장의 인정신문과 진술거부권 고지, 검사의 공소사실 진술, 피고인의 인정·부인 여부 확인,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순으로 진행된다.
증거조사가 끝나면 검사가 사실과 법률 적용 및 형량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변호인이 최종변론을 한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이 최후진술을 한 뒤 재판부가 심리를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다.
검사가 제출한 수사기록이라고 모두 자동으로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각 증거가 법률상 사용할 수 있는지와 그 내용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혐의를 인정할지 다툴지 먼저 정리해야
형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는지, 일부만 인정하는지 또는 전부 부인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혐의를 부인한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범죄사실을 충분히 입증하는지, 진술이 일관되고 객관적인 자료와 일치하는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혐의를 인정한다면 범행의 경위와 역할, 피해 규모와 피해회복, 반성 및 재범방지 계획 등 형량과 관련된 사정을 준비할 수 있다.
무죄 주장과 선처 주장을 무리하게 섞으면 재판부가 피고인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관계는 다투되 예비적으로 양형사유를 제출하는 방식 등 사건에 맞는 정리가 필요하다.
재판 결과는 무죄부터 벌금·집행유예·실형까지
재판부는 증거조사와 양측의 주장을 검토해 무죄 또는 유죄판결을 선고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적용 법률과 사건 내용에 따라 벌금형이나 징역형 등이 선고될 수 있다.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도 있고, 집행유예에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수강명령이 함께 부과될 수도 있다. 관련 명령은 판결 확정 후 별도 절차에 따라 집행된다.
검사의 구형은 형량에 관한 의견이며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 실제 판결은 공소사실과 증거, 양형자료를 종합해 재판부가 결정한다.
판결에 불복하면 7일 안에 항소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피고인이나 검사는 항소할 수 있다.
형사항소 기간은 판결문을 받은 날이 아니라 판결을 선고하거나 고지한 날부터 진행되며, 기간은 7일이다. 항소장은 판결을 선고한 원심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항소 이후에는 1심 기록이 항소법원으로 넘어가고, 항소인은 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순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내용보다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절차상 위법 또는 양형부당 등 1심 판결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판결이 확정되면 형 집행 단계로 넘어가
상소기간이 지나거나 상급심 판결이 확정되면 선고된 형이 집행된다.
검사는 확정판결의 집행을 지휘하며, 징역형은 교정시설에서 집행되고 벌금형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납부·징수된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수강명령 등이 함께 확정됐다면 보호관찰소 등을 통해 집행된다.
수형자는 법률상 요건을 갖춘 경우 가석방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을 복역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가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형집행정지도 질병 등 법률이 정한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별도 심사를 거치는 제도다. 가석방과 형집행정지는 유죄판결을 없애는 절차가 아니라 형 집행 방법이나 시기에 관한 예외적인 제도다.
초기 대응은 말을 적게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아
형사사건에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는 말은 무조건 진술을 거부하거나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사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측해 답하거나,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한 뒤 이를 반복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경찰 출석 전에는 적용 혐의와 조사 목적을 확인하고, 사건 경위와 객관적인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조사 후에는 조서 내용을 직접 확인하고, 송치 이후에는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쟁점과 추가 자료를 검토해야 한다.
형사절차의 결과는 죄명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 행위와 고의, 증거관계와 피해 정도, 사건 이후의 조치 등을 단계별로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수사 중인 사람은 피의자이며, 검사가 기소하면 피고인이 된다.
피의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피의자신문조서는 서명 전에 열람하거나 읽어본 뒤 사실과 다른 부분의 수정·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혐의가 인정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그 밖의 경우에는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다.
검사는 송치기록을 검토해 기소·불기소를 결정하고 필요한 경우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기소됐다고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법원은 공판에서 조사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한다.
1심 판결에 불복할 경우 형사항소 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이다.
판결 확정 후 가석방이나 형집행정지는 각각 별도의 법률상 요건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