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이 모두 공범인데 한 명만 변호사를 선임해도 될까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부업 관련 사건으로 9명이 함께 재판을 받고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항소심 변호사 문제였다.

9명이 모두 공범으로 기소됐으니 공범 중 한 명이 변호사를 선임해 형량을 줄인다면 그 결과가 다른 공범들에게도 적용되는지, 아니면 각자의 가족들이 함께 비용을 마련해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또 이미 항소심 사건에 공범들이 함께 올라가 있더라도 결국 각자 변호사를 구하고 각자의 양형자료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궁금해했다.

‘공범’이라고 형사책임까지 하나가 되는 것은 아냐

형법 제30조는 2명 이상이 공동해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여러 사람이 같은 범죄에 관여해 공동정범으로 재판받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9명의 형사책임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각 피고인이 범행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등을 개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사건의 공동피고인이라도 선고되는 형량이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공범인데 형량이 다른 이유

공동정범으로 같은 법정에 서더라도 구체적인 사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가 범행을 주도했는지,

누가 지시를 받고 제한적으로 가담했는지,

가담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취득한 이익은 얼마인지,

실제 수행한 업무는 무엇인지,

피해 규모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범행 전력이 있는지,

피해회복이나 합의를 했는지 등이 다를 수 있다.

결국 같은 공범이라는 사실만으로 동일한 형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나머지도 변호받는 걸까

그렇지 않다.

공범 중 한 명이 자신의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해서 그 변호인이 자동으로 다른 공동피고인들의 변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변호인은 선임관계가 성립된 피고인을 위해 변론한다.

따라서 A라는 공범이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원칙적으로 그 변호사는 A의 변호인이지, 같은 법정에 있는 B·C·D의 변호인이 자동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한 공범이 감형받으면 다른 공범도 자동으로 감형될까

이 역시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공범 A가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추가로 합의하거나 새로운 양형자료를 제출해 형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A에게 발생한 개인적인 사정이 B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A가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B의 반성자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A의 가족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B의 양형자료가 되는 것도 아니다.

A가 개인 돈으로 피해회복을 했다면 그 효과가 다른 공범에게 어느 범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도 구체적인 사건관계에 따라 살펴봐야 한다.

다만 한 공범의 재판 결과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은 아냐

그렇다고 공동피고인들이 서로 완전히 무관한 것도 아니다.

같은 사건이라면 범죄의 구조나 공통된 사실관계, 법률적 쟁점이 겹칠 수 있다.

예를 들어 1심에서 범행 전체의 구조를 잘못 판단했다거나 특정 법률의 적용에 공통된 문제가 있다면 한 피고인의 변론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이 다른 공동피고인의 사건을 검토할 때도 참고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과 ‘한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하면 다른 공범까지 자동으로 변호받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항소도 피고인별로 살펴야

공동피고인들이 같은 사건번호 아래 함께 재판을 받았더라도 항소 여부 역시 각 피고인의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누가 항소했는지,

검사가 누구에 대해 항소했는지,

각 피고인이 1심 판결의 어느 부분을 다투는지 등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공범들이 항소심에 함께 올라갔으니 한 사람만 대응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항소가 적법하게 제기됐는지와 항소심에서 무엇을 주장할 것인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공범들이 변호사 한 명을 같이 선임할 수는 있을까

여러 공동피고인이 같은 변호인을 선임하는 형태 자체가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와 법률적 입장이 서로 같고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다면 공동으로 변호인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가족들이 비용을 함께 마련해 같은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공범 사건에서는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이해관계 충돌’이다.

“나는 시킨 대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면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어

공범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의 방어전략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A는 “B가 주도했고 나는 지시에 따랐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대로 B는 “A도 처음부터 범행을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C는 자신이 단순 가담자였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공범보다 책임이 작다고 강조할 수도 있다.

이런 사건에서 여러 피고인을 한 명의 변호사가 동시에 변호한다면 한 사람에게 유리한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공동선임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비용을 나눌 수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각 피고인의 입장이 실제로 같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1심 판결문을 보면 공범별 역할을 확인할 수 있어

항소심을 준비한다면 1심 판결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판결문에는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과 피고인별 역할, 양형 이유 등이 기재될 수 있다.

9명이 모두 같은 형을 받았는지,

각자 다른 형을 받았다면 법원이 왜 차이를 뒀는지,

누구를 주도적인 역할로 판단했는지,

각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내용을 알아야 항소심에서 무엇을 다툴지도 정할 수 있다.

‘나는 다른 공범보다 역할이 작았다’는 주장도 근거가 필요해

공범 사건에서는 항소심에서 자신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다른 사람이 시켜서 했다”는 주장만 반복한다고 바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메신저 내용이나 계좌 흐름, 업무분담 자료, 범행 수익, 지시관계 등 사건기록과 일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1심에서 이미 같은 주장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판결문에서 법원이 이를 배척한 이유도 확인해야 한다.

공동정범인지 방조범인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어

모든 ‘공범’이 법적으로 동일한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형법은 공동정범뿐 아니라 교사범과 종범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은 종범으로 처벌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지, 단순한 방조에 해당하는지 등이 다투어지는 경우라면 항소심의 중요한 법률적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본인이 “주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자동으로 방조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범행에 대한 인식과 역할, 공동가공의 의사와 실행행위 등을 사건기록을 통해 검토해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개인별 양형자료도 중요해

법률적 주장이 공범들과 비슷하더라도 양형자료는 개인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피해자와 합의한 사람이 있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돈을 지급한 사람이 있는지,

초범인지 동종전력이 있는지,

범죄수익을 얼마나 얻었는지,

부양가족이나 사회적 관계는 어떠한지,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이 사람마다 다르다.

따라서 공범 한 명이 준비한 양형자료를 9명 모두의 자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반성문도 각자 작성하는 것이 기본

반성문 역시 마찬가지다.

공범 9명이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이름만 바꿔 제출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사건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 행동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현재 무엇을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재범을 방지할 것인지를 각자의 사실관계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혐의나 역할을 다투고 있다면 반성문의 내용이 항소이유와 충돌하지 않는지도 변호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족 탄원서도 ‘우리 가족은 좋은 사람’만 반복해서는 부족해

가족이 항소심을 준비하면서 탄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피고인의 평소 성격을 추상적으로 설명하기보다 구속 이후 가족이 어떤 재범방지 환경을 마련하고 있는지, 출소 후 주거와 생계 계획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탄원서 역시 피고인마다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범 중 누군가 피해자와 합의했다면 어떻게 될까

여러 사람이 하나의 피해에 관여한 사건에서는 피해회복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

공범 한 명이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해서 다른 공범 모두가 피해자와 개별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자동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합의서에 누가 당사자로 기재돼 있는지, 피해자가 누구에 대한 처벌 의사를 어떻게 표시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반면 실제 피해액이 공동으로 회복된 경우에는 그 피해회복 자체가 사건 전체의 피해 상태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여지도 있으므로 구체적인 합의서와 지급내역을 변호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공범 한 명이 합의했으니 우리도 합의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위험해

특히 형사합의에서는 합의서의 당사자와 내용이 중요하다.

피해자가 A에 대해서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B·C까지 같은 의사를 표시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여러 공범이 함께 피해회복을 추진한다면 합의 대상과 지급주체, 합의서에 포함되는 피고인의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항소심에서 한 사람만 감형됐다고 다른 사람도 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냐

같은 1심 판결에서 출발했더라도 항소심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한 사람은 1심 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다른 사람은 감형될 수도 있다.

각자의 항소이유와 범행 가담 정도, 피해회복, 전과관계 등 판단자료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공범의 항소심 결과만 기다렸다가 자신의 대응을 결정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변호사 비용 때문에 공동선임을 고민한다면

공범이 많을수록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여러 가족이 비용을 모아 한 명의 변호인을 공동으로 선임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만 비용만을 기준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먼저 변호사에게 9명의 사건기록과 방어방향을 검토했을 때 공동변호가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특히 피고인 사이에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주장이 있거나 주범과 단순가담자의 구분이 중요한 사건이라면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미 국선변호인이 있다면 현재 선임상태부터 확인해야

법정구속된 피고인이라면 항소심에서 변호인 문제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변호인 선임의 효력은 심급마다 문제되므로 1심에서 선임했던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당연히 계속 담당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항소심에서 현재 어떤 변호인이 선임돼 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9명이 한 사건인가’보다 ‘우리 피고인의 위치’

공범 사건을 준비하는 가족들은 다른 공범의 상황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누가 사선변호사를 선임했는지,

누가 합의했는지,

누가 형을 적게 받았는지,

누가 항소했는지를 계속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자신의 가족이 사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다.

1심에서 인정된 역할,

선고형,

범죄수익,

가담기간,

피해회복 여부,

전과,

1심 재판부가 지적한 불리한 사정과 유리한 사정을 정리해야 한다.

항소이유도 공범마다 달라질 수 있어

누군가는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고 누군가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형량만 다툴 수 있다.

또 다른 피고인은 공동정범 인정 자체를 다투거나 자신의 가담 범위가 잘못 인정됐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같은 사건이라고 해서 9명의 항소이유서를 똑같이 작성하는 것이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다.

공통된 법률적 쟁점과 개인적인 항소이유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한 명만 변호사를 선임하면 되나요?”에 대한 답

결국 공범 한 명이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해서 나머지 공범들에게 그 선임효과가 자동으로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 변호사의 주장으로 사건 전체의 공통된 쟁점이 다뤄지고 그 결과가 간접적으로 참고될 수는 있지만, 다른 피고인의 변호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한 공범이 감형받았다고 나머지 피고인의 형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여러 공범이 하나의 변호인을 공동으로 선임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피고인들의 방어전략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항소심에서는 결국 ‘공범 전체’와 ‘개인’을 함께 봐야

공범 사건은 하나의 범죄 구조 안에서 여러 피고인이 함께 재판을 받기 때문에 공통된 사실관계와 법률문제가 존재한다.

동시에 형사책임과 양형은 각 피고인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항소심을 준비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사건 전체에 공통된 법률적 쟁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어떻게 평가됐는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9명이 함께 기소됐다는 사실만 보고 한 사람의 변호인 선임이나 감형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자신의 1심 판결문과 항소이유, 양형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동선임을 고민한다면 비용을 모으기 전에 변호사에게 각 피고인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지부터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