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공판까지 속행되면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닌가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가족의 공판이 다시 속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걱정하는 질문이 올라왔다.
사선변호인을 두 번째 공판 직전에 선임하면서 변호인이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재판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다음 기일에는 검사의 의견을 듣고 재판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고, 변호인은 가족에게 다음 기일에도 속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필요한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가족 입장에서는 걱정이 생긴다.
세 번째 공판까지 이어지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닌지, 재판부가 좋지 않게 보는 것은 아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만 길어지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공판 속행’이란 무슨 뜻일까?
속행은 말 그대로 그날 공판에서 모든 심리를 마치지 않고 다음 공판기일을 정해 재판을 계속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형사재판이 반드시 첫 공판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건에 따라 증거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증인을 신문할 수도 있다.
검찰이나 변호인이 추가 자료를 제출할 수도 있으며 새롭게 선임된 변호인이 기록을 검토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이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재판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
공판은 몇 번까지만 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을까?
‘형사재판은 2회까지만 해야 한다’거나 ‘3차 공판부터는 문제가 된다’는 식의 일반적인 횟수 제한은 없다.
사건에 따라 한 번의 공판으로 심리가 끝나는 경우도 있고 여러 차례 증인신문과 증거조사를 거쳐야 하는 사건도 있다.
공범이 많거나 공소사실이 복잡하고 증거가 많은 사건이라면 공판기일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반대로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증거관계가 단순한 사건이라면 비교적 적은 횟수로 심리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
따라서 ‘3차 공판’이라는 숫자 자체로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판단할 수 없다.
세 번 속행되면 형량에 불리할까?
공판이 세 번째까지 진행됐다는 사실 자체가 형을 무겁게 만드는 사유는 아니다.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은 공소사실과 증거, 피고인의 주장, 피해회복과 범죄전력 등 사건에서 확인되는 구체적인 사정이다.
따라서 “재판을 세 번 했으니 재판부가 화가 나서 형을 더 높인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증거조사나 변론준비를 위해 속행되는 것과 피고인 측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기일 진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같은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형사소송법도 공판기일의 심리는 집중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소송관계인에게 기일을 준수하고 심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두고 있다.
즉 속행 횟수 자체보다 그 이유가 중요하다.
사선변호사를 늦게 선임했다면 준비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어
재판 도중 새로운 사선변호인을 선임하는 경우에는 변호인이 사건기록을 검토해야 한다.
공소사실이 무엇인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는 무엇이 있는지, 피고인이 어떤 부분을 인정하거나 다투는지 등을 파악해야 방어방향을 정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추가 증거를 신청하거나 양형자료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변호인을 새롭게 선임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준비가 모두 끝난 것처럼 곧바로 최종변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인이 기록검토와 필요한 변론준비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재판부에 그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다만 변호인을 늦게 선임했다는 사실만으로 재판이 원하는 만큼 계속 연기되는 것도 아니다.
최종적으로 재판 진행을 결정하는 것은 재판부다.
재판부가 “다음에는 구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면?
가족이 법정에서 재판장의 혼잣말이나 짧은 표현을 듣고 재판 결과까지 예상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는 검사의 의견을 듣고 절차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면 사건의 심리를 더 이상 지나치게 늦추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그 말만으로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화가 났다”거나 “실형을 더 세게 선고하려 한다”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다.
법정에서 나온 한두 문장보다 실제로 다음 기일에 어떤 절차를 진행하도록 정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의 ‘구형’은 언제 이루어질까?
통상 필요한 증거조사가 끝나고 심리가 마무리되는 단계에서는 검사가 사건에 대한 의견과 형에 관한 의견을 밝히게 된다.
가족들이 흔히 이를 ‘검사 구형’이라고 표현한다.
이후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이 진행되고 변론이 종결되면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다만 모든 사건이 반드시 ‘3차 공판에서 구형 → 다음 기일 선고’라는 동일한 순서와 횟수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 증거조사나 다른 사정이 발생하면 재판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구형을 하면 그날 바로 선고할까?
구형과 판결선고는 서로 다른 절차다.
검사의 구형은 검사가 재판부에 어떤 형을 선고해달라는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최종적인 형을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다.
통상 변론이 종결되면 별도의 판결선고기일이 정해질 수 있다.
따라서 검사가 징역 몇 년을 구형했다고 그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조사된 증거와 변론내용 등을 바탕으로 최종 판결을 내린다.
구속 상태라면 ‘두 달’이라는 말도 정확히 구분해야
사연처럼 구속된 지 두 달 정도 됐다는 상황에서는 가족들이 “구속은 두 달까지만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피고인 구속기간은 기본적으로 2개월이다.
하지만 이것이 구속 피고인의 1심 재판이 무조건 두 달 안에 끝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두 차례까지 결정으로 구속기간을 갱신할 수 있다.
따라서 구속 후 두 달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석방되거나 재판이 반드시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구속 피고인의 재판이 계속된다고 구속기간 역시 아무 제한 없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법원이 법률상 요건에 따라 구속기간을 관리해야 한다.
‘공판 속행’과 ‘구속기간 갱신’은 같은 말이 아냐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공판 속행은 그날 재판을 끝내지 않고 다음 공판기일에 심리를 계속한다는 의미다.
구속기간 갱신은 구속 피고인의 구속을 법률상 정해진 범위 안에서 계속하기 위한 별도의 결정이다.
따라서 “공판이 속행됐으니 구속도 자동으로 연장됐다”고 단순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구속 피고인의 가족이라면 다음 공판일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현재 구속기간과 갱신 여부도 변호인을 통해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재판이 빨리 끝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냐
구속된 가족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재판이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고인의 방어에 필요한 준비가 끝나지 않았는데 단순히 빨리 끝내는 것만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새로 선임된 변호인이 기록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거나 중요한 증거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피해자와 합의가 진행되고 있는 경우, 제출할 양형자료가 남아 있는 경우라면 필요한 준비를 한 뒤 변론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반대로 추가로 준비할 내용이 특별히 없는데 단순히 시간을 끄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빨리 끝나는 재판’이 아니라 ‘필요한 준비가 제대로 된 재판’이다.
다음 공판 전에 무엇을 확인하면 될까?
사선변호인을 최근 선임했다면 가족이 변호인에게 현재 준비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사건기록 검토가 어느 정도 끝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다투는지, 추가로 신청할 증거나 증인이 있는지, 피해자와 합의 또는 피해회복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양형을 위한 반성문이나 탄원서, 가족관계·직업·치료·재범방지 노력 등을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하다면 언제까지 준비할지도 변호인과 상의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공판에서 정말 검사의 구형과 최종변론까지 진행될 예정인지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구형 전까지 양형자료를 모두 준비해야 할까?
혐의를 인정하면서 양형을 중심으로 다투는 사건이라면 변론이 끝나기 전에 주요 양형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회복이나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그 진행상황 역시 변호인과 공유해야 한다.
다만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제출했다는 자료를 모두 똑같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
사건에 따라 중요한 양형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료의 양보다 해당 피고인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인지가 중요하다.
속행을 요청하면 재판부에 나쁜 인상을 줄까?
정당한 변론준비가 필요해 속행 또는 기일조정이 필요한 상황과 단순한 재판지연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변호인이 새롭게 선임돼 기록검토가 필요하거나 중요한 증거조사가 남아 있는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그 필요성을 재판부에 설명할 수 있다.
그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재판부가 사건 진행상황을 보고 판단한다.
따라서 가족이 “한 번 더 속행하면 무조건 불리해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변호인이 속행을 이야기했다고 해서 반드시 다음 기일이 다시 연기된다고 확정적으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공판 횟수보다 ‘왜 속행됐는지’를 봐야
형사재판에는 “3차 공판이면 너무 늦다”는 공식이 없다.
첫 공판에서 끝나는 사건도 있고 여러 차례 공판을 거치는 사건도 있다.
중요한 것은 횟수가 아니라 각 기일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이 남아 있는지다.
증거조사가 남아 있는지, 변호인이 추가로 준비할 사항이 있는지, 피해회복이나 합의가 진행 중인지, 다음 기일에 검사의 구형과 최종변론이 예정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구속 피고인이라면 공판 진행상황과 구속기간 문제도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족에게 세 번째 공판이라는 숫자는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 형량이나 재판부의 심증을 예상할 수는 없다.
새로 선임된 변호인이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면 가족이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재판을 한 번 더 하는지가 아니다.
다음 기일까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부분을 변론하며, 이번 기일에 변론을 마칠 계획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