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결수 가족들만 과밀하다고 하는 것 같죠?”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교정시설의 과밀수용과 관련한 질문이 올라왔다.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미결수용자 가족들은 “방에 사람이 너무 많다”, “잘 공간도 부족하다”, “생활하기 답답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형이 확정된 기결수형자의 가족에게서는 상대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긴다.
과밀수용은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미결수용자에게 주로 발생하고 교도소로 이송된 기결수형자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과밀수용을 미결수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법무부도 ‘교정시설 전체의 과밀수용’을 문제로 보고 있어
2026년 법무부는 교정시설의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잇달아 마련했다.
법무부는 올해 6월 교정미래혁신단을 출범시키면서 과밀수용을 교정행정의 주요 현안으로 지목했다.
특히 2016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교정시설 신축과 가석방 확대 등 여러 대책을 추진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과밀환경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에는 과밀수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민자·개발사업 추진단’도 신설했다.
즉 정부가 현재 다루고 있는 과밀수용 문제 자체가 ‘미결수에게만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는 아니다.
미결수와 기결수는 무엇이 다를까?
교정시설의 과밀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미결수용자와 수형자를 구분해야 한다.
미결수용자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체포되거나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아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을 말한다.
아직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수형자는 징역형·금고형 등의 형이 확정돼 그 형을 집행하기 위해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이다.
가족들이 흔히 ‘기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집단 모두 교정시설에서 생활하지만 수용목적과 생활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기결수가 된다고 넓은 방이 자동으로 배정되는 것은 아냐
여기서 가장 흔한 오해가 생긴다.
“형이 확정돼 교도소로 가면 과밀에서 벗어나는 것 아닌가요?”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형이 확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수용자 1인당 생활공간을 넓게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느 교정시설로 이송되는지, 해당 시설의 현재 수용인원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거실에 배정되는지 등에 따라 실제 생활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미결에서 기결로 신분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과밀수용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교도소에서도 생활환경은 다를 수 있어
과밀 여부는 ‘교도소냐 구치소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기관 안에서도 거실 형태와 수용인원 등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환경은 달라질 수 있다.
독거실인지 혼거실인지도 차이가 있고 혼거실이라면 실제 몇 명이 함께 생활하는지도 중요하다.
시설 자체가 오래됐는지, 생활공간과 환기·냉난방 여건이 어떤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한 수형자가 “우리 소는 괜찮다”고 이야기했다고 해서 전국 교도소의 기결수 생활환경이 모두 여유롭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특정 구치소의 미결수용자가 극심한 과밀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구치소가 동일한 상태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미결수 과밀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릴까?
여기에는 생활방식의 차이가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결수용자는 재판과 수사를 기다리는 상황에 있고 수형자와 생활과정이 동일하지 않다.
반면 형이 확정된 수형자는 분류처우를 거쳐 교도작업이나 직업훈련, 교육·교화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교도작업에 배치된 수형자는 일정 시간 거실을 벗어나 작업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직업훈련을 받는 수형자 역시 훈련 일정에 따라 하루를 보내게 된다.
결국 같은 크기의 혼거실에서 생활하더라도 하루 대부분을 거실 중심으로 보내는 사람과 일정 시간 작업·교육 등에 참여하는 사람이 느끼는 답답함은 다를 수 있다.
‘출역 나가니까 과밀이 아니다’라는 뜻은 아냐
이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
기결수형자가 출역이나 직업훈련에 참여해 낮 시간 일부를 거실 밖에서 보낸다고 해서 해당 거실의 과밀상태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정원에 비해 많은 인원이 한 거실에서 생활한다면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는 다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
취침 역시 거실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활동시간이 늘어나면서 답답함을 덜 느낄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수용밀도가 적정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과밀수용은 단순히 ‘몇 명이 같이 사느냐’만의 문제도 아냐
대법원은 과밀수용 문제를 판단하면서 단순히 거실에 몇 명이 있는지만 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용자 한 명당 사용할 수 있는 면적뿐 아니라 의류와 침구, 음식과 식수, 채광·통풍·냉난방 시설, 위생시설, 거실 밖에서 운동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 의료수준 등 수용환경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에서 화장실을 제외한 1인당 공간이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정도로 좁다면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실제로 과밀수용을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좁아도 교도소니까 참아야 한다”는 문제는 아냐
교정시설은 자유를 제한하는 곳이다.
하지만 자유형을 집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수용자의 모든 기본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형집행법은 수용자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하고 있으며 거실 등 수용생활을 위한 시설 역시 그 목적과 기능에 맞도록 설치돼야 한다.
대법원 역시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면서 수용자의 기본권을 일정 범위 제한할 수 있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따라서 교도소니까 좁고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과밀수용 문제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기결수도 과밀 때문에 힘들 수 있어
형이 확정된 수형자도 과밀한 시설이나 혼거실에서 생활한다면 충분히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생활하면 취침공간부터 개인 물품 보관, 화장실 이용, 생활소음, 냉난방, 사람 사이의 갈등까지 여러 문제가 연결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더위와 환기 문제가 체감될 수 있고 겨울에는 난방이나 취침공간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마다 생활습관도 다르기 때문에 수용인원이 많아질수록 공동생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
즉 ‘기결수 가족들이 과밀 이야기를 덜 한다’는 사실과 ‘기결수에게 과밀 문제가 없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시설마다 수용률이 다르다는 점도 중요해
전국 교정시설의 상황이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다.
시설별 정원과 실제 수용인원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특정 지역이나 기관에 수용자가 집중되면 체감 과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
법무부 역시 향후 교정시설 신축·이전·수용동 증축과 함께 교정시설 간 수용인원 조정을 추진해 기관별 수용편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교정시설 신축·이전·증축 등을 통해 수용공간을 확대하고 평균 수용률 100%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러한 정책 자체가 현재 교정시설별 수용여건에 편차가 존재한다는 현실과 연결돼 있다.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생활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냐
미결 상태에서 형이 확정되면 가족들은 흔히 “이제 교도소로 가면 생활이 조금 나아지나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어느 시설로 이송될지와 실제 생활환경을 확인하기 전에는 단정하기 어렵다.
교도소로 이동하면서 작업이나 직업훈련 등 생활의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그 결과 하루가 규칙적으로 바뀌었다고 느끼는 수형자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이송된 교도소의 수용환경이나 인간관계가 맞지 않아 이전보다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구치소는 힘들고 교도소는 편하다’는 식의 단순한 비교는 현실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독거실로 가면 과밀 문제에서 자유로울까?
독거와 혼거 역시 별도의 문제다.
현행 형집행법은 수용자를 원칙적으로 독거수용하도록 하면서도 수용시설이 부족하거나 수용자의 생명·신체 보호 또는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교정·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필요한 경우 등에는 혼거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수형자가 원한다고 자유롭게 독거실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설 자체가 과밀한 상황이라면 거실 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밀수용 문제는 현재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현안
과밀수용은 과거에만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
법무부는 2026년 6월 교정미래혁신단을 신설하면서 과밀수용 문제의 심화를 교정행정의 주요 현안으로 명시했다.
이어 7월에는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한 별도 추진단도 출범시켰다.
정부는 교정시설 신축과 이전, 수용동 증축 등을 통해 수용공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과밀 문제를 특정 구치소나 일부 미결수의 불편 정도로만 볼 수는 없다.
‘미결이냐 기결이냐’보다 실제 수용환경을 봐야
결국 “미결수만 과밀한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과밀수용은 미결수용자에게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며 형이 확정된 수형자 역시 실제 시설의 수용밀도에 따라 과밀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
다만 미결수와 수형자는 하루 생활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수형자는 교도작업과 직업훈련, 교육·교화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면서 일정 시간 거실 밖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과밀에 대한 체감이나 가족에게 전달하는 생활 이야기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 구치소와 교도소, 각 지역 교정시설마다 수용여건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기결수 가족의 과밀 호소가 상대적으로 적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기결이 되면 과밀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미결·기결이라는 이름보다 현재 어느 시설의 어떤 거실에서 몇 명이 생활하고 있는지, 하루 중 거실 밖 활동은 어느 정도 가능한지 등 실제 수용환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