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피고인은 재판 날짜를 빨리 잡아준다는데 왜 소식이 없을까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구속된 상태에서 기소된 뒤 1심 첫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공소장까지 받은 상태지만 가족이 기대했던 것처럼 곧바로 첫 공판 일정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답답함이 커졌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구속 피고인의 사건은 재판이 빨리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궁금증도 있었다.
첫 공판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다음 공판 전까지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한 뒤, 두 번째 공판에서 검사가 구형하고 이후 판결이 선고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형사재판 절차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사재판에 이런 횟수와 일정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기소됐다고 바로 첫 공판 날짜가 정해지는 것은 아냐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사건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법원은 사건을 접수하고 사건번호를 부여한 뒤 담당 재판부에서 재판을 진행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소가 제기되면 법원이 지체 없이 공소장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도록 하고 있으며, 적어도 첫 공판기일 전까지 일정한 기간을 두고 송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소된 날부터 며칠 이내에 반드시 첫 공판을 열어야 한다’는 식으로 모든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하나의 날짜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담당 재판부의 일정과 사건 내용, 피고인 수, 기록의 양, 변호인의 준비상황 등에 따라 첫 공판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구속 피고인 사건이면 무조건 며칠 안에 재판해야 할까?
구속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신체 자유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구속기간 문제가 중요하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정하고 있고,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 법률에서 정한 범위 안에서 갱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도 구속 피고인의 사건을 무기한 방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구속 사건은 기소 후 몇 주 안에 무조건 첫 재판을 한다’는 식의 공통된 규칙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다른 구속 사건의 첫 공판 날짜와 비교하면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공소장을 받았다면 다음에는 무엇이 진행될까?
기소 이후에는 공소장 송달과 공판 준비가 진행된다.
피고인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다투는지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게 된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사건기록을 검토하면서 증거에 대한 의견과 재판에서 어떤 부분을 다툴지 준비한다.
재판장은 공판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을 소환하며 검사와 변호인 등에게 이를 통지한다.
구치소에 수용된 피고인은 지정된 공판기일에 법원의 절차에 따라 출정하게 된다.
첫 공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첫 공판이라고 곧바로 검사가 형량을 구형하고 판결까지 하는 것은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다.
공판에서는 우선 피고인이 출석한 가운데 신원을 확인하고 공소사실과 관련된 절차가 진행된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또는 부인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혐의를 인정한다면 증거에 대한 의견을 확인하고 향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공소사실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인한다면 무엇을 다투는지 정리하고 필요한 증거조사와 증인신문 등이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첫 공판이 끝났다고 곧바로 다음 재판이 결심공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 두 번째 재판에서 바로 구형할까?
가능한 사건도 있지만 모든 사건이 그렇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증거관계가 비교적 단순하며 추가로 조사할 사항이 많지 않다면 재판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더라도 피해자와의 합의가 진행 중이거나 추가 양형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면 재판부가 이를 고려해 다음 기일을 정할 수 있다.
공범이 있거나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 다른 사건과 병합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라면 절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결국 ‘자백하면 두 번째 공판에서 무조건 구형한다’는 공식은 없다.
피해자와 합의는 첫 공판이 끝난 뒤 시작해야 할까?
그럴 필요도 없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에서 합의가 필요한 경우라면 변호인은 수사단계부터 피해회복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기소 이후 첫 공판 전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첫 공판 이후 진행되기도 한다.
재판이 상당히 진행된 뒤 합의가 성립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첫 공판에서는 인정만 하고 그다음부터 합의를 시작한다’는 것이 정해진 절차는 아니다.
다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사건이라면 합의를 어떤 의미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변호인의 전략과 맞춰야 한다.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압박하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
‘구형’은 판결과 무엇이 다를까?
가족들이 형사재판을 처음 경험하면 가장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다.
검사의 구형과 법원의 선고는 다르다.
검사는 재판의 마지막 단계에서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이를 흔히 ‘구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검사의 구형 자체가 판결은 아니다.
최종적인 형을 정하는 것은 법원이다.
검사의 의견과 변호인의 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이 마무리되면 재판부가 심리를 종결하고 이후 판결을 선고하게 된다.
따라서 “검사가 징역 몇 년을 구형했으니 실제 형도 그대로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
두 번째 공판에서 구형하면 한 달 뒤 판결이라는 공식도 없어
이 역시 사건마다 다르다.
결심공판이 끝나면 법원은 판결 선고기일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결심 후 정확히 몇 주 또는 한 달 뒤에 반드시 판결해야 한다는 식으로 모든 사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정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 일정과 사건의 복잡성 등에 따라 선고기일은 달라질 수 있다.
또 결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재판에서 추가 자료가 제출되거나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해지면 공판이 한 차례 더 열릴 수도 있다.
가족이 주변에서 들은 특정 사건의 일정을 자신의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재판은 보통 몇 번 하나요?
공판 횟수 역시 정해져 있지 않다.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관계가 단순한 사건이라면 비교적 적은 횟수의 공판으로 심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혐의를 다투고 증인을 불러 신문해야 하거나 증거가 많고 공범이 있는 사건이라면 여러 차례 공판이 열릴 수 있다.
피해자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양형자료 제출을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형사재판은 보통 두 번 한다”, “세 번이면 끝난다”는 이야기를 보더라도 이를 자신의 사건 일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재판부 배당이나 첫 공판 날짜는 어떻게 확인할까?
법원 사건번호를 알고 있다면 사건검색을 통해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담당 변호인에게 재판부 배당 여부와 공판기일 지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가장 정확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에게도 법원의 관련 서류와 공판기일 통지가 이뤄진다.
가족이 수용번호만 알고 있다면 수용번호와 법원 사건번호가 서로 다른 정보라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재판일정을 확인할 때 핵심은 수용번호가 아니라 실제 법원 사건번호다.
변호사가 “합의할 때 연락하겠다”고 했다면 그냥 기다려야 할까?
선임한 변호사가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있다면 일정 부분 기다릴 필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 현재 진행단계를 전혀 모르는 상태라면 기본적인 내용을 문의하는 것은 가능하다.
현재 재판부가 배당됐는지, 첫 공판기일이 지정됐는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방향인지, 피해자 합의는 어느 단계에서 진행할 예정인지 정도를 정리해서 문의할 수 있다.
특히 가족이 준비해야 할 탄원서나 피해회복 자금, 재범방지 자료 등이 있다면 언제까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첫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가족이 준비할 것은?
먼저 공소장에 기재된 정확한 죄명과 공소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경찰 조사 당시 들었던 혐의와 실제 기소된 내용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또는 다투는지를 변호인에게 확인해야 한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이 필요한 사건인지, 합의 가능성이 있는지, 어떤 양형자료를 준비할지를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사실관계와 증거를 중심으로 변호인과 방어방향을 정해야 한다.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동시에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반성자료를 무분별하게 준비하면 재판전략과 충돌할 수도 있다.
구속 중이라고 재판결과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냐
가족들은 구치소에서 첫 재판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미 실형이 정해져 있어서 늦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첫 공판 날짜가 늦게 지정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재판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구속 여부와 최종적인 유무죄·형량 판단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법원은 공판을 통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피고인 측의 주장 등을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판결한다.
첫 재판이 빨리 잡혔다고 유리한 것도 아니고 늦게 잡혔다고 불리한 것도 아니다.
‘첫 공판→두 번째 공판 구형→다음 달 선고’라는 일정표는 없다
구속된 가족의 재판을 처음 기다리면 주변에서 들은 경험담 하나하나가 자신의 사건처럼 느껴진다.
“구속사건은 재판이 빨리 열린다.”
“첫 공판에서 인정하면 두 번째 재판에서 구형한다.”
“구형하고 한 달 뒤면 판결이 나온다.”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는 사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법정 절차나 일정은 아니다.
사건의 복잡성, 혐의 인정 여부, 증거조사, 증인신문, 피해자 합의, 공범 여부 등에 따라 공판 횟수와 기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첫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재판 횟수와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부 배당과 첫 공판기일이 지정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선임한 변호인에게 첫 공판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 예정인지, 합의는 언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가족이 그전에 준비해야 할 자료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형사재판에는 ‘두 번 재판하면 끝난다’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