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도 모르고 당사자도 죄명을 정확히 모른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구속은 당사자뿐 아니라 바깥에 있는 가족과 연인에게도 큰 혼란을 만든다. 경찰이나 법원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려도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면 ‘왜 구속됐는지’, ‘재판은 언제인지’, ‘며칠 있으면 나오는 것인지’조차 알기 어렵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가족이 집 앞에서 신병이 확보된 뒤 구치소에 수용됐지만 정확한 사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알고 있는 것은 과거 음주운전 관련 벌금과 재판 불출석 사실 정도였다. 벌금은 완납한 상태였지만 가족은 현재 구금이 그 사건과 관련된 것인지, 별도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당사자 역시 접견에서 정확한 죄명을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은 예상 형량이나 석방일 계산이 아니라 현재 사건의 정체를 확인하는 일이다.
‘불출석 괘씸죄’라는 범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냐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괘씸죄’라는 별도의 죄명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불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피고인이 법원의 소환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공판기일에 반복해서 출석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법원은 구속 사유인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고, 실제 판례에서도 정당한 이유 없는 공판 불출석이 구속 필요성을 판단하는 사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재판에 안 갔기 때문에 새로운 죄가 생겼다’고 이해하기보다는 기존 형사재판에서 출석하지 않은 사정 때문에 구속 상태로 재판을 계속하게 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구치소에 들어갔다고 ‘구속기소’됐다고 단정할 수 없어
구치소에 수용됐다는 사실만으로 검찰이 이미 기소했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수사 중인 피의자가 법관이 발부한 구속영장에 따라 구속됐을 수도 있고, 이미 기소돼 불구속 재판을 받던 피고인에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을 가능성도 있다. 법원 안내에 따르면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범죄혐의에 상당한 이유가 있고 주거부정, 증거인멸 또는 도망 우려 등의 구속 사유가 있어야 한다.
결국 가족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현재 신분이 ‘피의자’인지 ‘피고인’인지다. 피의자라면 아직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수사단계일 수 있고, 피고인이라면 이미 법원에 공소가 제기돼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기소란 검사가 법원에 피고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재판을 청구하는 절차다.
“곧 풀려날까요”는 현재 단계부터 알아야 판단 가능
구속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 석방된다고 예상할 수는 없다.
수사단계에서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한 경우 구속기간은 10일 이내이고, 검사는 신병을 넘겨받은 뒤 10일간 구속할 수 있다. 법원의 허가가 있으면 검찰 단계에서 한 차례 최대 1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반면 이미 기소된 피고인의 법원 구속기간은 기본 2개월이며 필요한 경우 심급별로 갱신될 수 있다.
따라서 ‘구속된 지 며칠째’라는 숫자보다 경찰·검찰 수사 중인지, 이미 법원 재판 중인지가 훨씬 중요하다.
과거 벌금을 모두 냈다는 사실도 현재 구속 사유를 확인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현재 구금이 그 벌금 사건과 같은 사건인지, 별개의 형사사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건번호를 알면 재판 일정 확인에 큰 도움이 돼
이미 기소돼 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면 법원 사건번호가 부여된다. 사건번호와 당사자 정보를 알면 대한민국 법원의 ‘나의 사건검색’을 통해 공판기일과 사건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법원 사건검색은 사건번호와 사건 당사자 정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아직 경찰이나 검찰 수사단계라면 본안 형사재판 사건번호가 없을 수 있다. 구속영장과 관련된 법원 사건번호나 경찰·검찰의 수사사건 번호가 존재한다고 해서 이미 정식재판이 시작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접견에서 단순히 “사건번호 알아?”라고 묻기보다 받은 영장이나 서류에 적힌 법원·검찰청·죄명·사건번호를 그대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첫 접견에서는 이 내용을 메모해 와야
당사자도 갑작스러운 구속으로 정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사건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 가족이 질문할 내용을 미리 적어가면 이후 변호인이나 법원에 확인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어떤 죄명 또는 피의사실 때문에 들어왔는지
체포 또는 구속될 때 어떤 영장이나 서류를 받았는지
현재 경찰·검찰 수사 중인지, 이미 재판 중인지
기억나는 법원·검찰청·경찰서와 사건번호가 있는지
과거에 받은 공소장·소환장·공판기일 통지서가 있었는지
이미 재판 중이었다면 몇 번 출석하지 않았고 다음 재판기일이 있는지
국선 또는 사선변호인이 있는지, 있다면 이름과 사무실 연락처가 무엇인지
접견 뒤에는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확인한 내용을 그대로 적어 담당 변호인이나 관련 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구속적부심은 기소 전인지부터 확인해야
구속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서 구속적부심을 신청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체포·구속된 피의자와 법에서 정한 변호인·가족·동거인 등은 공소가 제기되기 전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다시 심사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이 이유 있다고 판단하면 석방을 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검사가 기소해 피고인 신분이 됐다면 구속적부심 단계가 아니다. 이때는 구속취소나 보석 등 다른 석방 절차를 검토하게 된다. 형사소송법은 구속된 피고인과 변호인, 배우자·직계친족·가족·동거인 등이 보석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이 인터넷에서 ‘구속적부심’을 찾아 곧바로 신청하기 전에 기소됐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당사자가 모른다면 변호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빨라
구속영장이 집행될 때는 원칙적으로 피의자에게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 이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구속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피의자를 구속하면 일정한 가족 등에게 피의사건명과 구속일시·장소, 범죄사실의 요지와 구속 이유 등을 알리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사자가 당황해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구속된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없다면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변호인 존재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첫 접견에서 모든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석방 가능성이나 재판 결과를 미리 단정할 필요는 없다. 죄명 → 구속 근거 → 피의자·피고인 여부 → 사건번호 → 변호인 → 다음 절차 순서로 하나씩 확인하면 상황을 훨씬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갑작스러운 구속 뒤 가족들이 사건번호조차 알지 못한 채 첫 접견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수용자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모든 형사절차를 아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찾아가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