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들어간 지 이틀…반성문부터 보내야 할까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구속된 지 이틀 된 가족을 둔 한 회원의 질문이 올라왔다.

수감자가 작성하는 반성문과 밖에 있는 가족이 작성하는 탄원서는 언제부터 제출할 수 있는지, 두 서류의 제출시기가 서로 다른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재판 날짜가 정해진 뒤 일주일 안에 보내야 한다는 설명도 있어 더욱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별도로 양형자료를 준비해주는 민간 서비스를 언제부터 이용해야 하는지도 고민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구속을 경험한 가족이라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고민이다.

하지만 반성문과 탄원서를 준비하기 전에 먼저 두 문서의 역할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반성문과 탄원서는 누가 쓰느냐부터 달라

반성문은 일반적으로 피의자나 피고인 본인이 자신의 잘못과 사건 이후의 태도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다.

구속돼 있다면 수용자가 직접 작성할 수 있다.

반면 탄원서는 가족이나 배우자, 지인, 직장동료 등 제3자가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피의자·피고인의 사정과 평소 모습, 가족관계, 선처를 바라는 이유 등을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감자가 쓰는 반성문과 가족이 쓰는 탄원서는 작성 주체부터 다르다.

두 문서를 반드시 같은 날 작성하거나 동시에 제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재판 날짜가 잡혀야 반성문을 낼 수 있다”는 규칙은 없어

인터넷에서는 “첫 공판기일이 정해진 뒤 반성문을 제출하라”거나 “재판 일주일 전까지 내야 한다”는 설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형사사건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반성문은 공판 일주일 전에 제출해야 한다’는 식의 일률적인 법정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사건은 구속 직후부터 수사와 기소, 재판을 거쳐 진행된다.

현재 검찰 수사단계라면 검찰에 의견이나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고, 기소돼 법원 사건번호가 나온 뒤라면 해당 재판부에 양형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재판 날짜가 나온 뒤 시작해야 한다”거나 반대로 “구속되자마자 오늘부터 계속 제출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구치소 입소 이틀 차라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구속 직후에는 가족들도 마음이 급해진다.

반성문, 탄원서, 가족관계증명서, 재직증명서, 치료자료, 부채자료 등 인터넷에서 본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사건에 같은 양형자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선 현재 사건이 수사단계인지 이미 기소된 사건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담당 변호인이 있다면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인지 일부 또는 전부를 다투는 사건인지,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합의나 피해회복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에 반성문과 탄원서를 포함해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할지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혐의를 다투고 있다면 반성문부터 쓰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모든 구속사건에서 반성문부터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범행 전부를 인정하고 양형을 중심으로 다투는 사건이라면 반성문이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무죄를 주장하거나 일부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행위까지 “모두 잘못했습니다”라고 작성한다면 현재의 변론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도 실제 가담 정도를 다투고 있다면 마찬가지다.

따라서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반성문을 제출하기 전에 담당 변호인과 내용과 제출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과 다투는 부분을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반성문을 많이 내면 형량이 그만큼 줄어들까

반성문과 관련해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양형위원회는 일부 범죄군에서 ‘진지한 반성’을 일반양형인자로 두고 있다.

하지만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진지한 반성’이라는 양형인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양형위원회가 설명하는 ‘진지한 반성’은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회복 또는 재범방지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 등을 조사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즉 반성문이라는 종이 한 장 자체보다 실제 행동과 내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반성문을 여러 장 냈다고 해서 장수에 비례해 형량이 줄어드는 구조도 아니다.

그렇다면 반성문에는 무엇이 담겨야 할까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지만 단순히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선처해 주십시오”라는 표현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반성의 정도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 행동으로 피해자나 가족 또는 사회에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내용이 필요할 수 있다.

범행 원인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을 위해 실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연결할 수 있다.

알코올·도박·충동조절 등 특정 문제가 범행과 관련됐다면 상담이나 치료, 재범방지교육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핵심은 문장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과 연결되는 것이다.

가족 탄원서도 ‘불쌍하니 풀어달라’만 반복하지 않는 것이 좋아

가족 탄원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가족은 착한 사람입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라는 표현만 반복하기보다는 가족이 직접 알고 있는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편이 좋다.

피고인이 평소 가족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속으로 가족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가족이 앞으로 피고인의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출소 후 함께 거주할 곳이 있다면 주거계획을, 취업이나 생계지원이 가능하다면 그 내용을 적을 수 있다.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가족이 어떻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인지도 설명할 수 있다.

탄원인의 실제 경험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보호계획이 담기는 것이 중요하다.

탄원서는 가족 여러 명이 각각 써도 될까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등이 각각 탄원서를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여러 사람이 거의 똑같은 문장을 복사해 이름만 바꿔 제출하는 것보다 각자의 관계와 경험을 살려 작성하는 것이 낫다.

배우자라면 가정생활과 출소 후 함께할 계획을 설명할 수 있고, 부모라면 성장과정이나 보호계획을 이야기할 수 있다.

직장 관계자라면 근무태도와 복직 가능성 등을 설명할 수 있다.

탄원서 숫자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각 탄원인이 실제로 알고 있는 내용을 사실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성문·탄원서는 한 번만 내야 하는 것도 아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처음에는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일부 변제가 이뤄질 수도 있고, 합의가 성립할 수도 있다.

상담이나 치료를 시작하거나 재범방지교육을 수료하는 등 새로운 사정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기존 자료와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사정을 정리해 추가자료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 한 번에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특별히 달라진 내용도 없는데 비슷한 반성문을 반복적으로 제출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언제까지는 제출해야 할까

형사재판에서 양형자료를 활용하려면 결국 재판부가 판결을 정하기 전에 해당 자료를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변론이 종결되는 결심공판 전까지 필요한 자료를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결심공판 정확히 7일 전”, “첫 재판 후 7일 이내”와 같이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하나의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합의가 진행 중이거나 치료·교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먼저 기본적인 자료를 제출한 뒤 추가자료를 보완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결심공판이 가까워졌다면 담당 변호인에게 언제까지 자료를 전달해야 재판부에 정리해 제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구속된 수감자와 밖에 있는 가족의 제출시기가 다른가

수감자와 가족에게 법적으로 각각 다른 제출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인 전달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수감자는 구치소 안에서 직접 반성문을 작성해야 하고 외부 가족은 필요한 탄원서와 증빙자료를 별도로 준비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수감자가 작성한 반성문과 가족의 탄원서, 기타 양형자료를 변호인이 취합해 사건의 변론방향에 맞춰 제출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구속사건은 수감자가 외부 자료를 자유롭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족과 변호인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

‘양형자료’는 반성문과 탄원서만 의미하지 않아

양형자료라는 말을 들으면 반성문과 탄원서만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건의 특성에 따라 훨씬 다양한 자료가 검토될 수 있다.

피해회복이나 합의와 관련된 자료, 공탁자료, 치료·상담자료, 재범방지교육 자료, 가족관계와 부양상황에 관한 자료, 직장과 생계에 관한 자료, 출소 후 보호·생활계획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어떤 자료가 중요한지는 범죄유형과 피고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서도 범죄유형에 따라 진지한 반성뿐 아니라 피해회복, 형사처벌 전력, 사회적 유대관계 등 다양한 사정을 고려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본 ‘양형자료 목록’을 그대로 모두 준비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민간 양형자료 서비스는 언제 구매해야 할까

사연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양형자료 사이트를 언제 구매하고 이용해야 하는지도 물었다.

이 부분은 형사소송법에서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민간 업체나 서비스마다 제공하는 내용과 이용기간, 비용, 작성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의 이용약관과 제공범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특히 민간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법원에서 특정한 효력이 인정되거나 감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실제 사건의 혐의내용과 변론방향에 맞는 자료인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비용을 지출하기 전에 현재 사건에서 어떤 양형자료가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구치소 입소 이틀 차라면 지금은 ‘많이 제출하기’보다 방향을 정할 때

가족이 갑자기 구속되면 무엇이라도 빨리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입소 이틀 차라면 반성문을 몇 장 써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기보다 사건 전체의 방향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수사단계인지 기소가 된 상태인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혐의를 인정하는지 다투는지, 피해자가 있는지, 피해회복 가능성은 있는지, 전과와 재범방지 문제는 어떤지를 정리해야 한다.

그 다음 필요한 반성문과 탄원서, 피해회복자료, 치료·교육자료, 가족의 보호계획 등을 순서대로 준비하면 된다.

반성문은 ‘제출 날짜’보다 내용과 행동이 더 중요해

안기모카페에서는 가족이 구속된 직후 “반성문을 오늘부터 매일 써야 하나요”, “첫 재판 일주일 전부터 내면 되나요”, “탄원서를 몇 장 모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반복해서 나온다.

그러나 반성문과 탄원서를 몇 장, 며칠 간격으로 제출해야 감형된다는 공식은 없다.

양형위원회 역시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진지한 반성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범행 인정의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회복 또는 재범방지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류의 숫자가 아니다.

구속 초기라면 사건 진행상황과 변론방향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실제로 필요한 양형자료를 하나씩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재판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입소하자마자 모든 자료를 서둘러 제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가족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언제부터 반성문을 내야 하나’라는 날짜 하나를 찾는 것보다, 앞으로 재판부에 보여줄 수 있는 실제 변화와 피해회복, 재범방지와 가족의 보호계획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