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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보다 생활비가 더 무겁습니다”… 소득은 줄고 면회·영치금 지출은 늘어난 수형자 가족들의 현실

가족 부재로 생계·주거·양육 부담 한쪽에 집중 출소 준비까지 겹치며 경제적 압박 장기화

안기모편집부 기자입력 2026년 7월 14일조회 7
“기다림보다 생활비가 더 무겁습니다”… 소득은 줄고 면회·영치금 지출은 늘어난 수형자 가족들의 현실

수형자 가족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오랜 기다림만이 아니다.

가족 한 사람이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되는 순간 가정의 소득과 지출 구조도 크게 달라진다. 맞벌이 가정에서는 한 사람의 수입이 갑자기 사라지고, 남겨진 배우자나 부모가 생계와 주거비, 자녀 양육을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여기에 교정시설 면회를 위한 교통비와 영치금, 편지 발송비 등 이전에는 없었던 지출도 추가된다. 수용된 가족의 생활을 걱정해 영치금을 보내면서도 정작 바깥의 가족은 자신의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인 부담도 함께 누적된다.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어나는 생활

교정시설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면회 한 번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기차나 고속버스, 자가용을 이용하는 교통비에 식비까지 더해진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돌봄 일정을 조정하거나 일을 쉬어야 할 수도 있다. 자주 면회하고 싶어도 생계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가족들이 생기는 이유다.

당장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늘리면 면회와 접견이 어려워진다. 반대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교정시설을 오가면 소득이 줄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가족들은 면회를 자주 가지 못하는 미안함과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영치금도 가족들에게는 민감한 문제다. 시설 안의 가족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싶지만, 얼마를 보내야 적당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주거비와 공과금, 자녀 교육비를 먼저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영치금 한 번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출소 이후까지 준비해야 하는 가족들

경제적인 걱정은 수용기간이 끝난다고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가족들은 출소 이후 어디에서 함께 생활할지, 당장의 생계는 어떻게 마련할지, 취업 전까지 필요한 생활비를 누가 부담할지도 준비해야 한다. 수감 전부터 채무나 주거 문제가 있었다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출소를 반갑게 기다리면서도 현실적인 비용을 걱정하는 이유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관계를 회복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바깥의 가족은 이미 오랜 기간 경제적 부담을 홀로 감당한 상태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주변에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수감 사실이 알려질 경우 받을 수 있는 시선이 두렵고,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말하면 수용자를 외면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하기도 한다.

생활비 절약부터 영치금 관리까지

안기모카페에서는 수형자 가족들이 면회와 영치금, 교도소·구치소 생활과 출소 준비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연이 올라오면 회원들은 생활비를 줄인 경험과 영치금 관리 방법, 면회 일정을 효율적으로 조정한 사례 등을 공유한다. 출소 이후 필요한 자금과 생활계획을 미리 정리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이어진다.

모든 가정의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방법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다만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은 사람의 경험은 어디서부터 지출을 점검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법무법인 시그니처 오창훈 변호사는 “수형자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심리적 기다림에 그치지 않고 생계, 주거, 자녀 양육, 면회 및 영치금 부담 등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시설 안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밖에서 기다리는 가족들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을 사회가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다리는 가족도 무너지지 않아야

수형자의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출소 이후 돌아갈 가정과 생활환경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족이 수용기간 동안 경제적·정서적으로 소진됐다면 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는 일도 어려워질 수 있다.

수형자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가족 한 사람이 자신의 생활과 생계를 모두 희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의 형편에 맞춰 영치금과 면회 횟수, 출소 후 지원 범위를 현실적으로 정하고 가족 자신의 생활도 함께 지킬 필요가 있다.

안기모는 ‘안쪽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이름처럼 교정시설 안에 있는 가족과 지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활의 고민을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회원들이 털어놓는 생활비와 면회비, 영치금에 관한 고민은 교정생활이 수형자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다림은 언젠가 끝날 수 있지만, 그 시간을 버티기 위한 생계와 생활의 문제는 매달 반복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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