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이 얼마나 책정됐는지 알고 싶어요”
가족이나 연인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면 재판 결과만큼 현실적으로 신경 쓰이는 것이 돈과 관련된 문제다.
벌금이 나오는지,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에 이어 ‘추징금’이라는 낯선 용어까지 등장하면 가족들의 걱정은 더 커진다.
실제로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에서는 기소된 가족의 추징금이 얼마나 책정됐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질문도 나온다.
하지만 기소됐다는 사실과 추징금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는 것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추징금은 벌금과 같은 돈일까?
추징금은 벌금과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벌금은 형사재판을 통해 선고할 수 있는 형벌 가운데 하나다. 반면 추징은 범죄와 관련해 몰수 대상이 되는 재산 등을 실제로 몰수할 수 없는 경우 그 가액을 금전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식 등으로 문제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형사사건에서 추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범죄로 기소됐는지와 적용되는 법률, 범죄로 얻었다고 판단되는 재산이나 이익이 있는지 등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추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소됐다’는 정보만으로 추징금이 얼마인지 계산하기는 어렵다.
기소됐다면 공소사실부터 확인해야
가족들이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어떤 내용으로 재판에 넘겨졌는지다.
공소장을 통해 피고인이 어떤 범죄사실로 기소됐는지와 적용 법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금전이나 범죄수익과 관련된 사건이라면 검찰이 어떤 범위의 금액이나 재산을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현재 사건에서 추징이 문제 되는지, 검찰이 어떤 근거와 범위를 주장하고 있는지를 사건기록을 토대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가족이 사건조회 화면에서 ‘기소’라는 표시만 확인하고 추징금까지 이미 결정됐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검사가 주장하는 금액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냐
재판이 진행되면 검찰은 기소한 범죄사실과 관련된 증거를 제출하고 필요한 주장을 하게 된다.
추징이 문제 되는 사건이라면 검찰 측에서 추징해야 한다고 보는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주장하거나 구형 과정에서 제시한 금액이 곧바로 확정된 추징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와 피고인 측의 주장 등을 살펴본 뒤 추징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가족이 검찰 측에서 특정 금액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 금액을 최종 결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공범이 있다면 금액 확인은 더욱 중요해
여러 사람이 함께 연루된 사건이라면 전체 사건에서 거론되는 금액과 해당 피고인에게 실제로 문제 되는 금액을 구분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족들은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큰 금액을 듣게 되면 그 전체 금액이 가족에게 추징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실제 추징 범위는 적용되는 법률과 범죄사실, 각 피고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정 등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
때문에 다른 공범의 사건이나 인터넷에서 본 비슷한 사건의 추징금만으로 자신의 가족에게 내려질 금액을 예상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족은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을까?
가족이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면 모든 수사·재판기록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감된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다면 현재 공소장과 사건기록을 기준으로 추징이 문제 되고 있는지부터 문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수감된 당사자 역시 변호인과의 접견 과정에서 자신의 사건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내용과 재판에서 다퉈야 할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추징금 조회’라는 별도의 숫자만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재판에서 추징이 어떤 근거로 문제 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징역·벌금·추징은 각각 구분해서 봐야
형사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들은 판결에서 나오는 여러 금전적 표현을 한꺼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벌금과 추징금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거나, 추징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합의금과 혼동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선고되는 형과 추징 문제,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 문제는 각각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사건에 금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단순히 예상 금액만 계산하기보다 공소장과 사건기록을 바탕으로 각각 어떤 성격의 돈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다리는 가족에게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도 큰 불안
수감된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형량만큼 현실적으로 무거운 문제가 경제적인 부담이다.
얼마를 준비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막연한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추징금까지 확정됐다고 단정하기보다 현재 기소 내용과 검찰의 주장, 재판 진행 상황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안기모카페에서는 재판과 양형뿐 아니라 벌금, 추징금, 합의금처럼 형사절차를 처음 겪는 수형자 가족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질문과 경험도 공유되고 있다.
교정시설 밖에서 사건 진행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는 낯선 법률용어 하나도 큰 걱정이 된다. 추징금 역시 ‘기소됐으니 이미 얼마가 정해졌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근거로 추징이 문제 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