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 한 번 하면 재판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가족이 구속된 뒤 검찰의 기소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게 느껴지지만, 기소 이후 재판이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은 또 다른 불안을 만든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언론에 알려진 규모가 큰 사건으로 여러 명이 구속됐으며, 곧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가족의 사연이 전해졌다. 변호인에게 첫 공판까지 빨라야 두 달가량 걸릴 수 있고 1심 재판이 끝나는 데에는 6개월 정도 걸릴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가족은 “1심 재판 한 번 하고 끝나는 줄 알았어요”라며 변호인이 가능한 가장 긴 기간을 설명한 것인지 궁금해했다.
기소는 재판의 끝이 아니라 시작
기소는 검사가 사건을 법원에 넘겨 형사재판을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은 공소가 제기되면 사건을 재판부에 배당하고, 피고인이나 변호인에게 공소장 부본을 송달한 뒤 공판기일을 정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재판장이 공판기일을 정하도록 규정하지만, 모든 사건의 첫 공판을 기소 후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열어야 한다는 동일한 기간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첫 공판까지 두 달’이라는 설명은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법정기한이라기보다 사건 배당과 기록 검토, 변호인의 기록 열람, 재판부 일정 등을 고려한 예상으로 볼 수 있다.
정확한 기일은 기소된 뒤 사건번호가 부여되고 재판부에서 공판기일을 지정해야 확인할 수 있다.
첫 공판에서 곧바로 선고되는 사건만 있는 것은 아냐
형사재판은 공판정에서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한 뒤 검사가 공소사실을 밝히고, 피고인이 이를 인정하는지 의견을 듣는 절차로 시작된다.
이후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고, 검사가 형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구형, 변호인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을 거쳐 변론이 끝난다. 재판부는 이 절차를 마친 다음 판결을 선고한다.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증거를 모두 인정하고 확인할 쟁점이 많지 않은 사건은 비교적 적은 횟수의 공판으로 끝날 수 있다.
반면 공소사실을 다투거나 증거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증인을 불러 신문해야 하는 경우에는 공판이 여러 차례 열릴 수 있다. 첫 공판은 재판 전체가 끝나는 날이 아니라 피고인의 입장과 앞으로 조사할 증거를 확인하는 기일이 될 수 있다.
피고인이 많으면 각자의 입장과 증거를 확인해야
한 사건에 여러 피고인이 함께 기소되면 모두의 역할과 가담 정도가 같지 않을 수 있다. 누구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피고인은 부인할 수도 있으며,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거나 각자 다른 증인과 증거를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법원은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기 위해 첫 공판 전후에 공판준비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검사가 신청하는 증거와 피고인 측의 의견, 증인신문 계획 등을 정리하게 된다.
공동피고인이 10명 가까이 되고 사건 기록과 증거가 많은 사안이라면, 이러한 절차 때문에 1심이 여러 달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재판 절차에 비춰 본 합리적인 설명이다. 다만 실제로 6개월이 걸릴지, 그보다 빨리 또는 늦게 끝날지는 기소 내용과 피고인들의 입장, 증인 수, 재판부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가족은 ‘예상 기간’보다 다음 절차부터 확인해야
변호인이 말한 6개월이 최대한의 기간인지 여부는 기소 전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 가족은 기소된 이후 담당 변호인에게 공소장에 적힌 혐의와 적용 법조, 피고인이 인정하거나 다투는 부분, 공동피고인들과 함께 재판받는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 공판 전에는 검찰 증거에 대한 변호인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지, 가족이 준비할 탄원서나 피해회복 자료가 있는지,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는지도 물어볼 수 있다.
재판기간이 길다는 말만 듣고 결과가 불리하다고 예상할 필요는 없다.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피고인 수와 사건 기록, 증거조사 등 절차적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기소와 공판기일 지정, 구형과 선고처럼 처음 겪으면 구분하기 어려운 형사재판 절차에 관한 질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용자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히 선고일만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현재 사건이 기소·기일 지정·증거조사 가운데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차례로 확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