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기록송부가 발송됐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뒤에는 나의 사건검색에 여러 절차가 짧은 문구로 표시된다. 가족들은 ‘항소기록송부 발송’이라는 내용을 보면 사건이 고등법원에 도착한 것인지, 항소심 재판이 곧 시작되는 것인지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안기모카페에도 해당 문구가 지방법원에서 고등법원으로 서류를 보냈다는 뜻인지 묻는 사연이 공유됐다. 항소심을 처음 준비하는 가족에게는 ‘발송’과 ‘접수’, ‘송달’의 차이도 낯설 수밖에 없다.
원심법원이 1심 기록을 항소법원으로 보내는 단계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장이 적법하게 접수되면 원심법원은 원칙적으로 항소장을 받은 날부터 14일 안에 소송기록과 증거물을 항소법원으로 보내야 한다. 판결문과 공판조서, 증거목록 등 1심에서 만들어진 기록이 항소심 재판부로 이동하는 절차다.
따라서 ‘항소기록송부 발송’은 일반적으로 원심법원이 항소심 심리에 필요한 기록을 상급심 법원으로 보내는 절차가 진행됐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사건검색에 ‘발송’이라고 표시됐다는 사실만으로 항소법원이 기록을 접수해 재판부 배당까지 모두 마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후 새로운 항소심 사건번호가 생성됐는지, 소송기록접수통지서가 발송·송달됐는지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모든 형사항소 사건이 고등법원으로 가는 것은 아냐
1심 재판을 어느 재판부가 담당했는지에 따라 항소법원이 달라진다.
지방법원 단독판사가 1심 판결을 선고한 형사사건은 같은 지방법원 본원의 합의부인 ‘항소부’가 2심을 담당한다. 반면 지방법원 합의부가 1심을 담당한 사건은 관할 고등법원이 항소심을 맡는다. 대한민국 법원도 단독판사 사건과 합의부 사건의 항소법원을 이와 같이 구분해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1심 사건번호가 ‘고단’이라면 지방법원 형사항소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크고, ‘고합’이라면 고등법원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다만 정확한 담당 법원은 새로 부여된 항소심 사건번호와 사건검색의 법원명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항소법원이 기록을 받으면 접수 사실을 통지
항소법원이 소송기록을 받으면 항소인과 상대방에게 기록이 접수됐다는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그 전에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변호인에게도 통지한다.
이때 받는 서류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다. 항소심 사건번호와 담당 재판부가 확인되고 이 통지서가 송달되면 항소심 준비가 본격적인 단계로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족은 사건검색에서 다음과 같은 흐름을 차례로 확인할 수 있다.
항소장 제출 → 원심 기록 송부 → 항소심 사건번호 생성 → 소송기록접수통지 → 항소이유서 제출 → 첫 공판기일 지정
항소이유서 20일은 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항소장에 구체적인 불복 이유를 모두 적지 않았다면 항소인이나 변호인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항소이유서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 1심 판결에 불복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항소장만 제출하고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을 놓치면 예외적인 직권심리 사유가 없는 한 항소가 기각될 수 있다. 첫 항소재판 날짜보다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실제로 받은 날짜와 이유서 마감일을 먼저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변호인을 새로 선임했다면 변호인선임서가 항소법원에 접수됐는지, 변호인도 기록접수통지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록 송부가 곧 공판기일 지정은 아냐
항소기록이 넘어갔다고 바로 첫 재판 날짜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항소법원은 기록을 접수한 뒤 항소이유서 제출 기회를 보장하고, 검사 측 답변과 사건기록을 검토한 후 공판기일을 지정한다.
기록의 양과 공동피고인 수, 새로 신청한 증거와 증인, 재판부 일정에 따라 첫 공판이 정해지는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항소기록송부 이후 일정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항소가 누락된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공판기일이 정해지기 전에도 1심 판결문 검토와 피해회복, 합의서·반성문·탄원서, 치료와 교육 등 항소심에서 새롭게 제출할 자료는 준비할 수 있다.
수용자의 교정시설 이송과도 별개의 절차
구속된 피고인이 있는 사건이라면 기록 송부와 교정시설 이송을 혼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법원으로 재판기록을 보내는 절차와 피고인을 항소법원 소재지의 교도소·구치소로 옮기는 절차는 서로 다르다.
형사소송법은 구속 피고인의 경우 항소법원 기록접수통지 이후 별도의 신병 이송 절차를 두고 있다. 따라서 ‘항소기록송부 발송’이라는 문구만으로 수용자가 즉시 다른 교정시설로 이동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가족은 새 사건번호와 통지서부터 확인해야
가족이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항소심을 담당하는 법원과 새 사건번호다. 이어 소송기록접수통지서의 발송·송달 여부, 변호인선임서 제출 여부, 항소이유서 마감일을 차례로 살펴봐야 한다.
사건검색 문구만으로 현재 단계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담당변호인이나 원심법원 형사과에 기록이 어느 법원으로 송부됐는지 문의할 수 있다. 새 항소심 사건번호가 생성된 뒤에는 해당 항소법원 담당 재판부를 통해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안기모카페에서는 항소장 제출과 기록 송부, 새로운 사건번호처럼 처음 접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형사재판 절차에 관한 질문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짧은 전산 문구 하나만으로 결과를 예상하기보다 현재 기록이 어느 단계까지 이동했는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항소심 준비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