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사건이 여러 건으로 늘어나면 단순히 ‘사건 수가 많아졌다’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반복된 사기 범행에서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법상 상습사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개별 사기죄 여러 건과는 죄수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형법 제351조는 상습으로 사기죄 등을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습사기는 단순히 ‘사기 건수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
사기 사건이 두 건, 세 건 있다고 해서 숫자만으로 곧바로 상습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습범에서 말하는 상습성은 반복해서 같은 종류의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자의 습벽과 관련된 개념이다.
대법원은 상습성을 갖춘 사람이 여러 범행을 반복한 경우 각 범행을 별개의 죄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포괄해 하나의 상습범으로 처단하는 것이 상습범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왔다.
따라서 죄명이 단순 사기에서 상습사기로 변경됐다면 우선 검사가 어떤 범행들을 하나의 상습사기 범행으로 보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추가 사건도 기존 상습사기에 포함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대법원은 검사가 처음에는 단순 사기 범행을 기소했다가 이후 상습사기 범행을 추가 기소했고, 재판 과정에서 앞뒤로 기소된 범죄사실 전체가 포괄해 하나의 상습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사안을 다룬 바 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원칙적으로 먼저 기소된 사건의 공소사실에 추가 범죄사실을 더하고 전체를 상습범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추가 사건이라고 해서 반드시 별개의 형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기존 범행과 추가 범행이 하나의 상습사기죄로 평가되는 관계라면 함께 판단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상습사기니까 전부 자동 병합’은 아니다
여기서 가족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습사기로 기소됐다고 해서 이후 접수되는 모든 사기 사건이 자동으로 현재 재판에 붙는 것은 아니다.
추가 사건은 별도로 수사될 수도 있고, 별도로 기소될 수도 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기존 사건과 추가 사건의 관계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각 범행의 내용과 시점, 상습성의 발현 여부, 기존 사건의 재판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사건조회에서 새로운 사건번호가 생겼다고 곧바로 “이 사건도 기존 상습사기에 포함됐다”거나 반대로 “무조건 별도로 형을 받는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기존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기존 상습사기 사건의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사기 범행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추가 사건과 기존 사건의 관계를 검토할 여지가 있다.
특히 기존 사건과 추가로 기소된 사건이 모두 하나의 상습성이 발현된 범행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포괄일죄 문제가 중요해진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도 먼저 기소된 사기와 추가 기소된 범행이 재판 과정에서 하나의 상습사기죄를 구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의 처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추가건’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그 추가 범행이 기존 상습사기와 법적으로 어떤 관계에 있는가이다.
이미 판결이 확정됐다면 더 복잡해진다
추가 사건이 발견된 시점에 기존 사건이 어느 단계인지도 중요하다.
아직 수사 중인지, 1심 재판 중인지, 항소심인지, 이미 판결이 확정됐는지에 따라 검토해야 할 문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습범은 여러 범행을 포괄해 하나의 죄로 평가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부 범행에 대한 판결이 먼저 확정된 뒤 과거의 다른 범행이 추가로 발견되는 상황에서는 확정판결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상습범의 포괄일죄 가운데 일부에 대한 유죄판결이 먼저 확정된 경우 나머지 범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관한 기준을 판례를 통해 다뤄왔다.
따라서 기존 판결이 이미 확정된 상태라면 단순히 “병합 신청하면 되나요?” 정도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추가 사건이 나오면 피해금액도 다시 확인해야
상습사기 사건에서는 추가 피해자가 확인될 때마다 전체적인 피해규모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사기 범행으로 얻은 이득액이 커지는 사건이라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까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정경제범죄법은 사기와 일정한 상습사기 등의 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사건이 기존 사건과 함께 처리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전체 피해금액과 검사가 산정하는 이득액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가족이 사건조회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
추가 사건이 계속 확인되는 상황이라면 우선 사건별로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각 사건의 범행 시점과 피해자, 피해금액, 현재 경찰·검찰·법원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 이미 기소된 사건인지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기존 재판의 공소장에 어떤 범행들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변호인에게는 새롭게 확인된 사건이 기존 상습사기 공소사실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지, 별도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함께 처리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몇 건이냐’보다 범행 전체의 관계를 봐야 한다
단순 사기에서 상습사기로 죄명이 변경됐다는 말을 들으면 가족 입장에서는 “이제 앞으로 나오는 사건은 모두 하나로 묶이는 것인가”라는 생각부터 들 수 있다.
하지만 형사절차는 그렇게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상습사기에서는 여러 범행이 포괄해 하나의 죄로 평가될 수 있지만, 추가 사건이 기존 재판에 자동으로 합쳐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추가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별개의 형을 하나 더 선고받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국 기존 사건과 추가 사건의 범행 시점과 내용, 상습사기 포괄일죄 관계, 현재 기소·재판 단계와 판결 확정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추가 사건이 확인됐다면 다른 사람의 사례와 비교하기보다 현재 공소장과 사건 진행 내역을 기준으로 변호인에게 전체 사건의 처리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