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더시사법률이 2025년 5월 안기모카페 협력업체 빅헬프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뒤, 같은 해 7월 빅헬프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책 판매 중단을 요구한 정황이 법원 제출 녹취록에서 확인됐다.
통화 과정에서 더시사법률 기자는 빅헬프가 판매한 책자를 반복해서 “가짜 책”이라고 규정하고, 판매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빅헬프 대표는 “협박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 “스토리를 쓰지 말고 팩트를 이야기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해당 통화를 법원이 협박이나 위법행위로 판단한 자료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협박성 전화’는 통화 상대방이 느낀 압박의 성격과 대화 내용에 대한 평가로 구분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
기사에서는 빅헬프를 ‘수발업체’로 단정
더시사법률은 2025년 5월 12일 ‘옥바라지 카페로 위장한 교정카페…변협, 조직적 변호사 알선 조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안기모카페가 특정 법무법인의 광고와 불법 알선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협력업체 빅헬프도 함께 언급했다.
더시사법률은 빅헬프를 “수발업체”라고 규정하고, 일부 수발업체가 금전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마약·담배·음란서적 반입, 도박 중개까지 한다고 서술했다. 이어 빅헬프가 교정시설 내부에서 제재 중인 업체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문장을 배치했다.
그러나 기사에는 빅헬프가 실제로 어느 교정기관에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구체적인 처분일과 문서번호는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수발업체에 관한 일반적인 의혹과 빅헬프에 대한 개별 사실관계도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두 달 뒤 전화…“이게 수발업체지 뭡니까”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카합10287 사건에 증거로 제출된 녹취록에 따르면 손건우 편집장과 빅헬프 대표와의 통화는 2025년 7월 21일 오전 10시 35분부터 약 26분 40초간 이뤄졌다.
통화 초반 손 편집장은 빅헬프가 판매한 책자를 가리켜 “가짜 책”이라며 “이게 지금 4만5천원짜리입니까”라고 물었다.
빅헬프 대표가 판매 경위를 설명하려 하자 손 편집장은 카페 운영자가 시킨 것인지, 책을 얼마에 공급받았는지, 판매대금 가운데 얼마를 카페 운영자에게 지급했는지를 연이어 캐물었다.
빅헬프 대표는 책을 적법하게 공급받아 표시된 정가에 따라 4만5천원에 판매했으며, 불법이라는 설명은 전화로 처음 들었다고 답했다. 책에 문제가 있다면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여러 차례 밝혔다.
통화 도중 손 편집장은 “제가 수발업체예요?”라는 윤씨의 질문에 “이게 수발업체지 뭡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수발업체들을 사장님 같은 빅헬프를 왜 법무부에서 제한하겠느냐”고 말했다.
빅헬프 대표가 “법무부에서 제한받은 것이 없다”고 반박하자 손 편집장은 “법적으로는 제한이 안 되지만 자꾸 불법적인 것들을 집어넣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녹취록만으로는 빅헬프가 법무부나 교정기관으로부터 실제 제재를 받았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
“가짜 책 팔아 넣은 것 자체가 불법” 반복
손 편집장은 통화에서 “가짜 책을 돈 주고 팔아서 거기다 넣은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카페 자체가 다 불법”, “여기 자체가 다 불법”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빅헬프 대표는 책이 불법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기자님 이야기만 듣고서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말을 부풀려서 살리지 말고 팩트 체크만 정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손 편집장은 한때 “내가 개인적으로 말씀드린다”며 책을 판매하지 말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녹취록은 그 이후 대화도 계속 수록하고 있다.
빅헬프 대표는 대화 과정에서 “협박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고 항의했고, 손 편집장은 “협박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결국 통화에서 확인되는 것은 더시사법률 측이 책자를 ‘가짜’와 ‘불법’으로 전제하고 판매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형사상 협박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구성요건과 전체 정황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기사에 없던 확인 질문, 보도 이후에 이어져
녹취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5월 12일 보도가 이미 나간 뒤에도 손건우 편집장이 빅헬프 대표에게 카페 운영자와의 관계, 책의 공급가격, 판매 과정, 카페 관계자들의 신원 등을 묻고 있다는 점이다.
손건우 편집장은 통화 중 “저희가 이걸 계속 보도하고 있다”, “취재하고 사실 확인했던 부분만 말씀드리면”이라고 했다. 반면 빅헬프 대표는 카페 운영자와 비리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자신은 광고주로 입점해 책을 공급받아 판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언론보도는 원칙적으로 보도 전에 취재 대상자의 입장과 핵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기사에서 특정 업체를 수발업체로 규정하고 교정행정 침해 우려까지 제기했다면, 해당 업체가 실제 제재를 받았는지와 책 판매의 법적 근거를 먼저 확인했어야 한다.
보도 후 두 달이 지나 공급가격과 거래 경위, 카페 운영진과의 관계를 다시 묻는 모습은 최초 보도 당시 사실확인이 충분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비판보도와 거래 중단 요구는 구분돼야
언론사는 공익적 필요가 있다면 업체의 영업방식과 상품을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 대상의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가 직접 거래 중단이나 판매 중지를 요구하면 취재와 압박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특히 통화 상대방이 사실관계를 반박하고 확인할 시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가짜 책”, “불법”, “카페 자체가 불법”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면, 이는 중립적인 확인 취재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빅헬프가 판매한 책자의 적법성과 저작권 문제는 관련 기관과 수사기관,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다. 언론사가 기사로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확정되지 않은 위법성을 전제로 협력업체의 영업 중단을 직접 요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