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더시사법률의 대표자이자 발행인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민 소속 윤수복 변호사가 안기모카페를 두고 “변호사법상 불법 알선 행위와 대한변협 광고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변호사는 카페 운영자가 복수의 유사 카페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알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고, 일부 수용자 가족이 ‘스태프’ 역할을 맡아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알선 구조에 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수사가 시작되면 카페 회원인 수용자 가족들까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 확보된 경찰 불송치결정서와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회신을 종합하면, 윤 변호사의 당시 발언은 수사기관과 국가기관이 최종적으로 확인한 사실이라기보다 더시사법률 측이 제기한 의혹과 법률적 평가에 가까웠다.
기사 제목부터 ‘조직적 변호사 알선 조사’
더시사법률은 2025년 5월 12일 ‘옥바라지 카페로 위장한 교정카페…변협, 조직적 변호사 알선 조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는 안기모카페가 특정 법무법인의 광고와 불법 알선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무료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기면 운영진이 회원 정보와 상담 내용을 특정 로펌 사무장에게 전달하고, 사무장이 직접 상담해 선임을 유도했다는 구조도 제시됐다.
더시사법률은 이를 두고 “변호사법 제34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적으로 적었다. 기사 후반에는 윤수복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해당 카페가 변호사법과 대한변협 광고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정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사에는 당시 수사기관의 범죄 인정이나 법원의 판단이 제시되지 않았다. 대한변협의 조사 착수 사실과 더시사법률 측의 취재 내용이 위법성 판단과 뒤섞여 서술됐다.
경찰 “대가성 알선 증거 부족”
이후 실제 수사 결과는 윤 변호사의 주장과 달랐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2026년 3월 9일 안기모카페 전 운영자 A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경찰은 카페에 변호사 상담 게시판이 존재하고 일부 회원이 상담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A씨가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고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알선했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상 사건 알선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려면 단순히 상담 창구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가성, 구체적인 소개 행위, 금전 수수나 이익 제공 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결국 윤 변호사가 기사에서 말한 “명백한 불법 알선”은 수사기관의 최종 판단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카페 회원도 조사 대상” 발언, 불안 조성 우려
윤 변호사는 기사에서 운영진이 수용자 가족들에게 스태프 역할을 맡기고 있다며, 이들이 법 위반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알선 구조에 관여하게 되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이어 “수사가 시작되면 카페 회원인 수용자 가족들까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 가능성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형 커뮤니티의 일반 회원과 스태프들에게 형사조사 가능성을 경고하는 발언은 상당한 불안감을 줄 수 있다.
특히 실제 수사에서 운영자에 대한 대가성 알선 혐의조차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일반 회원들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은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언론사가 수사 가능성을 보도하려면 단순한 법률전문가의 추측이 아니라 실제 고발 범위, 수사 착수 여부, 피의자 또는 참고인 지정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책자도 “악용 소지”…공식 회신은 달랐다
윤 변호사는 반성문·탄원서 관련 책자에 대해서도 “교정본부 정보공개청구와 A로펌 선임이 책자 제공 조건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또 간행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책이 ISBN과 바코드 스티커만으로 교정시설에 반입되는 구조라며 “명백한 악용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공식 회신은 더시사법률이 기사에서 형성한 인상과 차이가 있었다.
진흥원은 더시사법률로부터 출판법 위반 여부에 대한 문의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해당 책자 실물을 직접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진흥원이 판단하는 대상은 출판문화산업진흥법상 간행물 요건을 갖춘 도서라고 설명했다.
진흥원 회신에는 해당 책자를 불법 복제물로 판정했다거나 교정시설 반입과 판매가 금지돼야 한다고 공식 판단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책자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국가기관이 불법으로 판단한 것처럼 보도해서는 안 된다.
대한변협 회신도 더시사법률 주장 일부 부정
대한변호사협회는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카합10359 사건에 제출한 사실조회 회신에서 더시사법률의 일부 주장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시사법률은 대한변협이 자신들의 신문보도를 확인한 뒤 먼저 연락했고, 녹취 자료를 제출하자 변호사법 위반의 심각성을 인지해 직권조사와 수사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한변협은 자신들이 더시사법률의 보도를 본 뒤 먼저 연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직권조사는 진행했지만 이를 수사로 전환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더시사법률이 취재로 의혹을 발굴한 언론사였던 것이 아니라, 직접 신고한 당사자였다는 점도 공식 회신에서 확인됐다.
윤 변호사가 더시사법률의 대표자와 발행인이라면 기사 속 법률 의견이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의 평가인지, 신고 당사자인 회사 대표의 주장인지 독자에게 분명히 밝혔어야 한다.
대표자 발언인가, 전문가 의견인가
해당 기사에서 윤수복 변호사는 ‘법무법인 민 소속 변호사’로 소개됐다.
하지만 윤 변호사는 더시사법률의 대표자이자 발행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그의 발언은 외부 법률전문가의 중립적인 의견이 아니라 보도 주체인 언론사 대표자의 입장일 가능성이 크다.
언론사가 자사 대표자의 주장을 외부 전문가의 법률 평가처럼 인용했다면 이해관계를 독자에게 충분히 고지했는지가 문제 된다.
보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 의견을 인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변호사가 기사 작성 회사의 대표자이자 사건 신고 주체라면 단순한 제3자의 해설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더시사법률은 윤 변호사가 해당 발언을 할 당시 어떤 공식적 지위에 있었는지, 기사 작성과 편집에 관여했는지, 대한변협 신고와 수사기관 고발에도 참여했는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의혹 제기와 범죄 단정은 다르다
언론은 공익적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변호사 알선 구조가 의심된다면 자료를 수집하고 대한변협이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촉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됐다는 사실과 범죄가 확인됐다는 사실은 다르다.
윤수복 변호사는 기사에서 “명백히 위반한 정황”, “알선을 시도”, “회원들까지 조사 대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카페 운영자와 스태프들의 위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된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은 대가성 알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대한변협 역시 더시사법률의 조사 개시 경위와 수사 전환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공익을 명분으로 한 보도일수록 절차와 표현은 더 정확해야 한다. 의혹은 의혹으로, 신고는 신고로, 조사 중인 사안은 조사 중이라고 보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