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압류 신청하면 영치금 잔고도 다 가져가나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감 중인 가족의 민사소송과 영치금 압류 문제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가족이 가장 걱정한 것은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압류까지 신청할 경우 현재 교정시설에 보관돼 있는 영치금 잔액을 모두 가져가는지였다.

수용자의 영치금은 시설 안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여러 비용을 사용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가족이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돈을 넣어주고 있다면 “민사소송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보내는 돈까지 모두 압류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민사소송과 강제집행은 별개의 단계다.

민사소송을 걸었다고 바로 영치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냐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그날부터 피고의 재산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송에서는 먼저 피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지와 배상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 판단한다.

이후 채권자가 승소판결 등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확보하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검토할 수 있다.

예금이라면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을 압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수감자의 영치금 역시 실제 강제집행을 하려면 그에 맞는 별도의 압류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민사소송이 들어왔다’와 ‘영치금이 압류됐다’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영치금은 일반 은행통장과 조금 달라

가족들은 흔히 ‘영치금 통장’이라고 표현하지만 일반적인 은행 예금통장과 구조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이나 외부에서 보내온 돈 등을 영치금으로 관리한다.

수용자는 시설 안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영치금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가 이를 압류하려면 일반적인 은행계좌의 예금채권 압류와는 다른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실제 집행에서는 수용자와 교정기관 사이에서 발생하는 영치금 반환과 관련한 권리가 압류대상이 되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수감 중이라고 민사 강제집행에서 보호되는 것은 아냐

형사사건으로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용돼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민사상 채무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집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면 채무자가 수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교도소 안에 있으니 재산압류는 못 한다”는 생각은 정확하지 않다.

부동산이나 자동차, 예금, 급여 등 채무자 명의의 재산이 있다면 각 재산의 성격에 맞는 집행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영치금도 수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민사집행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영치금 전액을 한 번에 가져갈까

이 부분은 단순하게 ‘그렇다’ 또는 ‘아니다’라고 답하기 어렵다.

실제 압류명령의 내용과 청구금액, 압류 당시 존재하는 금액, 법률상 압류금지 범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자가 1,000만원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채무자에게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재산이 아무 절차 없이 동시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재산을 대상으로 얼마의 범위에서 압류명령을 신청했는지를 봐야 한다.

따라서 ‘영치금 압류 신청 = 현재 잔액을 무조건 전부 가져감’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설명이다.

압류와 추심도 구분해야 해

민사집행에서는 ‘압류’와 실제 돈을 받아가는 ‘추심’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채권압류명령이 내려지면 채무자는 해당 채권을 처분하거나 지급받는 것이 제한될 수 있다.

그 뒤 채권자가 추심명령 등을 받아 실제 돈을 지급받는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즉 압류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그 순간 채권자 손에 현금이 들어오는 것과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가족이 법원 서류를 확인할 때도 단순히 ‘압류’라는 단어만 볼 것이 아니라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인지, 어떤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판결이 나오기 전에도 가압류는 가능해

그렇다고 민사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재산에 아무런 조치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는 본안소송 전이나 진행 중에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

가압류는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해 강제집행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보전처분이다.

따라서 아직 손해배상 판결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법원의 가압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있다.

이 때문에 가족은 ‘아직 민사판결이 안 났으니 압류 문제는 전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다만 가압류 역시 피해자가 원한다고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 신청해 결정을 받아야 한다.

가족이 넣어준 돈이면 가족 돈으로 인정될까

여기서 가족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내가 번 돈을 수감된 가족에게 넣어준 것인데 왜 채무자의 돈이 되느냐”는 질문이다.

하지만 가족이 수용자에게 생활비로 사용하라고 영치금을 보내 수용자 명의로 관리되는 상태라면 단순히 송금한 사람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가족 소유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송금 목적과 법률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압류가 걱정된다는 이유로 영치금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리거나 재산을 숨기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한 재산 은닉이나 허위처분은 별도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들어오는 영치금도 계속 압류될까

이 부분도 실제 압류명령의 대상과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채권압류는 압류명령에서 특정한 채권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압류명령이 어떤 형태로 작성됐는지에 따라 현재 존재하는 금액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채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

가족 입장에서는 한 차례 압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넣는 돈은 평생 모두 가져간다”고 단정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현재 잔액만 가져가고 이후 영치금은 절대 압류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실제 압류명령의 주문과 별지에 기재된 압류대상 채권을 확인해야 한다.

수용자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인데 보호되지 않을까

민사집행법에는 채무자와 가족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재산이나 채권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러 압류금지 규정이 있다.

대표적으로 일정 범위의 생계비와 급여·연금 등 일부 채권에 대한 보호규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생계보호 규정이 교정시설의 영치금에 어떤 범위로 적용되는지는 영치금의 법적 성격과 실제 압류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영치금은 생계비니까 절대 압류할 수 없다”거나 반대로 “수감자는 밖에서 생활비가 필요 없으니 전액 압류된다”는 식으로 단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실제 압류명령이 내려왔다면 해당 사건에서 압류금지 범위를 주장할 수 있는지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압류됐다는 말을 들었다면 먼저 법원 결정문부터 확인해야

가족에게 “영치금이 압류됐다”는 이야기가 전달됐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법원 결정문이다.

누가 채권자인지, 채무자는 누구인지, 제3채무자는 누구로 표시돼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채권을 얼마까지 압류한다고 되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손해배상 원금뿐 아니라 이자와 소송비용 등이 청구금액에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가족이 기억하고 있는 피해액과 실제 압류명령의 청구금액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법원 서류를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사 합의나 변제한 돈이 있다면 자료를 챙겨야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미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했다면 관련 자료도 확인해야 한다.

합의금이나 변제금, 공탁금 등이 있었는데 민사소송에서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전체 피해액을 다시 청구하는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형사합의금이 민사상 손해배상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합의서 내용과 지급 목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형사 때 돈을 줬으니 민사는 못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합의서, 계좌이체 내역, 공탁서류 등 실제 지급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면 압류도 각각 들어올 수 있어

다수 피해자가 있는 사기나 경제범죄 사건이라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각 피해자가 별도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다면 서로 다른 시점에 민사소송이나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다.

한 피해자가 먼저 영치금 관련 채권을 압류했다고 해서 다른 피해자의 채권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채권자가 동일한 재산을 대상으로 집행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 절차에 따른 배당이나 우선순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에서는 한 건의 압류만 보고 전체 민사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수감자에게 법원 서류가 오면 가족도 내용을 공유받는 것이 좋아

수감 중인 당사자가 법률서류를 혼자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민사소송이나 압류 관련 법원 서류를 받았다면 사건번호와 법원, 채권자, 청구금액, 결정내용 등을 가족에게 알려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이 있다면 서류를 전달해 대응방법을 상담할 수도 있다.

특히 압류금지채권이나 집행범위에 관한 문제가 있다면 정해진 절차를 이용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류를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영치금 없어질까 봐 지금 다 빼야 하나요?”는 위험한 접근

압류 가능성을 알게 된 뒤 가족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대응 중 하나가 재산을 미리 빼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허위로 처분하는 행위는 새로운 법적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압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영치금을 급하게 다른 방식으로 이동시키는 대응은 피해야 한다.

현재 실제 압류명령이 존재하는지부터 확인하고, 존재한다면 그 결정의 대상과 범위를 법적으로 검토하는 순서가 맞다.

결국 ‘민사소송’과 ‘영치금 압류’를 따로 봐야

안기모카페에서는 수감자의 피해배상 문제와 관련해 “민사가 들어오면 영치금도 가져가나요”, “가족이 넣어준 영치금까지 압류되나요”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강제집행은 별개의 절차라는 점이다.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교정시설이 영치금을 피해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가 판결 등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별도의 압류·추심 절차를 진행해야 실제 강제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결 전이라면 가압류라는 보전절차가 이용될 수도 있다.

그리고 영치금이라고 해서 수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압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반대로 ‘압류가 들어오면 영치금 잔액 전부가 무조건 사라진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실제 압류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법원 결정문을 확인해 어떤 채권을 얼마의 범위에서 압류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수감자의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히 영치금을 보내지 말아야 할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집행절차가 시작됐는지와 그 대상·범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