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한 번뿐이고 구속은 처음인데 초범인가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음주운전으로 구속된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지만 다른 전과는 없고, 이번 사건으로 처음 구속됐다는 내용이었다.

가족이 궁금해한 것은 간단했다.

“실형은 처음인데 그러면 초범인가요, 재범인가요?”

형사사건에서는 ‘초범’이라는 표현이 여러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자주 발생한다.

벌금형도 형사처벌이야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부분이다.

벌금형은 단순한 행정상 과태료와 다르다.

형법에서 정하고 있는 형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이 확정됐다면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사건 역시 음주운전이라면 과거에도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초범’이라고 표현하면 현재 사건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

‘첫 구속’과 ‘초범’은 다른 말

구속된 경험이 처음이라는 사실도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

과거 음주운전 사건에서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 뒤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이번에는 구속됐다고 하더라도 과거 처벌전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즉,

구속은 처음일 수 있고,

교정시설에 들어가는 것도 처음일 수 있고,

징역형을 선고받는 재판도 처음일 수 있지만,

동시에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있을 수 있다.

서로 다른 개념이다.

‘첫 실형’이라고 초범이 되는 것도 아냐

실형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벌금형만 있었고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은 적이 없다면 ‘징역형 실형은 처음’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형사처벌 초범’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같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뒤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번 재판에서는 이전 동종 처벌전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중요해질 수 있다.

고지서를 받아 돈을 냈다면 모두 벌금형일까

여기서는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한다.

일상에서는 벌금, 과태료, 범칙금을 모두 비슷하게 ‘고지서가 날아왔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서로 다르다.

따라서 오래된 사건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시 받은 처분이 정말 형사재판 또는 약식명령 등에 따른 ‘벌금형’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 사건으로 정식 벌금형이 확정된 것이라면 형사처벌 전력으로 보는 것이 맞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냈어도 달라지지 않아

음주운전 초범 사건에서는 정식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약식명령을 통해 벌금형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당사자가 “재판받은 적은 없다”고 기억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확정됐다면 단순한 과태료 처분과는 다르다.

따라서 “법정에 직접 간 적이 없으니 전과가 아니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음주운전이면 ‘동종 전과’가 문제될 수 있어

과거 사건과 현재 사건이 모두 음주운전이라면 재판에서는 동종 처벌전력이 있다는 점을 살펴보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현행 교통범죄 양형기준에서도 음주운전 사건을 판단하면서 동종 전과를 양형요소로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이전 음주운전 벌금형이 존재한다면 이번 사건의 양형에서도 그 전력을 완전히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음주운전 두 번째면 무조건 실형일까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두 번째 음주운전 = 무조건 징역형’이라는 하나의 공식으로 모든 사건을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재판에서는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하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실제 운전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교통사고가 발생했는지,

사람이 다쳤는지,

음주운전 전력은 언제 있었는지,

그 밖의 교통범죄 전력이 있는지,

범행 이후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혈중알코올농도가 중요해

현행 양형위원회의 음주운전 양형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유형을 구분하고 있다.

0.03% 이상 0.08% 미만,

0.08% 이상 0.2% 미만,

0.2% 이상 등으로 유형을 나누고 각 유형별 권고형량 범위를 제시한다.

따라서 단순히 ‘두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예상 형량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고까지 발생했다면 사건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면 단순 음주운전 사건과는 별도로 살펴봐야 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람이 다쳤는지,

물적 피해만 발생했는지,

사고 후 필요한 조치를 했는지,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면 적용되는 법률과 양형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음주운전 재범’이라는 정보만으로 사건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전 음주운전이 언제였는지도 중요해

과거 처벌전력이 있다는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 발생한 사건인지다.

최근의 동종 전력과 상당히 오래된 전력을 동일하게 평가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양형위원회의 교통범죄 양형기준에서도 동종 전과의 기간과 횟수 등을 세분해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이 변호사에게 사건을 설명할 때는 “예전에 음주운전 벌금 한 번 있습니다”라고만 이야기하기보다 당시 범행일과 벌금형 확정시점을 확인해 전달하는 것이 좋다.

‘전과 하나뿐’이라는 표현도 정확하게 사용해야

가족들은 상담 과정에서 “전과는 없고 음주 벌금 하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 벌금형 역시 형사처벌 전력이므로 이런 표현은 서로 모순될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과거 음주운전 벌금형 1회가 있고 그 외 형사처벌 전력은 없다”고 설명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야 변호사도 현재 사건의 재범 여부와 양형자료를 보다 정확하게 검토할 수 있다.

구속됐다는 사실과 최종 형량도 구분해야

이번 사건에서 구속됐다고 해서 최종적으로 선고될 형이 이미 결정됐다는 뜻도 아니다.

구속은 형사절차 과정에서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절차이고, 유죄판결에서 어떤 형을 선고할지는 재판을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구속됐으니 무조건 실형 확정”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다만 실제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면 현재 적용된 혐의와 구속 사유, 사건내용을 변호인을 통해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범이라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과거에도 같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다면 이번 재판에서는 “왜 이전 처벌에도 다시 음주운전을 했는가”라는 문제가 중요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다시는 안 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재범방지를 위해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차량을 처분했는지,

음주 관련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상황인지,

금주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을 이용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가족이 어떻게 관리와 지원을 할 것인지 등을 사건에 맞게 검토할 수 있다.

반성문도 ‘초범인 줄 알았다’는 식으로 쓰지 않는 게 좋아

과거 음주운전 벌금형이 분명히 존재한다면 반성문에서 이를 숨기거나 축소하려는 표현은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이전 처벌을 받고도 다시 음주운전을 하게 된 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전의 재범방지 노력이 왜 실패했는지,

이번에는 무엇을 구체적으로 바꿀 것인지 설명하는 편이 사건의 현실과 맞는다.

반성문과 변호인의 의견서, 가족 탄원서의 내용도 서로 모순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가족 탄원서에서도 이전 음주운전을 감출 필요 없어

가족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평생 아무 문제 없이 살아온 사람”이라고 작성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기록에는 과거 음주운전 벌금형이 확인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기록과 충돌하는 표현을 쓰는 것보다 이전 처벌 이후 가족이 어떤 노력을 했고 이번 재범 이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재발을 막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차량 처분만 하면 감형되는 것도 아냐

음주운전 사건에서 차량을 처분했다는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다시 운전하지 않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을 처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감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이나 상담,

금주 노력,

가족의 관리,

출퇴근 방법 변경 등 실제 재범방지 계획 전체를 사건에 맞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금형 전력이 있다고 모든 양형자료가 의미 없어지는 것도 아냐

동종 전력이 있다는 것은 분명 불리하게 검토될 수 있는 요소다.

그렇다고 “재범이니까 아무 자료를 준비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양형위원회의 음주운전 기준에서도 진지한 반성 등 여러 양형요소를 함께 살펴본다.

현재 사건의 혈중알코올농도와 운전경위, 사고 여부, 과거 처벌전력, 범행 이후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초범인가요?’보다 먼저 확인할 네 가지

비슷한 상황의 가족이라면 초범이라는 단어에 매달리기보다 네 가지 사실부터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첫째, 과거 음주운전 사건의 처분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다.

둘째, 과거 음주운전의 범행일과 벌금형 확정시점이다.

셋째, 이번 사건의 혈중알코올농도와 운전거리다.

넷째, 사고와 인명피해가 있었는지다.

이 정보가 있어야 현재 사건의 구조와 양형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초범’은 하나의 법률용어처럼 단순하게 보면 안 돼

안기모카페와 같은 가족 커뮤니티에서는 “초범인데 실형이 나왔다”, “구속이 처음이니 초범이다”와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실제 형사사건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초범이라고 말하는지가 중요하다.

형사처벌 자체가 처음인지,

동종 범죄 처벌이 처음인지,

벌금형을 제외하고 징역형이 처음인지,

구속이 처음인지가 모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뒤 다시 음주운전을 했다면 적어도 이번 사건을 ‘음주운전으로 처음 형사처벌을 받는 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첫 구속이고 첫 실형 가능성이 문제되는 사건이라는 사실은 별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재범’이라는 표현만으로 최종 형량을 미리 결정할 수도 없다.

이전 음주운전이 언제였는지, 이번 혈중알코올농도와 운전경위가 어떠했는지, 사고가 있었는지, 과거 처벌 이후 다시 범행하게 된 경위와 재범방지 노력이 무엇인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가족이 확인해야 할 것은 “초범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보다 현재 재판부가 확인하게 될 과거 처벌전력과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