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더시사법률(대표자 윤수복변호사, 김채원) 측이 민·형사 분쟁 상대방에게 카카오톡으로 취재를 요청하면서 발신자 이름을 ‘벌집 건드림’, ‘요. 브로커. 놈들’로 설정한 화면이 확인됐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첫 문장에서 “안녕하세요. 더시사법률입니다”라고 밝혔지만, 카카오톡 계정 자체에는 기자의 이름과 직책이 표시되지 않았다. 대신 상대방을 조롱하거나 범죄 혐의자로 몰아가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문구가 발신자명으로 노출됐다.
언론사가 반론을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취재 절차다. 그러나 신분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계정으로 접근해 ‘브로커 놈들’ 같은 표현을 계정명에 사용하면서 공정한 반론 취재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반론 취재 요청”이라며 범죄구조부터 전제
제공된 카카오톡 화면에서 더시사법률 측은 “보도에 앞서 상대방 측의 입장을 꼭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시더라도 반론 취재 요청을 드린다”고 적었다.
표면적으로는 정상적인 취재 요청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어진 질문의 전제는 달랐다. 더시사법률 측은 안기모카페가 “변호사를 간판으로 내세운 뒤 수사기관·대한변호사협회·언론 등을 기만할 목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카페”라고 규정했다. ‘시그니처’ 역시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 대상의 답변을 듣기 전부터 카페의 운영이 기망을 목적으로 한 영업이고, 관련 법무법인까지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사실확인을 위한 열린 질문이라기보다 이미 설정한 범죄구조에 상대방의 답변을 끼워 맞추려는 추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발신자 이름은 ‘벌집 건드림’과 ‘요. 브로커. 놈들’
더 심각한 부분은 카카오톡 계정에 표시된 이름이다.
한 화면에는 ‘벌집 건드림’, 다른 화면에는 ‘요. 브로커. 놈들’이라는 발신자명이 나타난다. 메시지의 실제 작성자가 더시사법률의 어떤 임직원인지, 법인 차원에서 해당 계정명을 승인했는지는 현재 화면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스스로 “더시사법률입니다”라고 밝혔다는 점은 분명하다.
‘브로커’는 변호사 알선 의혹과 직결되는 표현이다. 여기에 비하적 어감의 단어까지 결합해 놓고 상대방에게 반론을 요구했다면, 취재가 시작되기 전부터 상대를 범죄집단으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벌집 건드림’이라는 표현도 취재에 응하지 않거나 반박할 경우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위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다만 해당 표현이 형법상 협박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와 전체 대화 내용에 따라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법원 서면에도 반복 접촉과 위협적 표현 문제 제기
이 같은 연락 방식은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카합10359 사건에 제출된 A씨의 준비서면에서도 문제로 제기됐다.
A씨는 더시사법률 측이 법무법인 시그니처 변호사와 소속 변호사·직원들에게 카카오톡과 이메일을 반복적으로 보내면서 ‘전부 구속’, ‘증거인멸 그만’, ‘양심적으로 살아, 쪽팔린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준비서면은 이 같은 접촉을 취재 명목의 압박과 괴롭힘으로 평가했다.
다만 준비서면은 당사자의 주장과 제출 자료를 정리한 문서다. 그 내용 전체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제시된 카카오톡 화면은 적어도 발신자명이 ‘벌집 건드림’, ‘요. 브로커. 놈들’로 설정돼 있었고, 더시사법률을 자칭한 사람이 오 변호사에게 반론 취재를 요구했다는 점을 직접 보여준다.
취재원의 신원은 요구하면서 기자는 이름도 밝히지 않아
언론사는 취재 대상에게 실명과 직책, 계약 관계, 계좌 내역과 업무 내용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취재하는 쪽도 최소한 기자의 이름과 소속, 연락처, 기사의 주제와 문제 삼는 구체적 자료를 밝혀야 한다.
특히 현재 여러 민·형사소송을 진행 중인 상대방에게 연락하는 경우라면 더 엄격해야 한다. 취재인지 소송 자료 수집인지, 반론 요청인지 심리적 압박인지 경계가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시사법률은 “공익적 사안에 대한 질문”이라고 썼다. 그러나 공익이라는 표현이 모욕적인 계정명과 단정적인 범죄 전제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공익 취재라면 ‘브로커 놈들’이라는 이름부터 사용할 이유가 없다. 기자의 실명을 밝히고, 어떤 문서와 제보를 근거로 무엇을 확인하려는지 차분하게 질문하면 된다.
비판받는 언론의 태도는 따로 있다
취재 대상이 답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자가 조롱하거나 범죄자로 전제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언론의 반론 요청은 기사를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정보가 틀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대방의 설명을 듣기 위한 과정이다.
더시사법률이 이미 ‘브로커’, ‘기만 목적의 영업’, ‘조직적 관여’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메시지를 보냈다면 그것은 공정한 반론 청취라기보다 통보에 가깝다.
공익 언론을 자처하려면 취재 대상보다 먼저 자신의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신분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모욕적으로 읽힐 수 있는 이름을 달고 상대방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방식은 공익적 취재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