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재판이란 무엇일까?
재판은 원칙적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해 진행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정한 사건에서는 당사자나 소송관계인이 다른 장소에서 영상과 음향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재판에 참여하는 ‘영상재판’을 이용할 수 있다.
법원 공식 안내에 따르면 민사 영상재판은 비디오 등 중계장치가 설치된 시설이나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해 변론기일, 변론준비기일, 심문기일 등 재판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화면을 통해 재판부와 상대방 등을 확인하면서 실시간으로 진술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화참여와는 다르다.
멀리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허가되지는 않아
영상재판의 장점은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법원과 거주지가 멀리 떨어져 있거나 건강상 이동이 어렵고, 그 밖의 사정으로 직접 출석하기 곤란한 경우 신청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청서를 냈다고 바로 영상재판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법원은 신청 이유가 충분한지, 해당 기일을 영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판단한다.
영상으로 진행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영상재판 신청’과 ‘영상재판 허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민사사건에서는 어떤 기일에 신청할 수 있을까?
법원이 안내하는 민사 영상재판 대상에는 변론기일, 변론준비기일, 심문기일, 조정기일 등이 포함된다.
사건에 따라 증인신문 등 이에 준하는 절차도 영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쪽 당사자가 먼 지역에 거주하거나 장기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영상재판을 요청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의 진술을 법정에서 직접 확인할 필요가 크거나 복잡한 증거조사가 예정돼 있다면 재판부가 직접 출석을 요구할 수도 있다.
누가 영상재판을 신청할 수 있을까?
민사사건에서는 소송 당사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다.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소송대리인을 통해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증인신문 등 특정 절차에서 영상장치 이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증인의 상황도 검토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쪽 당사자가 원한다고 상대방까지 자동으로 영상재판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판부가 사건과 기일의 성격을 살펴 최종적으로 진행방식을 정한다.
영상재판은 어떻게 신청할까?
법원은 영상재판 신청서를 마련해 두고 있다.
신청서를 작성해 담당 재판부에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고 전자소송 대상 사건이라면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제출할 수도 있다.
이미 재판기일에 출석해 있는 경우에는 다음 기일부터 영상재판을 희망한다는 취지로 기일에서 신청할 수도 있다.
신청할 때는 단순히 “법원까지 가기 힘듭니다”라고 적는 것보다 직접 출석이 어려운 구체적인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문제가 있다면 관련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장거리 이동이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참여할 수 있을까?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하도록 허가된 경우에는 재판부가 안내한 방식에 따라 지정된 인터넷 주소로 접속해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영상과 음향이 정상적으로 연결돼야 하고 재판부가 당사자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제3자가 옆에서 답변을 알려주거나 재판진행에 개입할 우려가 있는 환경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신상태가 좋지 않거나 소음이 심하고 서류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재판부가 영상기일을 계속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영상재판 역시 정식 재판절차이기 때문이다.
영상재판이면 일반 재판보다 가벼운 절차일까?
그렇지 않다.
영상으로 참여한다고 해서 재판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허가된 방식에 따라 영상기일이 진행되면 당사자는 재판부의 질문에 답하고 주장과 의견을 진술하며 필요한 절차에 참여하게 된다.
영상재판을 단순한 온라인 상담이나 비대면 회의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해진 시간에 접속해야 하고 재판부의 진행지시에 따라야 한다.
형사재판도 민사처럼 신청하면 영상으로 할 수 있을까?
형사사건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출석권과 방어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민사사건의 영상재판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검사와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공판준비기일을 영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형사사건에서의 영상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영상으로 일반 공판 전체를 받는 제도와는 다르다.
검사와 변호인이 영상장치를 통해 참여하며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형사사건의 일반 공판 전체를 영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은 아냐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용 중인 피고인이 “법원에 출정하기 힘드니 본재판을 영상으로 해달라”고 요청한다고 해서 일반 공판기일 전체가 자동으로 영상재판으로 변경되는 구조는 아니다.
형사소송법은 영상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절차와 요건을 따로 두고 있다.
따라서 형사사건에서 ‘영상재판이 가능하다’는 말만 듣고 민사사건처럼 피고인이 모든 재판을 화면으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 예정된 기일이 어떤 절차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형사사건 증인도 영상으로 신문할 수 있어
형사절차에서도 영상장치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증인신문이다.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사건뿐 아니라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거나 교통이 불편하고 건강상태 등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아래 영상장치를 통한 증인신문이 가능하다.
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듣고 영상신문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형사 영상재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피고인의 본안 공판인지, 공판준비기일인지, 증인신문인지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는 사람도 영상으로 재판할 수 있을까?
수용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재판을 영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용자가 다른 민사사건의 당사자라면 해당 민사절차에서 영상재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반면 자신이 피고인인 형사 본안재판은 형사소송법상 출석과 방어권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실제로 영상을 이용하려면 재판부의 허가뿐 아니라 교정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영상시설과 일정도 맞아야 한다.
따라서 수용자가 단순히 교정시설에 신청서를 내는 것만으로 영상재판이 확정된다고 볼 수 없다.
수용자가 민사소송의 당사자라면 상황은 다를 수 있어
수용자는 형사재판만 받는 것이 아니다.
별도의 손해배상소송이나 채권 문제, 가사사건 등 다른 재판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법원까지 직접 이동하기 어려운 수용상황은 영상재판을 검토할 때 설명해야 할 사정이 될 수 있다.
다만 영상 참여가 필요한 이유와 현재 수용기관 등을 재판부에 구체적으로 알려야 하고 실제 실시 여부는 법원이 판단한다.
교정시설 측의 영상시설 이용이 가능한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영상재판을 허가받으면 어떻게 진행될까?
재판부가 영상재판을 진행하기로 하면 접속방법과 기일 등을 안내한다.
참여자는 지정된 시간에 맞춰 접속하고 카메라와 마이크 등 장비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재판이 시작되면 신원과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일반적인 재판과 마찬가지로 사건의 주장과 답변, 필요한 절차가 진행된다.
형사 영상공판준비기일의 경우에도 인터넷 화상장치에 지정된 주소로 접속하지 않으면 불출석으로 처리될 수 있다.
다만 당사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접속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인터넷이 끊기면 재판도 그대로 끝나는 걸까?
영상재판은 기술적인 문제도 중요하다.
형사 영상공판준비기일의 경우 통신불량이나 소음, 서류 확인의 어려움, 제3자가 개입할 우려 등이 있어 영상진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기일을 연기하거나 속행하고 직접 법정에 출석하도록 할 수 있다.
민사 영상재판에서도 안정적인 영상과 음향환경이 중요하다.
따라서 신청 전에는 단순히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실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준비해야 한다.
영상재판 중 촬영이나 녹음은 마음대로 해도 될까?
영상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화면을 자유롭게 녹화하거나 재판내용을 촬영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의 촬영·녹음과 법정질서는 별도의 규율을 받는다.
영상재판 역시 정식 재판이므로 화면 밖의 제3자가 재판내용을 촬영하거나 답변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가 정한 진행방식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
영상재판이 항상 더 유리한 것도 아냐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고령이나 질병,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직접 법정에 출석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당사자의 진술태도가 중요한 사건이나 복잡한 증인신문과 증거조사가 필요한 사건에서는 대면절차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상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과 영상재판을 하는 것이 자신의 사건에 유리한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영상재판을 신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왜 필요한가’
영상재판은 법원에 가지 않는 편의를 제공하는 제도이지만 단순히 이동이 귀찮다는 이유로 자동 허가되는 절차는 아니다.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영상으로 진행하더라도 재판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판부가 판단해야 한다.
특히 수용 중인 사람이라면 사건 종류와 현재 기일의 성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민사사건인지 형사사건인지, 형사사건이라면 공판준비기일인지 증인신문인지 일반 공판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재판의 핵심은 ‘신청만 하면 법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가 아니다.
어떤 사건의 어떤 기일을 영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담당 재판부가 허가해야 실제 영상재판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