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반성문과 탄원서를 쓰는데 우리만 안 써도 될까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형사재판을 준비하면서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해야 할지 고민하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주변에서는 반성문이나 가족 탄원서를 준비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려오지만 담당 변호인은 “굳이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결국 가족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다른 피고인들은 모두 제출하는 것 같은데 우리 사건만 제출하지 않았다가 불리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반성문은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아냐
우선 형사재판에서 반성문 제출이 의무인 것은 아니다.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고 모든 피고인이 반드시 몇 장 이상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따라서 “형사재판을 받으면 반성문부터 써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태도를 양형 과정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라면 반성문이 그 내용을 전달하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탄원서도 마찬가지야
탄원서 역시 모든 형사재판에서 가족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아니다.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자매, 지인 등이 피고인의 평소 생활이나 가족관계, 재범방지를 위한 주변의 지원계획 등을 설명하기 위해 제출할 수 있는 자료다.
하지만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불리한 판단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해당 사건에서 탄원서를 통해 재판부에 전달할 실질적인 내용이 있는지다.
그런데 왜 반성문을 많이 제출할까
형사재판에서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어떤 형을 정할 것인지 판단하는 양형 과정이 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와 함께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
범행 이후 피고인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역시 양형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피고인의 반성이나 피해회복 노력, 재범방지 노력 등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 가운데 하나로 반성문이 활용되는 것이다.
‘진지한 반성’은 실제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여러 범죄군 양형기준에는 ‘진지한 반성’이 일반양형인자 또는 집행유예 참작사유 등으로 반영돼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진지한 반성’과 단순히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양형위원회는 진지한 반성을 판단할 때 범행을 인정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회복 또는 재범방지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 등을 조사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성문 한 장 냈다고 ‘진지한 반성’이 되는 것은 아냐
양형위원회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진지한 반성’이라는 감경인자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피해회복이나 재범방지를 위한 자발적인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종이 한 장을 제출했느냐가 아니라 피고인의 실제 행동과 태도다.
반성문을 10장, 20장 내면 더 유리할까
제출 횟수를 점수처럼 계산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반성문을 한 장 제출하면 얼마가 감형되고 열 장을 제출하면 더 크게 감형되는 식의 기준은 없다.
매주 한 장씩 제출해야 한다거나 공판기일마다 반드시 새로운 반성문을 제출해야 한다는 법적 규칙도 없다.
따라서 다른 피고인이 매주 반성문을 제출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사건에서도 같은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용이 비슷한 반성문을 계속 제출하면 어떨까
반성문을 여러 차례 제출하는 경우에도 내용이 중요하다.
매번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는 표현만 반복한다면 피고인의 변화나 구체적인 노력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사실에 맞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횟수보다 내용과 실제 행동의 연결이 중요하다.
반성문에는 무엇을 쓰는 것이 좋을까
사건마다 다르지만 범행을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피해나 결과가 발생했는지,
그 피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생활할 것인지 등을 사실에 맞게 정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실제로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적거나 앞으로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과장해서 작성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반성문은 주의해야
형식상 제목은 반성문이지만 내용에서는 계속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경우도 있다.
“피해자가 먼저 원인을 제공했다”,
“상대방도 잘못했다”,
“억울하지만 처벌받게 돼 반성한다”는 식의 내용은 사건에 따라 반성의 취지와 충돌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법적으로 다퉈야 할 사실이 있다면 무조건 인정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반성문을 작성하기 전에 현재 사건에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혐의를 부인하는데 반성문을 써도 될까
이 부분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피고인이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데 반성문에 “제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을 적으면 기존 재판 전략과 모순될 수 있다.
반대로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 법률적인 부분만 다투는 사건도 있다.
예를 들어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고의나 범죄 성립 여부를 다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건마다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혐의를 다투고 있다면 임의로 반성문부터 작성하기보다 담당 변호인과 제출 여부 및 표현을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변호사가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 이유도 살펴봐야
사연처럼 담당 변호사가 반성문을 굳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면 그 이유부터 물어보는 것이 좋다.
사건의 핵심이 양형보다 무죄 주장에 있을 수도 있고,
이미 충분한 양형자료가 제출됐을 수도 있으며,
현재 재판 전략상 반성문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또 작성하려는 반성문의 내용이 기존 주장과 충돌할 가능성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의 사례를 보고 담당 변호인의 전략과 반대로 자료를 제출하는 것보다는 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탄원서는 누가 쓰는 것이 좋을까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작성하는 탄원서라면 단순히 “착한 사람입니다”라는 평가를 반복하기보다 작성자가 피고인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함께 살아온 가족이라면 평소 생활 모습이나 가족 내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
직장 관계자라면 근무태도나 복귀 가능성 등을 사실에 맞게 설명할 수 있다.
또 출소나 재판 이후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지원하고 재범을 막을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전달할 수도 있다.
탄원서도 많이 받을수록 좋은 것은 아냐
탄원서 역시 숫자 경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가족과 친척, 친구에게 비슷한 문구를 복사해 수십 장을 받아 제출한다고 해서 그 숫자만큼 양형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성자와 피고인의 관계가 무엇인지, 왜 선처를 요청하는지, 어떤 구체적인 사정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직접 경험한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탄원서 대신 다른 자료가 더 중요할 수도 있어
사건에 따라서는 반성문이나 탄원서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피해회복을 했다면 관련 자료,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합의 관련 자료,
치료나 상담을 받고 있다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재범방지 교육을 이수했다면 관련 자료,
직장이나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 등이 검토될 수 있다.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는 범죄유형과 사건의 쟁점에 따라 달라진다.
피해회복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중요해
양형위원회 기준에서도 범죄유형에 따라 피해회복이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 등이 양형인자로 고려된다.
따라서 반성문에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적는 것과 실제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합의가 가능한 사건이라면 적법한 방법으로 합의를 시도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경위가 중요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가 접촉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압박해서는 안 된다.
가족 탄원서에는 재범방지 계획도 담을 수 있어
가족 탄원서는 단순히 피고인을 불쌍하게 봐달라는 내용만 작성할 필요는 없다.
가족이 앞으로 피고인과 함께 생활할 것인지,
취업이나 생계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 이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음주나 도박 등 특정 문제가 사건과 관련됐다면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와 지원을 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나 향후 생활환경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반성문에 피해자의 용서를 받았다고 함부로 쓰면 안 돼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았는데 “피해자도 저를 용서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작성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의사를 피고인이 임의로 대신 판단하는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에 맞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반성문에서는 자신의 행동과 책임, 피해회복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족이 대신 반성문을 써줘도 될까
반성문은 기본적으로 피고인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전달하는 자료다.
가족이 문장을 대신 만들어 피고인이 그대로 옮겨 적는 방식보다는 피고인이 자신의 말로 작성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
가족은 사건 진행상황을 정리해주거나 어떤 내용을 생각해볼지 도와줄 수 있지만 실제 경험과 생각이 아닌 내용을 만들어 넣는 것은 피해야 한다.
탄원서는 반대로 가족이나 지인이 자신의 입장에서 작성하는 자료다.
두 문서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속돼 있어도 반성문을 작성할 수 있어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용 중인 피고인도 반성문을 작성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제출방법은 사건 진행단계와 변호인 선임 여부 등에 따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변호인이 있다면 작성한 반성문을 변호인에게 전달해 다른 양형자료와 함께 정리해서 제출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가족이 별도로 제출하려는 경우에도 담당 변호인에게 먼저 알려 전체 제출자료가 중복되거나 재판 전략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언제까지 제출해야 할까
반성문과 탄원서를 준비한다면 재판이 어느 단계인지도 중요하다.
아직 1심 공판이 진행 중인지,
변론종결을 앞두고 있는지,
이미 선고기일이 지정됐는지,
항소심이 진행 중인지에 따라 준비할 수 있는 시간과 자료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선고 직전에 급하게 많은 자료를 제출하기보다 담당 변호인과 제출시기를 미리 조율하는 편이 좋다.
항소심에서도 반성문을 다시 내야 할까
1심에서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항소심에서 반드시 같은 자료를 다시 여러 장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에서는 1심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 있다면 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1심 이후 피해회복이 이루어졌거나,
합의가 성립했거나,
새로운 재범방지 노력이 시작됐거나,
가족이나 생활환경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면 새로운 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달라진 내용 없이 기존 문장을 반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성문·탄원서만으로 형이 결정되는 것은 아냐
형사재판의 양형은 한두 가지 자료만 보고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도록 하고 있다.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이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해당 범죄유형의 여러 양형인자도 함께 검토된다.
따라서 반성문이나 탄원서는 전체 양형자료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반성문을 안 냈으니 반성하지 않는다’고 바로 판단할까
반성의 태도는 반성문 한 장으로만 판단되는 것이 아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보인 태도,
범행 인정 여부,
피해에 대한 인식,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
재범방지를 위해 실제로 한 행동 등 다양한 사정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따라서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 놓고 실제 반성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반성문을 여러 장 제출했다고 실제 반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제출 횟수와 비교할 필요 없어
교정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매주 한 장씩 냈다”, “가족 탄원서를 20장 받았다”, “공판마다 제출했다”는 경험담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사건마다 범죄유형과 피해 정도, 피고인의 전력, 피해회복 여부, 인정 여부와 재판 전략이 모두 다르다.
누군가 반성문을 10장 냈다고 자신의 사건에서도 10장을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제출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사건에서도 필요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변호인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돼
담당 변호인이 반성문을 굳이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면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우리 사건에서는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현재 무죄 또는 일부 혐의를 다투고 있어서 반성문이 재판 전략과 충돌할 수 있나요?”
“탄원서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나요?”
“반성문보다 우선해서 준비해야 할 양형자료가 있나요?”
“선고 전 추가로 준비해야 할 자료가 있나요?”
이렇게 사건에 맞춰 질문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훨씬 명확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장 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보여주느냐
형사재판을 앞둔 가족에게 반성문과 탄원서는 쉽게 눈에 보이는 준비물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여러 장을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불안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반성문과 탄원서는 제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반성문이라면 피고인이 자신의 행동과 피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피해회복과 재범방지를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탄원서라면 피고인의 가족관계와 생활환경, 사회적 유대관계, 향후 지원계획 등을 작성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반성문의 표현 하나가 기존 주장과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담당 변호인이 “굳이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면 다른 사건의 사례를 따라 무조건 제출하기보다 그 판단의 이유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반성문과 탄원서는 많이 제출해야만 하는 숙제가 아니다.
자신의 사건에서 실제로 전달해야 할 내용이 있을 때, 다른 주장과 모순되지 않는 방법으로 준비하는 양형자료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