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인정’보다 정확한 표현은 공소사실 인정
형사재판에서 흔히 “공소장을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정확하게는 검사가 공소장에 적은 범죄사실인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변호인의견서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명확히 기재돼 있다면 피고인 측이 범행의 주요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는 방향으로 재판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의견서의 한 문장만으로 모든 법률적 쟁점까지 인정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객관적인 행위는 인정하면서 고의나 주도적 역할을 다투거나, 여러 혐의 가운데 일부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의견서 전체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는지, 일부 사실이나 적용 죄명·가담 정도는 다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변호인의견서가 있어도 법정에서 본인에게 다시 확인
첫 공판은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알리고 성명과 연령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으로 시작한다.
이어 검사가 공소사실을 설명하고,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직접 입장을 밝힌다. 이후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검사의 의견진술인 구형, 변호인의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 순서로 진행된다.
따라서 변호인이 의견서를 제출했더라도 피고인의 최종 입장은 법정에서 다시 확인된다. 의견서 내용이 본인의 의사와 다르거나 인정 범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첫 공판 전에 담당 변호인에게 알려야 한다.
법정 자백 시 간이공판절차가 진행될 수도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면 법원은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간이공판절차로 심판할 것을 결정할 수 있다. 간이공판절차는 통상적인 재판보다 증거조사 방식이 간소화되는 절차다.
여기서 말하는 자백은 공소장에 적힌 사실을 인정하면서 위법성이나 책임을 없애는 별도의 사유를 주장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반드시 “저는 유죄입니다”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다만 변호인의견서에 인정 취지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간이공판절차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어떤 진술을 하는지와 재판부의 결정이 필요하다.
공소사실 인정과 증거동의는 서로 달라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동의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공소사실 인정은 자신이 어떤 행위를 했고 범죄사실이 성립하는지를 다투지 않는다는 의미다. 증거동의는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 진술서, 계좌내역과 영상 등의 자료를 법정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할지를 정하는 문제다.
실무에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사건에서 검찰 증거에도 대체로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가담 정도를 과장한다고 판단하면 별도의 증거의견을 낼 수 있다.
피고인이 자백하더라도 자백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는 없으며, 자백이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실하다고 뒷받침할 보강증거가 필요하다.
첫 공판에서 검사 구형까지 나올 수 있어
첫 공판이라고 반드시 공소사실 확인만 하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 증거에 이견이 없으며, 증인신문이나 추가 사실조회가 필요하지 않다면 첫날 증거조사를 마칠 수 있다.
합의서와 피해변제 자료, 반성문 등 양형자료까지 준비돼 있다면 검사가 구형하고 변호인이 최종변론을 한 뒤 피고인이 최후진술을 하면서 재판이 결심될 가능성도 있다. 법원 안내상 검사 구형은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이후에 진행된다.
반대로 피해자와의 합의가 진행 중이거나 양형자료를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경우, 공범별 역할이나 일부 사실을 다투는 경우에는 다음 기일로 속행될 수 있다.
구형이 나와도 형량이 확정된 것은 아냐
검사의 구형은 재판부에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히는 검찰 측 의견이다.
검사가 징역이나 벌금형을 구형했다고 그 형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증거, 피해 정도, 피해회복, 전과와 반성 등 전체 양형조건을 종합해 별도의 선고기일에 판결한다.
법원 안내에 따르면 공판절차가 끝나면 법원이 심리를 종결하고 통상 별도의 날짜에 판결을 선고한다.
첫 공판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
가족이 의견서 문구만 보고 재판 결과를 추측하기보다 담당 변호인에게 다음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는지, 일부 혐의나 가담 정도는 다투는지 확인해야 한다. 검찰 증거에 모두 동의할 예정인지와 첫 공판에서 결심·구형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물어볼 필요가 있다.
결심 가능성이 있다면 합의서와 변제내역, 탄원서, 치료·교육자료 등 제출할 양형자료가 모두 준비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에서는 유·무죄보다 형량이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의 최후진술 역시 형식적인 사과에 그치기보다 피해회복 노력과 재범방지 계획을 사실에 맞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판과 양형을 처음 경험하는 가족들에게 안기모카페는 변호인의견서와 공소장, 첫 공판과 검사 구형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인정 사건’이라도 혐의의 수와 증거관계, 합의 진행상황에 따라 첫 공판의 진행은 달라질 수 있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공소장을 인정한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공소장에 적힌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변호인의견서에 인정 취지가 있어도 첫 공판에서 피고인 본인의 입장을 다시 확인한다.
공소사실 인정과 검찰 증거에 대한 동의는 서로 다른 문제다.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면 사건에 따라 간이공판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사실관계와 증거에 다툼이 없고 양형자료까지 준비됐다면 첫 공판에서 검사 구형과 최후진술까지 진행될 수 있다.
검사의 구형은 최종 형량이 아니며 실제 판결은 재판부가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