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할까 걱정됩니다”
구속 피고인의 선고기일과 보석심문을 앞둔 가족에게 법정에서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는 큰 걱정거리다.
심문 과정에서 답변을 잘못하면 보석이 기각되는 것은 아닌지, 선고기일과 같은 날 심문이 잡힌 것이 특별한 의미인지 불안할 수 있다.
그러나 보석심문 질문은 모든 사건에 똑같이 적용되는 정해진 문답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법원은 사건기록과 보석청구서, 검사와 변호인의 의견을 바탕으로 현재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형사소송규칙은 법원이 보석청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심문기일을 정해 구속 피고인을 심문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이미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충분히 진술했거나 기록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별도 심문 없이 결정할 수도 있다.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석방 후 거주지
판사는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되면 어디에서 누구와 생활할 것인지 물을 수 있다.
“현재 주소는 어디입니까”, “석방 후에도 그곳에서 계속 살 수 있습니까”, “함께 거주하며 관리할 가족이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이 대표적이다.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주소 변경 가능성이 크다면 도주 우려와 법원 출석 가능성에 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주민등록등본과 임대차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뿐 아니라 실제 동거할 가족과 보호계획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재판에 빠짐없이 출석할 수 있는지 확인
보석은 사건이 끝나 피고인을 완전히 석방하는 제도가 아니다. 일정한 조건 아래 구속을 풀고 불구속 상태에서 남은 재판을 받도록 하는 절차다.
이에 따라 판사는 재판 출석을 약속할 수 있는지, 직장과 거주지가 안정돼 있는지, 출국이나 장기간 이동계획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법원은 보석조건으로 출석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출국금지, 지정된 일시와 장소에 출석할 의무와 보증금 납부 등을 정할 수 있다.
“법원이 부르면 반드시 출석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답변만 준비하기보다, 가족이 출석일정을 어떻게 관리할지와 교통·생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증거인멸이나 피해자 접촉 가능성도 주요 질문
보석심문에서는 주요 증거가 이미 확보됐는지, 피고인이 석방 후 공범이나 증인에게 연락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핀다.
판사는 “피해자나 공범에게 연락한 적이 있습니까”, “석방되면 사건 관계자와 접촉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휴대전화나 계좌 등 주요 증거는 이미 제출했습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
피해자나 증인에게 접근하거나 회유·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석에 불리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피해자·증인 접근금지, 연락금지와 특정 장소 출입금지 등의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
합의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피고인이나 가족이 피해자에게 직접 반복적으로 연락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안전하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다시 물을 수도 있어
보석심문은 본안재판과 목적이 다르지만 사건 내용과 피고인의 입장이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범행에 대한 생각과 반성 여부, 피해회복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방어권을 행사하면서도 증거를 없애거나 관계인에게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려다 기존 변론과 다른 사실을 새롭게 인정하거나, 모르는 내용을 추측해서 답해서는 안 된다. 질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변호인과 상의해 사실대로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사정과 건강 문제는 구체적인 자료로
어린 자녀나 고령의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사정, 피고인 또는 가족의 질병과 생계 문제도 질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 힘들다는 호소만으로 보석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어떤 보호를 필요로 하는지, 피고인이 석방되면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를 가족관계·의료·소득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취업 예정이라면 재직증명서나 복직확인서, 가족이 감독할 예정이라면 보호·감독 서약서와 실제 생활계획을 준비할 수 있다. 법원은 보석조건을 정할 때 범죄의 성질과 증거, 피고인의 전과·성격·환경과 피해배상 등 범행 이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보증금은 어떻게 마련할지도 물을 수 있어
보석청구서에 보증금이나 보석보증보험증권을 제시했다면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누가 보증금을 마련하는지, 자금 출처가 무엇인지, 보석 허가 후 법원이 정한 조건을 언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
다만 보증금을 많이 준비했다고 반드시 보석이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보증금은 출석을 담보하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이며, 도주·증거인멸과 피해자 위해 가능성이 크다면 보석이 제한될 수 있다.
선고기일과 같은 날 잡힌 의미는 확대해석 금물
보석심문과 선고기일이 같은 날 지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하려 한다거나 집행유예를 선고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재판부가 기록과 피고인의 상태를 한날 함께 확인하기 위해 일정을 정했을 수 있고, 실제 보석 판단과 선고 결과는 각각의 요건에 따라 결정된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석 또는 구속취소 청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결정해야 하지만, 심문 당일 즉시 결과가 고지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외운 답변보다 사실에 맞는 계획이 중요
보석심문을 준비할 때 예상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통째로 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석방 후 주소와 직장, 가족의 감독계획, 재판 출석 방법과 피해자·공범 접촉 방지계획을 본인의 실제 상황에 맞춰 정리해야 한다. 보석청구서와 가족이 제출한 자료, 법정에서 하는 답변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도 담당 변호인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보석심문과 선고기일을 앞둔 가족들이 법정 질문과 준비자료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처음 겪는 심문은 누구에게나 긴장되지만, 과장된 답변보다 법원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