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 여부’와 ‘구속 여부’를 따로 봐야
불송치와 불구속 송치를 구분할 때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는지와 피의자가 구속됐는지를 각각 살펴봐야 한다.
불송치에서 중요한 것은 ‘송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찰이 수사를 마친 결과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거나 법률상 처벌할 수 없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린다.
반면 불구속 송치는 경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면서도 피의자를 구치소 등에 수용하지 않는 절차다. 피의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추가 조사나 출석 요구에 대응하게 된다.
따라서 불구속 송치를 무혐의나 사건 종결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사건은 이미 검찰 단계로 넘어갔으며, 검사가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한다.
불송치 사유는 통지서에서 확인해야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크게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각하 등으로 구분된다.
‘혐의없음’은 범죄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거나 피의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다. ‘죄가안됨’은 행위가 범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하지만 정당방위 등 범죄 성립을 막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공소권없음’은 공소시효가 완성됐거나 사면, 고소취소 등으로 처벌할 수 없는 경우이며, ‘각하’는 다른 불송치 사유가 명백하거나 고소·고발 내용만으로 수사를 계속할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등에 내려질 수 있다.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은 별도의 결정 종류라기보다 일반적으로 공소권없음 사유에 포함된다. 경찰수사규칙도 불송치 결정의 주문을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각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불송치는 법원의 무죄판결과도 다르다. 경찰 단계의 수사결과일 뿐이므로 이의신청이나 검사의 재수사 요청에 따라 사건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불송치인데 검찰이 기록을 확인하는 이유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더라도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와 관계 서류, 증거물을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이때 사건 자체를 검사의 처분 대상으로 넘기는 것은 ‘송치’, 불송치 결정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록을 보내는 것은 ‘송부’라고 구분한다.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수사 요청은 원칙적으로 기록을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뤄지며, 90일이 지난 뒤에는 법령에서 정한 별도의 사유를 재수사요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경찰은 재수사 요청을 접수한 날부터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 재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수 있고, 기존 불송치 판단을 유지할 수도 있다.
고소인과 피해자는 이의신청 가능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나 피해자, 법정대리인 등은 불송치 결정을 한 경찰관이 소속된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함께 보내야 한다. 이의신청서에는 단순히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만 적기보다 경찰의 사실판단이나 법률판단 중 잘못된 부분, 조사되지 않은 증거, 추가로 확인해야 할 참고인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현행 형사소송법은 고발인을 불송치 이의신청권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형식상 고발인으로 접수했더라도 실제로 범죄의 직접 피해자이며 처벌 의사를 표시했다면 실질적으로 고소인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형사소송법에는 불송치 이의신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별도의 신청 기간이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료 확보와 관계인 조사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통지서와 불송치 이유를 확인한 뒤 가능한 한 신속하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구속 송치 후에는 검사가 다시 판단
불구속 송치된 사건을 받은 검사는 경찰이 보낸 기록과 증거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필요한 경우 피의자나 피해자, 참고인을 다시 조사할 수 있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가 반드시 기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사건에 따라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정식기소, 벌금형 등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약식기소, 혐의없음·죄가안됨·공소권없음 등의 불기소 처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 등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불구속 송치는 유죄 확정이나 재판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을 수도 있고 추가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질 수도 있다.
불구속 상태가 앞으로도 반드시 유지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새롭게 확인되면 검사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통지서를 받은 뒤 확인할 사항
불송치 통지를 받은 피의자는 결정 종류와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고 상대방의 이의신청이나 재수사 가능성에 대비해 계약서, 문자메시지, 계좌내역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할 필요가 있다.
불구속 송치된 피의자는 관할 검찰청과 검찰 사건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경찰 조사에서 제출하지 못한 자료, 사실관계가 잘못 기재된 부분, 피해회복이나 합의자료가 있다면 검찰의 처분 전에 정리해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주소나 연락처가 변경된 경우 검찰의 출석 통지를 놓치지 않도록 변경된 정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불송치: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는 수사결과
불구속 송치: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은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
불송치는 법원의 무죄판결과 다른 경찰 단계의 결정
불구속 송치는 유죄 확정이나 기소 확정을 의미하지 않음
고소인·피해자 등은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 가능
고발인은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불송치 이의신청 대상에서 제외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사건과 관계 서류를 검찰에 송치
검찰은 송치 사건을 검토해 정식기소, 약식기소, 불기소, 기소유예 등을 결정
※ 불송치와 불구속 송치는 통지서에 기재된 결정 내용과 사건의 증거관계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진다. 구체적인 사건은 수사결과 통지서와 결정 이유를 토대로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