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액 전부를 공탁해야 하는 건가요?”
사기미수 사건의 재판을 앞둔 가족들은 피해자와 합의가 어렵거나 연락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형사공탁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범행 대상 금액과 실제 피해액, 공탁금이 어떤 관계인지 알기 어려워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 수형자 가족도 사기미수 금액이 4,800만원으로 기재된 사건에서 그 금액 전부를 공탁해야 하는지, 일부만 맡긴다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를 물었다. 피해자가 다른 사건 피해자와 가족관계에 있고, 다른 사건에서는 이미 합의금이 지급된 상황이라 판단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사기미수도 처벌되지만 실제 손해는 구분해야
형법은 사기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범죄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으며,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4,800만원을 편취하려다 실제 돈을 받지 못한 사건이라면 ‘범행 대상 금액’과 ‘현실적으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사기범죄 양형기준도 손해 발생의 위험이 크게 현실화되지 않은 경우를 감경요소로 두고 있다. 반면 범행수법과 기망의 정도, 반복성,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 등은 별도로 평가된다.
공탁금에는 ‘미수금액의 몇 퍼센트’라는 기준 없어
사기미수 금액이 4,800만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4,800만원 전액을 공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실제 재산상 손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법에는 미수금액의 절반이나 일정 비율을 공탁해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 법원은 실제 손해의 내용과 범행의 위험성, 피해자의 처벌 의사, 피고인의 합의 시도와 경제적 능력, 다른 양형자료를 종합해 판단한다.
양형기준은 재산적 피해가 실제 발생한 사건에서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이 회복된 경우를 ‘실질적 피해 회복’의 한 기준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를 사기미수 금액에 그대로 적용해 4,800만원의 3분의 2를 공탁해야 한다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확정된 손해액과 사건 구조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
다른 사건의 합의금이 이번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반영되진 않아
두 피해자가 가족관계에 있더라도 각 사건과 피해자는 원칙적으로 별도로 살펴야 한다. 다른 사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많이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이번 사기미수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이나 처벌불원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 피해자에게 실제 손해가 있었는지, 합의나 사과를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 다른 사건의 지급금과 현재 사건 사이에 법률상 연관성이 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가족관계라는 이유로 한 피해자가 받은 돈을 다른 피해자 몫까지 포함한 것으로 임의 해석하거나, “이미 가족이 돈을 받았으니 합의해 달라”고 요구해서도 안 된다.
공탁했다고 반드시 감형되는 것은 아냐
형사공탁은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기 어렵거나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피해회복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검토할 수 있는 절차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는 피고인은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사건번호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 등을 기재해 형사공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탁금을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합의나 처벌불원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양형위원회는 공탁에 대한 피해자의 의견과 피해 규모, 피고인이 공탁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는지와 회수 의사 등을 신중하게 살펴 실질적인 피해회복으로 인정할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자가 공탁을 원하지 않거나 실제 피해와 비교해 지나치게 적은 금액이라면 기대한 만큼 유리하게 평가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금액을 정하기 전 공소장과 사건기록부터 확인해야
게시글 내용만으로 적절한 공탁금액을 숫자로 정하기는 어렵다. 먼저 공소장과 기록에서 4,800만원이 편취하려 한 금액인지, 별도의 비용이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는지, 피해자가 어떤 의견을 제출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뒤 변호인과 ▲실제 확정된 손해 ▲피해자의 합의 의사 ▲마련 가능한 공탁금 ▲다른 사건의 합의 내용 ▲공탁 이후 추가 변제 계획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다.
전액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무리하게 빚을 내 공탁하기보다 현재 마련할 수 있는 금액과 향후 피해회복 계획을 사실대로 설명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거절하면 불이익이 생길 것처럼 압박하는 행위는 오히려 불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합의와 공탁, 피해회복 자료를 처음 준비하는 수형자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공탁금은 다른 사건의 사례나 단순 비율로 결정하기보다 현재 사건에서 발생한 실제 손해와 피해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