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 전에 합의해야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나요?”
형사재판을 처음 겪는 가족들은 첫 공판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질 수 있다. 피해자와 합의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연락이 늦어지거나 합의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재판이 시작되는 것만으로 이미 불리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진다.
한 수형자 가족도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돼 재판부만 정해진 상태에서 첫 공판 전에 합의를 마쳐야 하는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물었다.
원문에는 피해액과 피해자 수, 피고인의 구체적인 역할, 전과와 취득한 이익 등이 나타나지 않아 실제 형량이나 집행유예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
첫 공판 전 합의가 법적으로 정해진 마감은 아냐
피해자와 합의를 첫 공판 전에 끝내야 한다는 법정기한은 없다. 첫 공판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동의하는지, 추가 증인신문이나 증거조사가 필요한지를 확인한다.
합의가 진행 중이라면 그 상황을 변호인이 재판부에 설명할 수 있고, 이후 합의서나 처벌불원서·변제내역이 마련되면 재판 과정에서 추가로 제출할 수 있다. 다만 재판부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제출하는 편이 안전하다. 형사재판에서는 증거뿐 아니라 형량을 정하는 데 필요한 사정도 함께 심리된다.
따라서 첫 공판 전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실형이나 불리한 판결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첫 공판은 합의의 마지막 날이 아니라 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가깝다.
사기방조는 ‘얼마나 알고, 무엇을 도왔는지’가 중요
형법상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은 종범으로 처벌하며, 일반적으로 종범의 법정형은 정범보다 감경된다. 다만 이 규정이 실제 선고형을 자동으로 일정 비율 줄여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얼마나 인식했는지, 어떤 행위로 범죄를 쉽게 만들었는지와 가담 기간 등을 살펴 형을 정한다.
사기범죄 양형기준도 사실상 압력에 따른 소극적인 가담이나 단순 가담을 유리한 요소로 보는 반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실행을 지휘한 경우,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등은 불리한 요소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사기방조’라는 죄명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보다 계좌나 휴대전화 제공 경위, 범행을 알게 된 시점, 받은 대가와 실제 이익, 범행에서 빠져나오려 한 정황 등을 기록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합의는 중요하지만 유죄 여부를 없애는 장치는 아냐
사기사건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과 실질적인 피해회복은 중요한 감경요소로 검토된다. 피해액을 실제로 갚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면 형량과 집행유예 판단에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합의했다고 사기사건이 자동으로 끝나거나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는 것도 아니다. 재판부는 피해 규모와 회복 정도, 피고인의 역할과 전과, 반성과 재범 방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특히 피해회복 노력이 전혀 없는 사정은 집행유예 판단에서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다.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압박해 추가 피해를 준 경우 역시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연락은 변호인을 통한 적절한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
전액 합의가 어렵다면 현실적인 변제계획 준비
경제적인 사정으로 피해액 전부를 한꺼번에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 재판을 기다리는 것과 일부 변제라도 실제로 이행하며 계획을 설명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가족은 현재 마련 가능한 금액과 피해자별 피해액, 일부 변제 내역, 향후 소득과 분할변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변호인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행할 수 없는 금액을 약속하거나 형식적인 합의 시도만 반복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피해회복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의가 어려운 경우에는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도 있지만, 공탁만으로 피해자의 용서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의 의견과 피해 규모, 공탁금액 및 회수 의사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첫 공판 전 가족이 확인할 내용
가족은 담당변호인에게 피해자와의 연락 창구가 확보됐는지, 합의 의사는 전달됐는지, 피고인의 정확한 가담 내용과 취득한 이익이 무엇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소장과 증거기록을 바탕으로 피고인이 범행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정범의 요구에 따라 소극적으로 가담했는지, 반복적으로 범행을 도왔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피해회복 자료뿐 아니라 반성문, 범죄에 이용된 계좌·휴대전화 관리 방안, 취업과 가족의 감독계획 등 재범 방지 자료도 함께 준비할 수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첫 공판과 피해자 합의를 앞두고 막막함을 느끼는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재판 전에 합의를 끝내지 못했다는 불안에만 머무르기보다 현재 가능한 피해회복을 실제로 이어가고, 피고인의 구체적인 역할을 기록에 맞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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