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구형됐는데 추가 건이 나왔습니다”
형사재판을 지켜보는 가족에게 검사의 구형은 재판이 거의 끝나간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시점에 또 다른 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최근 한 교정생활 정보공유 커뮤니티에도 사기죄 재판에서 구형이 이뤄진 이후 추가 사건이 나오자 “추가 건까지 합쳐서 다음 재판에 반영되는지”를 묻는 사연이 올라왔다.
이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추가 건이 떴다’는 말이 정확히 어느 단계를 의미하는지다.
단순히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인지, 검찰에 송치된 것인지, 이미 추가기소돼 법원에 새로운 사건번호가 부여된 것인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추가 사건이 생겼다고 기존 재판에 자동으로 합쳐지지는 않아
여러 사건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두 하나의 재판으로 자동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형사사법절차에서도 같은 피고인에게 여러 사건이 있으면 분리기소나 추가기소가 이뤄질 수 있고, 법원에 계속된 사건 역시 병합되거나 분리된 상태로 심리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동일한 피고인의 여러 범죄가 수사·기소 과정과 법원의 병합·분리 여부 등에 따라 여러 사건으로 나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사기 사건이 수사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현재 재판의 다음 기일에 곧바로 포함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추가 사건이 기소됐는지, 어느 법원에 배당됐는지, 기존 사건과 병합해 심리할 것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검사가 구형했다면 재판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
검사의 구형은 통상 증거조사 등 심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 이뤄진다.
따라서 구형까지 마친 상황에서 추가 사건이 기소된다면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기존 사건의 선고를 그대로 하는지”, “다시 재판을 열어 추가 사건까지 함께 다루는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필요한 경우 종결된 변론이 다시 열리는 경우도 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일정한 사정이 생긴 경우 법원이 변론을 재개해 추가 심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인정된다.
다만 이것이 ‘추가 사건이 생기면 반드시 변론을 재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진행은 추가기소 시점과 사건의 관련성, 재판 진행 정도 등 개별 사정을 확인해야 한다.
병합되면 추가 사건도 함께 심리될 수 있어
추가 사건이 기소된 뒤 기존 사건과 병합된다면 하나의 재판절차에서 함께 심리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제 판결에서도 한 피고인에게 여러 사건번호가 부여된 사건들이 병합돼 하나의 판결로 처리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추가된 공소사실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므로 기존 사건에서 이미 검사가 구형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선고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로 병합된 사건에 대해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어떤 증거가 제출되는지, 피해 회복이나 합의 등 양형과 관련된 사정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는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예정됐던 선고나 다음 기일의 진행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병합되지 않으면 별도의 재판으로 진행될 수도
반대로 추가 사건이 기존 사건과 합쳐지지 않고 별개의 형사사건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특히 기존 사건의 재판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반면 추가 사건은 아직 수사 단계이거나 기소 시점이 늦다면 두 사건의 절차가 서로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기존 사건의 판결이 언제 확정되는가’다.
형법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관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판결이 확정된 죄와 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다루는 제도가 여러 죄를 동시에 재판받는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추가 사건의 범행 시점이 언제인지도 중요한 확인사항이 된다.
가족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추가 건의 현재 단계’
“다음 재판에 추가 건도 반영되나요?”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건의 현재 위치부터 확인해야 한다.
추가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인지, 검찰에 송치됐는지, 이미 기소됐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소됐다면 새로운 사건번호가 나왔는지와 기존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로 병합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변호인이 있다면 추가 사건의 기소 여부와 병합 가능성, 기존 재판의 다음 기일이 선고기일인지 추가 공판기일인지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사기 사건에서는 피해 규모와 피해자 수, 피해 회복 여부 등 사건별 사실관계가 다를 수 있으므로 단순히 ‘추가 건 하나’라는 표현만으로 기존 구형이나 예상 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구형까지 끝났는데 또 사건이…” 가족에게 다시 시작되는 기다림
가족의 입장에서는 검사의 구형까지 끝났다면 이제 선고만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상황에서 추가 사건 이야기를 듣게 되면 “재판이 다시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기존 구형보다 형이 무거워지는 것은 아닐까”, “두 사건이 합쳐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추가 사건의 존재만으로 결과를 미리 예상하기는 어렵다.
먼저 추가 사건이 실제 기소됐는지 확인하고, 기소됐다면 기존 사건과 병합됐는지, 기존 재판이 현재 어느 단계인지 차례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추가 사건이 있다’는 것과 ‘기존 재판에 병합됐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수사 → 송치 → 기소 → 법원 사건 배당 → 병합 여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기존 사건에서 이미 구형이 이뤄졌다면 추가 사건의 기소 여부뿐 아니라 다음 기일이 공판기일인지 선고기일인지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추가 사건이 병합되지 않고 별도로 재판받게 되는 경우에는 범행 시점과 기존 판결의 확정 시점 등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건기록을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도 동일한 피고인의 여러 사건이 추가기소와 병합·분리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절차로 진행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