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모카페에는 횡령과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해 조사를 앞두고 있다며 이후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궁금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형사사건을 처음 경험하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바로 재판을 받는 것인지, 구속될 수도 있는 것인지, 사건이 언제 끝나는지 알기 어렵다.
특히 게시글에 ‘영장실질심사’라는 말머리가 붙어 있는 것처럼 조사 이후 구속영장까지 청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과 구속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경찰 조사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
고소장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고소 내용과 제출된 자료 등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사를 진행한다.
피의자 조사는 그 과정 가운데 하나다.
사기 사건이라면 돈을 주고받게 된 경위, 상대방에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처음부터 약속을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횡령 사건이라면 해당 재산을 어떤 관계에서 보관하게 됐는지, 처분할 권한이 있었는지, 돈이나 재산을 실제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돈을 갚지 못했다”, “남의 돈을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건 전체를 판단하기보다는 구체적인 거래관계와 당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조사가 끝나면 바로 재판을 받게 될까?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곧바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혐의와 증거관계를 검토한 뒤 사건을 처리하고,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로 사건을 보내면 검사가 다시 사건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검사는 필요한 경우 추가 수사를 진행하거나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후 재판에 넘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기소하고, 기소된 사건은 법원에서 형사재판 절차가 진행된다.
반대로 사건 내용에 따라 재판까지 이어지지 않고 수사 단계에서 절차가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첫 경찰조사는 형사절차의 결과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사 과정의 일부라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경찰조사 뒤 바로 구속될 수도 있나요?
가족이나 당사자가 특히 걱정하는 부분이다.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고 해서 조사가 끝난 뒤 자동으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에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법원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등을 구속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또 법원은 구속 사유를 심사하면서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피해자와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고려한다.
수사기관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수사기관의 판단만으로 곧바로 구속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수 있어
검사가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 흔히 말하는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는 절차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구속 필요성이 있는지를 법원이 심사한다.
따라서 ‘경찰조사 → 무조건 영장실질심사 → 구속’이라는 순서가 모든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이후에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사건도 있다.
사기·횡령 사건 역시 죄명만으로 구속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규모와 범행 내용, 증거관계,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보게 된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경찰에 출석해 무조건 모든 질문에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답하는 것만이 최선의 준비는 아니다.
어떤 사실을 인정하는지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기와 횡령은 금전과 관련된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성립요건은 서로 다르다.
여러 차례 돈을 주고받았다면 각각의 거래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정리하고, 계좌거래내역이나 계약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등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피해금액 역시 고소인이 주장하는 금액과 실제 금액이 일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피해회복은 수사 초기부터 중요한 부분
실제로 잘못을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 문제도 빼놓기 어렵다.
가능한 범위에서 피해금을 변제하거나 합의를 진행한 사정은 향후 사건 처리와 양형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합의가 급하다고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피해자가 직접 연락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변호인 등을 통한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또 피해금액을 한꺼번에 마련하기 어렵다면 현재 변제 가능한 금액과 향후 변제계획 등을 현실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빨리 벌받고 끝내고 싶다”는 마음보다 먼저 할 일
형사절차를 처음 겪는 사람은 사건이 길어지는 것 자체가 힘들어 “잘못한 부분은 인정하고 빨리 처벌받고 끝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실제로 한 행동보다 피해금액이 크게 계산돼 있거나 자신이 하지 않은 행위까지 포함돼 있다면 이를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인정해야 할 부분이 명확하다면 피해회복과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준비할 수 있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사실과 다른 부분까지 서둘러 인정하지 않는 것 역시 형사절차에서는 중요하다.
첫 조사 전 준비가 이후 절차의 출발점
사기·횡령 사건에서 첫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아직 재판 결과나 구속 여부부터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우선 고소 내용을 파악하고 금전거래가 발생한 순서를 정리한 뒤 관련 계좌내역과 계약서, 메시지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혐의를 인정한다면 피해회복 가능성과 방법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찰조사 이후 모든 사건이 곧바로 영장실질심사나 구속, 재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수사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고 그 결과에 따라 이후 절차가 달라진다.
처음 겪는 형사절차일수록 결과를 미리 예상하기보다 현재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고, 그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