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공판이라고 나오는데 왜 ‘혐의없음’도 있나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남편이 사기 혐의로 구속된 뒤 법원과 검찰 관련 서류를 확인하던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사건 관련 문구였다.
한쪽에는 ‘사기 구속공판’이라는 내용이 표시돼 있었지만 다른 부분에는 다시 ‘사기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라는 표현이 있었다.
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의문이 생긴다.
사기 혐의가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사기죄로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구속공판’이라면 정식 형사재판에 넘겨졌다는 의미
우선 ‘공판’이라는 표현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검사가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법원에 공소를 제기하면 형사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피의자가 구속된 상태에서 공소가 제기됐다면 통상 ‘구속구공판’ 등으로 표시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사기 범죄사실에 대해 구속 상태로 공판에 넘겨졌다는 내용이 확인된다면 그 부분은 검사가 법원에 기소해 재판을 받게 됐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반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은 검찰이 해당 혐의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불기소처분이다.
두 표현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같은 ‘사기’인데 기소와 혐의없음이 동시에 나올 수도 있어
그렇다면 왜 같은 화면에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날까.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하나의 사건에서 여러 범죄사실이 함께 수사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소인이 주장한 여러 거래나 피해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가 인정돼 기소됐지만, 다른 거래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여러 피해자나 여러 건의 거래가 하나의 수사과정에서 다뤄진 경우에도 각각의 처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죄명만 보면 모두 ‘사기’라고 표시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입장에서는 같은 사건에 대해 기소와 무혐의가 동시에 내려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화면에 표시된 죄명만 보고 전체 사건이 무혐의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공소장의 범죄사실을 확인하는 것
현재 어떤 내용으로 재판을 받게 됐는지를 확인하려면 공소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소장에는 검사가 피고인에게 어떤 범죄사실이 있다고 판단해 재판을 청구했는지가 기재된다.
따라서 가족이 알고 있는 전체 고소내용과 실제 공소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반드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수사과정에서 일부 범죄사실만 기소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전체 고소내용 가운데 정확히 어느 부분이 기소됐고 어느 부분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고소금액이 6,900만 원이면 형량은 얼마나 나오나요?”
가족들이 다음으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형량이다.
사연에서는 고소금액이 약 6,900만 원이라고 설명하면서 실제로 얼마나 복역하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금액 하나만으로 실제 선고형을 예측할 수는 없다.
사기죄의 형량을 결정할 때는 범행금액뿐 아니라 범행 경위와 방법, 피해자의 수, 범행기간, 피고인의 역할, 동종 전과, 피해회복 정도, 합의 여부, 반성 여부 등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될 수 있다.
따라서 “피해액이 6,900만 원이면 징역 몇 년”이라는 식으로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1억 원 미만 일반사기의 양형기준은 어떻게 돼 있을까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2025년 수정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 일반사기는 이득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구분한다.
범죄로 인한 이득액이 1억 원 미만인 일반사기는 제1유형에 해당한다.
제1유형의 권고 형량범위는 감경영역은 1년 이하, 기본영역은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 가중영역은 징역 1년에서 2년 6개월이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형기준상 권고범위다.
실제 사건에서 어떤 영역이 적용될지는 개별 범죄사실과 양형인자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여러 범죄가 함께 기소됐거나 조직적 사기 등 다른 유형에 해당한다면 단순히 이 기준만 적용해 형량을 예상할 수도 없다.
1,000만 원 정도 갚았다면 양형에 도움이 될까
피해회복은 사기 사건에서 중요한 양형요소 가운데 하나다.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상당한 피해 회복’을 감경요소로 두고 있다.
따라서 피해금액 중 일부를 실제로 반환했다면 재판부가 양형을 판단하면서 피해회복 정도를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금액을 변제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감형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 피해액 가운데 어느 정도를 회복했는지, 피해자가 실제로 변제를 받았는지, 나머지 피해에 대해서는 어떤 회복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피해액이 6,900만 원인데 약 1,000만 원이 반환됐다면 단순히 “1,000만 원을 갚았으니 형량이 얼마 줄어든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피해자와의 합의도 중요한 양형요소
사연에서 가족은 피해자를 만나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기 사건에서는 피해회복과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한 양형자료가 될 수 있다.
양형위원회의 집행유예 기준에서도 ‘미합의’는 부정적인 주요 참작사유로 제시돼 있다.
반대로 피해를 회복하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다면 재판부가 이를 양형자료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했다고 해서 반드시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것도 아니고, 합의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특정한 실형이 선고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전체 범죄내용과 다른 양형사정을 함께 판단하게 된다.
합의를 시도할 때는 피해자에게 압박을 줘서는 안 돼
가족 입장에서는 구속된 피고인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합의를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이 클 수 있다.
하지만 합의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합의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양형위원회는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거나 강요하는 등 추가적인 피해를 야기하는 사정을 부정적인 양형요소로 보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직접적인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면 변호인을 통해 합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적절한 절차를 이용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는 피해자의 자발적인 의사가 전제돼야 한다.
사기죄의 법정형과 실제 선고형은 구분해야
현재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기죄에 대해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률에 규정된 법정형의 범위와 실제 사건에서 선고되는 형량은 다른 개념이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범죄사실과 양형기준, 피해 규모와 피해회복, 전과관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
따라서 법정형의 상한만 보고 실제 형량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
지금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소된 내용’
이 사연에서 형량을 예상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실제로 어떤 사기 범죄사실로 기소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고소금액이 6,900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금액 전부가 공소사실에 포함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일부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면 실제 기소금액이나 범죄사실이 가족이 알고 있는 내용과 달라질 수도 있다.
공소장을 통해 기소된 범죄사실과 피해금액을 확인하고, 별도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진 부분이 무엇인지 구분해야 한다.
그다음 현재까지 실제 피해회복 금액과 합의 가능성, 전과관계 등을 토대로 재판 대응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혐의없음’이라는 한 줄만 보고 안심해서도, ‘구속공판’만 보고 형량을 단정해서도 안 돼
형사사건을 처음 겪는 가족에게 사건조회 화면에 표시되는 법률용어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구속공판’과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라는 정반대처럼 보이는 표현이 함께 나타나면 더욱 혼란스럽다.
하지만 여러 범죄사실 가운데 일부는 기소되고 일부는 불기소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조회 화면의 짧은 문구가 아니라 실제 공소장에 어떤 범죄사실과 피해금액이 기재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피해회복과 합의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도 상당한 피해회복은 감경요소로 제시되고 있고, 미합의는 집행유예 판단에서 부정적인 주요 참작사유 가운데 하나로 규정돼 있다.
결국 “6,900만 원이면 몇 년을 사느냐”는 질문에 금액만으로 답을 정할 수는 없다.
현재 기소된 피해금액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 피해가 회복됐는지, 합의 여부와 전과관계는 어떠한지 등 구체적인 사건내용을 함께 확인해야 실제 재판의 방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