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변호사가 상고를 맡기 어렵다고 한 이유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뒤 대법원 상고를 고민하는 가족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항소를 담당했던 변호사가 상고장 제출까지만 돕고 상고이유서는 직접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하면 가족들은 변호사가 사건을 포기한 것인지, 다른 변호사를 급히 구해야 하는지 막막해질 수 있다.
그러나 상고심은 1심과 항소심처럼 증인과 증거를 다시 조사해 사실관계와 형량을 폭넓게 판단하는 사실심이 아니다. 원심판결에 법률 적용이나 재판절차상 위법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주장했던 “형이 너무 무겁다”는 내용만으로는 상고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건이 많다.
상고장은 항소심 선고일부터 7일 안에 제출
상고하려면 항소심 판결을 선고한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해야 한다.
상고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이다. 판결문을 우편으로 받은 날이 아니라 법정에서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날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상고 여부를 고민하더라도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는 피고인은 법정기간 안에 시설장에게 상고장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상고할 수 있다.
기존 항소심 변호사가 상고장을 제출해 준다고 했다면 실제 접수일과 사건번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상고장을 냈다는 구두 안내만 듣기보다 법원 사건검색이나 접수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고이유서는 별도의 20일 기한 적용
상고장이 접수되면 항소심 기록이 대법원으로 넘어가고 형사상고사건 번호가 부여된다.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접수하면 피고인과 검사, 일정한 경우 변호인에게 기록접수통지를 한다. 상고인이나 변호인은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상고이유서에는 원심판결의 어느 부분에 어떤 법률상 잘못이 있는지를 소송기록과 원심의 증거조사 내용에 연결해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20일 안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상고장에도 적법한 이유가 기재돼 있지 않다면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상고를 기각해야 한다.
형이 무겁다는 주장만으로 상고할 수 있을까
형사소송법상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 것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으로 제한된다.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는 “초범인데 형이 무겁다”, “가족사정과 고령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합의나 반성을 더 참작해 달라”는 내용만으로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기 어렵다.
항소심이 양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잘못 판단했다거나 선처사유를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는 주장도 일반적으로는 단순한 양형부당 주장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항소심이 법률을 잘못 적용했거나, 재판절차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했거나,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별도의 범행을 사실상 핵심 가중사유로 삼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상 위법이 있다면 상고이유가 될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상고이유서 직접 작성 전 판결문부터 검토
상고심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나 탄원서의 양보다 항소심 판결문에 법률상 오류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항소심 판결문과 항소이유서, 변호인의견서를 확보해 항소심 재판부가 주장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항소이유에 대해 판단을 누락했는지, 법률의 의미를 잘못 해석했는지, 증거능력이 없는 자료를 유죄의 근거로 사용했는지와 국선변호인 등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기존 변호사가 상고를 맡기 어렵다고 설명했다면 단순히 “가능성이 없다”는 답변만 듣기보다 어떤 이유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구속 상태이거나 70세 이상이면 국선변호인 확인
피고인이 해당 사건으로 구속돼 있고 변호인이 없거나, 만 70세 이상인 경우 등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하는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할 수 있다.
사연에서 말한 ‘노령’이 정확히 몇 세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만 70세 이상인지와 현재 구속의 근거가 해당 상고사건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상고심 국선변호인이 선정된다면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해 기록과 판결을 검토하고 상고이유서 작성에 조력을 받을 수 있다. 국선변호인 선정통지가 언제 이뤄졌는지, 변호인이 기록접수통지를 받았는지와 상고이유서 제출 예정일을 확인해야 한다.
국선변호인이 선정되기 전이라면 대법원이나 현재 수용된 교정시설을 통해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와 담당자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상고하면 계속 미결수용자로 생활할까
상고가 적법하게 제기되면 항소심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된다. 해당 사건에서 구속영장의 집행을 받고 재판 중이라면 법률상 미결수용자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교정시설에서 현재 ‘기결’로 안내받고 있다면 별개의 확정 사건이 있는지, 상고장이 아직 접수되지 않았는지 또는 수용 신분 변경이 반영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하나의 구속사건만 보고 수용자의 전체 신분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사건의 형이 이미 확정돼 집행 중이라면 상고사건이 진행되더라도 수형자 신분이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미결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까
미결수용자로 남는다는 사실 자체가 형을 줄여주거나 조기석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판결 선고 후부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구금된 일수는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본형에 전부 산입된다. 상고심 동안 구금된 기간이 사라지거나 형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결수용자와 수형자는 접견·작업·분류와 시설생활에서 적용되는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느 신분이 일률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고령이나 건강 문제가 있다면 미결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기보다 현재 질환과 치료 필요성을 교정시설에 알리고 의료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고는 미결 생활을 연장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항소심 판결의 법률상 잘못을 다투는 절차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가족이 확인해야 할 순서
먼저 항소심 판결 선고일과 상고장 접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항소심 판결문과 기존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 적법한 상고이유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대법원 사건번호가 생성되면 기록접수통지일과 상고이유서 제출 마감일을 확인하고, 구속 또는 만 70세 이상에 해당한다면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도 살펴야 한다.
가족이 직접 상고이유서를 대신 결정하기보다 피고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국선변호인이나 상고심 사건을 검토할 변호사에게 판결문과 기록을 신속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기모카페에는 항소심이 끝난 뒤 상고 여부와 국선변호인, 미결·기결 신분을 묻는 가족들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법률심인 상고절차는 경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같은 상황에 대한 위로와 별개로 제출기한과 판결문을 기준으로 차분히 확인해야 한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상고장은 항소심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항소심 법원에 제출한다.
대법원의 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아닌 사건에서는 단순한 양형부당을 원칙적으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상고심은 사실과 형량을 처음부터 다시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원심판결의 법률상 위법을 심사하는 절차다.
해당 사건으로 구속돼 있거나 만 70세 이상인데 변호인이 없다면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판결 확정 전 구금일수는 최종 형에 전부 산입되므로 미결 상태를 유지한다고 별도의 형기상 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교정시설에서 기결로 안내받았다면 다른 확정 사건과 현재 구속 근거, 상고장 접수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