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때 선임한 변호사, 1심까지 자동으로 맡는 걸까?
먼저 현재 체결한 선임계약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수임계약에서 업무 범위와 비용을 어떻게 정했는지는 계약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 따라서 처음 지급한 비용이 경찰·검찰 수사와 구속영장실질심사까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 기소 이후 1심 공판까지 포함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형사소송법상 공소제기 전에 한 변호인 선임은 제1심에도 효력이 있다. 이는 형사절차상 변호인 선임의 효력에 관한 규정이고, 별도로 추가 수임료를 지급해야 하는지는 변호사와 체결한 계약의 범위를 확인해야 하는 문제다.
따라서 “수사 때 선임했으니 1심 비용까지 이미 낸 것”이라고 단정하거나 반대로 “기소됐으니 무조건 새 계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기존 계약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변호사가 사건을 알고 있다는 장점
수사 초기부터 참여한 변호인에게는 분명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어떤 내용으로 조사를 받았는지, 수사기관이 어떤 부분을 문제 삼았는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어떤 주장이 오갔는지 등을 이미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호사를 선임한다면 새로운 변호인이 기록을 검토하고 피고인을 접견하면서 사건을 다시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같은 자료를 반복해서 보내야 하거나 사건의 핵심 사실관계에 대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1심 재계약 전에 그동안의 업무와 앞으로의 재판 준비 계획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재판 지역 변호사가 더 유리할까?
형사재판을 앞둔 가족들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재판이 대구에서 열린다고 해서 대구 변호사를 선임해야 재판 결과가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서울 변호사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지역 재판에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실제 사건을 누가 더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는지다.
사건기록을 얼마나 자세히 검토하는지, 피고인과 필요한 접견을 할 수 있는지, 쟁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증거와 양형자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등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따라서 ‘지역 연고가 있느냐’만으로 변호사를 선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구속된 피고인이라면 접견도 중요한 판단 기준
피고인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면 변호인과 피고인 사이의 의사소통이 더욱 중요해진다.
형사소송법은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이 구속된 피고인·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나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변호사를 비교할 때는 단순히 사무실과 구치소가 가까운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접견 계획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1심까지 몇 번 접견해주나요?”라는 횟수만 확인하기보다 공판 전 어떤 상황에서 접견하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어떻게 대응하는지, 피고인과 가족의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변호사가 멀리 있다고 재판 대응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변호사가 다른 지역 법원의 사건을 맡는 것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인 이동 문제는 생각해볼 수 있다.
재판 출석과 구치소 접견을 위해 장거리 이동이 반복된다면 변호사의 일정과 비용, 긴급한 상황에서의 대응 방식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재판 지역에 사무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접견을 자주 하거나 사건을 더 꼼꼼하게 챙긴다고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거리 자체보다 실제 업무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새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할까?
변호인을 변경한다고 해서 기존 사건 자체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선임된 변호인은 소송이 진행 중인 관계서류나 증거물을 열람·등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도 변호인의 관련 서류·증거물 열람·등사 권한이 규정돼 있다.
다만 기록을 확보하는 것과 사건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피고인이 왜 그런 진술을 했는지, 가족이 가지고 있는 자료는 무엇인지, 피해자와의 관계나 합의 진행 상황은 어떤지 등은 새 변호인에게 다시 설명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변호사를 변경한다면 기존 자료와 사건 진행 경과를 미리 정리해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심 변호사를 고를 때 확인해야 할 것들
비용과 유명세만 비교하기보다 상담 과정에서 구체적인 질문을 해보는 것이 좋다.
현재 사건의 핵심 쟁점을 무엇으로 보는지, 수사기록을 언제 확인할 것인지, 피고인 접견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피해자 합의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누가 합의를 담당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족이 준비해야 하는 자료도 물어봐야 한다.
무죄를 다투는 사건과 혐의를 인정하면서 형량을 다투는 사건은 준비 방향부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법무법인이나 네트워크 법무법인이 더 나을까?
특정 법무법인이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사건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광고에서 접한 법무법인의 규모나 지점 수보다 실제 내 사건을 담당할 변호사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한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담당하는지, 공판에는 누가 출석하는지, 피고인 접견은 누가 하는지, 가족과의 연락창구는 누구인지 등을 계약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용 역시 사건의 난이도와 기록 분량, 피고인 수, 공판 진행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금액을 일반적인 기준처럼 생각하기는 어렵다.
“변호사를 바꾸면 재판에 불리할까?”
기존 변호인과 계속 갈지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할지를 고민하다 보면 가족은 변호사를 변경하는 것 자체가 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변호사 선택에서 더 중요한 것은 변경 여부 자체보다 이후 변론이 얼마나 충실하게 준비되는지다.
새로운 변호사를 알아본다면 기존 변호사에게 느꼈던 불편함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사건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했던 것이 문제였다면 새로운 상담에서는 기록관리와 담당 변호사 체계를 물어볼 수 있고, 접견 부족이 걱정됐다면 예상 접견 방식과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국선변호인 제도도 확인
구속된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계속 선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국선변호인 제도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변호인이 없는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선과 국선을 단순히 ‘좋은 변호사와 그렇지 않은 변호사’로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족의 경제상황과 사건의 복잡성, 현재 필요한 변론의 범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재선임을 결정하기 전에 한 번은 물어봐야 할 질문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 기존 변호사와 새로운 변호사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해보는 방법이 있다.
현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무엇인지, 1심에서 어떤 결과를 목표로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증거와 자료가 필요한지, 구속된 피고인과는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묻는 것이다.
답변을 비교해보면 단순히 “서울 변호사냐 대구 변호사냐”보다 누가 현재 사건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에게 변호사 선임은 큰돈이 들어가는 결정인 동시에 구속된 가족의 재판을 맡기는 선택이다. 그래서 유명한 곳, 가까운 곳, 오래 맡아온 곳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
재판 지역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담당 변호사가 기록을 얼마나 충실히 파악하고 피고인과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하며 1심에서 무엇을 어떻게 다툴 것인지 가족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