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수술이 필요한데 가족이 진단서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1심 재판을 준비하면서 수용자의 의료자료를 마련하고 있다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다른 진단서는 준비했지만 눈 질환과 관련한 서류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병원 측에서는 본인이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면 가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단서를 발급받는 데 제한이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고, 가족은 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상태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며 걱정을 나타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것은 가족이 필요한 자료가 기존 진료기록인지, 기존에 발급된 진단서의 사본인지, 아니면 현재 상태에 관한 새로운 진단서인지다.
진료기록 사본과 새로운 진단서는 같은 서류가 아냐
병원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의료자료는 모두 동일한 절차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사본을 받는 문제와 의사가 환자의 현재 상태 등을 판단해 새롭게 진단서를 작성하는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은 환자의 친족이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다.
배우자나 직계존속·비속 등 일정한 친족이 요청하는 경우 신청자의 신분증과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환자가 자필서명한 동의서 등을 갖춰야 한다. 환자가 지정한 대리인의 경우에도 신분증과 환자가 자필서명한 동의서·위임장 등의 요건이 규정돼 있다.
따라서 수용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진료기록을 가족이 절대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망하거나 의식이 없어야 가족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은 무엇일까
가족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의료법상 환자가 직접 동의할 수 있는 상태라면 친족이나 대리인이 진료기록을 발급받을 때 원칙적으로 환자의 동의서나 위임장 등이 요구될 수 있다.
반면 환자가 사망했거나 의식이 없는 등 환자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외적인 절차가 마련돼 있다.
따라서 “사망하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에만 가족이 의료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모든 의료자료 발급절차를 이해해서는 안 된다.
수용자는 일반적으로 의사표현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동의나 위임을 전제로 하는 절차를 먼저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진단서 발급은 기존 진료기록 사본을 받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므로 해당 병원 원무과나 제증명 담당부서에 필요한 서류의 정확한 명칭과 발급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법원에 꼭 ‘초진진단서’가 필요한지도 확인해야
가족 입장에서는 누군가 “초진진단서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반드시 그 이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법원이나 변호인이 실제로 어떤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의료자료를 요구하는지다.
현재 눈 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수술 필요성을 입증하려는 것인지, 과거부터 치료받았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는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자료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진단서나 의무기록, 검사결과지, 수술 권고 내용 등으로 필요한 사실을 설명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병원에서 특정 서류의 대리발급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면 곧바로 “재판에 제출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기보다 담당 변호인에게 대체 가능한 의료자료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존 병원 진료기록부터 확보하는 방법도 있어
수용 전 안과에서 진료받은 기록이 있다면 해당 병원에 어떤 자료가 남아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진료기록에는 환자의 증상과 진단결과 또는 진단명, 진료경과, 치료내용, 진료일시 등이 기록될 수 있다.
검사결과나 영상자료 등 별도의 의료자료가 존재할 수도 있다.
가족이 이를 발급받으려면 해당 병원에 연락해 “환자가 현재 구치소에 수용 중이며 법원 제출을 위해 기존 진료기록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필요한 동의서와 위임장 등의 서류를 정확하게 안내받는 것이 좋다.
병원마다 제증명 신청을 처리하는 실제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수용 중이라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방치해야 하는 것은 아냐
더 중요한 문제는 재판에 제출할 진단서 자체가 아니라 실제 눈 상태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수용자의 진료와 건강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질병에 걸린 수용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외부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눈 수술이 실제로 시급한 상황이라면 가족이 외부 병원 진단서를 발급받는 문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수용자 본인이 교정시설 안에서 증상을 알리고 진료를 요청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 진료받던 병원의 검사결과나 치료자료가 있다면 교정시설 의료진이 현재 상태를 판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지도 문의해볼 수 있다.
외부병원 진료가 필요한지는 의료적으로 판단돼
가족이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바로 원하는 외부병원에서 수술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구속됐다는 이유만으로 외부병원 진료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법무부 안내에 따르면 교정시설에서는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외부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교정시설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현재 상태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기존 병원에서 이미 수술을 권고받았다면 해당 진료기록과 검사결과 등이 있다는 사실을 수용자가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법원에 의료자료를 제출하는 목적도 명확하게 해야
건강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특정한 재판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의료자료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사건의 내용과 제출 목적, 질환의 정도, 치료 필요성 등 여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진단서를 많이 제출하는 것보다 어떤 건강 문제가 있고 현재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그 사실을 어떤 자료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호인이 있는 사건이라면 가족이 임의로 의료서류를 모으기보다 어떤 자료가 실제 재판에 필요한지 먼저 확인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가족이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
우선 기존 안과에 연락해 필요한 자료가 정확히 ‘진단서’인지 ‘진료기록 사본’인지 구분하고, 수용자가 작성한 동의서나 위임장으로 발급 가능한 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담당 변호인에게 병원에서 해당 진단서 발급이 어렵다는 상황을 알리고 기존 진료기록이나 검사결과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질환이라면 수용자가 교정시설 의료진에게 현재 증상과 과거 진료내역을 알리고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판자료 준비와 실제 치료 문제는 서로 연결돼 있지만 동일한 문제는 아니다.
진단서를 못 받았다고 치료 방법까지 없는 것은 아냐
수용자의 가족에게는 “진단서를 못 받는다”는 말이 곧 “치료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두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기존 의료기관에서 가족이 어떤 서류를 대리발급받을 수 있는지는 의료법상 요건과 병원의 발급절차에 따라 확인해야 하고, 현재 수용자의 치료는 교정시설 의료진을 통해 별도로 요청할 수 있다. 기존 진료기록의 경우 환자의 동의서나 위임장 등을 갖춘 친족·대리인의 열람·사본 발급 절차도 마련돼 있다.
특히 시력이나 안구 상태에 중대한 문제가 우려된다면 법원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치료 필요성을 교정시설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기존 병원에는 대리발급 가능한 자료를, 변호인에게는 재판에 필요한 자료를, 교정시설에는 현재 치료와 외부진료 가능성을 각각 확인하는 방식으로 나눠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