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기를 다 마치면 통장압류도 없어지는 건가요”
가족이 법정구속된 순간부터 걱정은 형사재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재산에 가압류나 압류를 걸었다면 가족의 일상적인 금융생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사기와 업무상횡령 사건 이후 자녀 명의 통장이 압류된 상황에서, 수용자가 실형을 모두 마치고 출소하면 계좌압류가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사연이 전해졌다.
형사사건을 처음 겪는 가족은 ‘죄값을 모두 치르면 재산 문제도 끝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법정구속과 예금계좌에 대한 민사상 집행은 서로 다른 절차다.
형기를 마친다고 통장압류가 자동으로 풀리지는 않아
징역형은 국가가 범죄에 대해 부과하는 형사처벌이다. 반면 피해자가 손해배상금 등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의 재산에 집행하는 절차는 민사영역에 해당한다. 민사상 금전채권에 대한 압류는 채권자가 법원에 신청하고, 추심명령 등을 통해 제3채무자인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수용자가 징역형을 모두 복역했다는 사실만으로 남아 있는 민사채무나 압류명령이 자동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채무가 변제되거나 채권자가 집행을 해제하는 등 별도의 사정이 있어야 실제 압류 상태도 정리될 수 있다. 가압류라면 채권자가 집행해제를 신청할 수도 있고, 사정변경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으면 채무자가 취소를 신청하는 절차도 있다.
먼저 ‘통장압류’가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해야
일상에서는 모두 ‘통장압류’라고 표현하지만 법적으로는 절차가 다를 수 있다.
아직 손해배상 판결 등을 받기 전에 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채권가압류’일 수도 있고,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토대로 실제 돈을 회수하기 위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일 수도 있다. 가압류는 장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고, 본압류와 추심명령은 채권자가 실제 채권 만족을 얻기 위한 절차다.
가족은 은행에서 계좌가 막혔다는 설명만 듣지 말고 법원 결정문에 적힌 사건명과 채권자, 채무자, 제3채무자, 청구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자녀 명의 통장이라면 더 세밀하게 살펴야
특히 게시글처럼 ‘피고인의 자녀 통장’이 압류됐다는 경우에는 누가 민사집행 사건의 채무자로 기재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녀가 형사사건 피고인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채무가 곧바로 자녀의 독립된 재산에 집행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자녀가 별도의 민사상 채무자로 지정돼 있거나 해당 계좌의 돈을 둘러싼 별도 법률관계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민사집행법은 강제집행 대상 재산에 대해 자신에게 소유권 등 집행을 막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제3자가 채권자를 상대로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이 절차가 적용되는지는 압류의 종류와 사건 당사자, 돈의 귀속관계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피해금을 모두 갚았다면 압류 상태도 별도로 정리해야
피해자와 합의해 채무를 모두 변제했다고 하더라도 은행이 가족의 말만 듣고 계좌를 바로 정상화하는 것은 아니다. 가압류의 경우 채권자가 법원 등 집행기관에 해제신청을 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
따라서 합의 과정에서는 단순히 ‘돈을 모두 지급한다’는 내용만 확인하지 말고, 기존 가압류나 압류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제할 것인지까지 변호인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 압류·추심명령에 따라 돈이 추심된 경우라면 단순한 계좌 해제 문제와도 달라질 수 있다. 민사집행은 절차 단계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지는 만큼 형사사건 변호인에게만 맡겨두기보다 필요한 경우 민사집행 절차까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가족이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출소일’보다 결정문
법정구속 이후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형기가 끝나는 날짜가 아니다. 해당 통장에 내려진 조치가 가압류인지 본압류인지, 채무자가 누구로 기재돼 있는지, 얼마의 채권 때문에 집행된 것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특히 실제 자녀 소유의 계좌라면 자녀가 왜 집행 대상이 됐는지 결정문과 관련 민사사건을 확인해야 한다. 잘못된 집행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임의로 재산을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보다 집행정지·이의 등 적법한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안기모카페에서는 법정구속 이후 형사재판뿐 아니라 피해자 합의, 공탁, 재산압류와 손해배상처럼 가족에게까지 이어지는 문제에 대한 질문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형사처벌이 끝나는 시점과 민사상 피해회복 문제가 정리되는 시점은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