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탄원서는 다 받았는데 가족관계증명서를 깜빡했어요”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석방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수형자의 어머니와 형, 누나가 각각 가석방을 바라는 탄원서를 작성했는데 이를 제출할 때 가족관계증명서도 함께 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는 내용이었다.

탄원서는 이미 가족들에게 받아놓은 상황이었다.

뒤늦게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가석방을 준비하는 가족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질문이 적지 않다.

“가족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탄원서가 인정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 때문이다.

가족 탄원서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붙여야 한다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아

먼저 가석방 탄원서의 성격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과 가석방 업무지침을 살펴보면 가족이 가석방 탄원서를 제출할 때 반드시 가족관계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법정 제출요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머니나 형, 누나가 작성한 탄원서라면 무조건 각 탄원서마다 가족관계증명서를 한 부씩 붙이지 않으면 접수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은 모든 교정시설에서 어떤 경우에도 가족관계 확인서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제출 과정에서 가족관계 확인을 위해 추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제출하도록 안내받았다면 해당 교정시설의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가족관계증명서를 같이 내면 오히려 문제가 될까

가족관계증명서를 추가 자료로 함께 제출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탄원서를 작성한 사람이 수형자의 어머니나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보조자료로 활용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가족관계증명서를 첨부했다고 해서 가석방 가능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가석방은 서류 한 장의 유무만으로 결정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족관계증명서를 같이 내면 가석방에 더 유리하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증명서 자체보다 가석방 심사에서 어떤 사정을 살펴보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가석방 심사에서는 실제로 가족관계도 살펴본다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은 교정시설장이 수형자의 가석방 적격심사를 신청하기 전에 여러 사항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조사항목은 크게 신원, 범죄, 보호에 관한 사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보호에 관한 사항’에는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출소한 뒤 함께 생활할 친족이나 보호자가 누구인지, 그 사람의 직업과 주소, 생활 정도와 수형자와의 관계 등을 조사한다.

가정환경도 살펴본다.

수형자의 접견 및 전화통화 내역과 가족이 수형자에 대해 어떤 태도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조사대상이다.

출소 후 돌아갈 곳과 앞으로의 생활계획 역시 확인한다.

따라서 가석방 심사에서 가족의 존재와 지원환경이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니다.

가족 탄원서가 의미를 가지려면 무엇을 써야 할까

가족 탄원서를 작성할 때 단순히 “우리 가족을 불쌍히 여겨 가석방시켜 주십시오”라는 내용만 반복하는 것보다 가족이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출소하면 어디에서 함께 생활할 예정인지 설명할 수 있다.

부모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면 실제 거주계획을 적을 수 있다.

취업을 도와줄 사람이 있거나 이미 알아본 일자리가 있다면 그 내용도 사실에 맞게 설명할 수 있다.

경제적인 지원이나 치료, 생활관리 등 가족이 담당할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다.

수형자가 출소한 뒤 다시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함께 생활하고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다.

엄마·형·누나가 각각 쓰는 것도 가능할까

가족 여러 명이 각각 탄원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세 사람이 같은 문장을 이름만 바꿔 반복해서 제출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관계와 역할을 살려 작성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어머니라면 출소 후 함께 거주하면서 생활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설명할 수 있다.

형이나 누나가 취업이나 경제생활을 도울 계획이라면 그 부분을 자신의 입장에서 적을 수 있다.

수형자가 수용생활 중 가족에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가족들이 출소 후 어떤 방식으로 재범 방지를 돕겠다는 것인지도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탄원서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실제 가족의 보호환경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가석방은 가족 탄원서만 보고 결정하는 절차가 아냐

가족 입장에서는 탄원서를 잘 작성하면 가석방 여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가석방 심사는 훨씬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현행 형집행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가석방 적격심사 대상자 선정에서는 일정한 형 집행기간을 경과한 수형자 가운데 교정성적이 우수하고 뉘우치는 빛이 뚜렷하며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 인정되는지 등을 검토한다.

사전조사에서는 형기와 범죄횟수, 범죄의 성질·동기·수단·내용, 범죄 후 정황, 공범관계, 피해회복 여부와 범죄에 대한 사회의 감정 등도 조사한다.

가족 탄원서는 이러한 여러 판단자료 가운데 수형자의 가족관계와 사회복귀 환경 등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탄원서 한두 장이 가석방 여부를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접견과 전화통화 내역도 조사 대상

가족들이 알아둘 만한 부분도 있다.

가석방 사전조사 항목에는 접견 및 전화통화 내역도 포함돼 있다.

즉 가족과 실제로 얼마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역시 수형자의 보호환경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족 탄원서에서 “출소 후 적극적으로 돌보겠다”고 적었는데 실제로도 꾸준하게 접견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가족의 보호계획을 설명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다.

다만 접견 횟수가 많다고 가석방되는 것도 아니고 적다고 자동으로 불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석방 심사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가족관계증명서보다 ‘출소 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

가족 탄원서를 준비하면서 서류 형식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내용을 놓치기 쉽다.

가석방 사전조사에서는 출소 후 돌아갈 곳과 생활계획을 확인한다.

따라서 가족이 작성하는 탄원서에도 이 부분을 사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담는 것이 좋다.

“가족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출소 후 거주할 장소가 어디인지, 누가 함께 생활할 것인지, 경제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가족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취업할 곳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사실에 맞는 범위에서 그 계획을 적을 수 있다.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라면 가족이 이를 어떻게 지원할지도 설명할 수 있다.

결국 가석방 이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환경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탄원서에 없는 내용을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어

가석방을 앞둔 가족들은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 때문에 여러 서류를 추가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취업계획이나 거주계획을 만들어 적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족관계 역시 실제 관계를 그대로 적으면 된다.

가석방 심사를 위해 교정시설에서는 수형자의 여러 자료를 이미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탄원서에 적는 내용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특히 출소 후 거주지나 보호자, 취업계획 등은 실제 사회복귀와 연결되는 내용인 만큼 실현 가능한 계획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관계증명서를 다시 받으러 가야 할까

이번 사연처럼 탄원서는 이미 받아놓았는데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우선 제출처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가족이 작성한 가석방 탄원서를 제출하려는데 가족관계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지”를 현재 수용 중인 교정시설의 가석방 담당 부서 등에 문의할 수 있다.

필수서류가 아니라면 탄원서만 제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반대로 가족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함께 제출해 달라는 안내를 받았다면 그때 필요한 범위에서 준비하면 된다.

무조건 다시 가족들에게 탄원서를 받거나 가족관계증명서를 여러 통 준비해야 한다고 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서류 한 장 빠지면 가석방에 불이익’이라는 불안부터 줄여야

안기모카페에서는 가석방을 준비하면서 탄원서, 가족관계증명서, 재범방지계획서, 취업자료 등 어떤 서류를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 가족들이 많다.

가석방이라는 결과가 걸려 있다 보니 서류 하나가 빠지면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닌지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규정에서 가족 탄원서 제출 시 가족관계증명서를 일률적으로 반드시 첨부하도록 하는 일반적인 요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석방 심사는 가족 탄원서 한 장이나 가족관계증명서 한 통만으로 결정되는 절차도 아니다.

가족 탄원서를 제출한다면 형식적인 서류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수형자가 출소한 뒤 실제로 돌아갈 곳이 있는지,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복귀를 도울 것인지, 재범을 막기 위한 생활환경이 마련돼 있는지를 사실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관계증명서 첨부 여부가 걱정된다면 추측하기보다 제출 전 해당 교정시설에 필요한 서류를 한 번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