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소됐습니다…이제 공판 날짜만 기다리면 되나요?”
가족이나 연인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찰조사, 검찰조사, 기소, 공판이라는 낯선 용어를 연이어 접하게 된다.
특히 구속 상태라면 당사자와 자유롭게 연락하기 어려워 가족은 사건조회나 변호인을 통해 전달받은 몇 가지 정보만으로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교정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오늘 기소됐는데 또 조사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공판 날짜를 기다리면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때 먼저 알아둘 것은 ‘기소’가 사건의 단계가 달라졌다는 의미라는 점이다.
기소됐다면 사건은 법원의 재판 단계로
기소는 검사가 수사를 거쳐 피의자에 대해 법원의 형사재판을 구하는 절차다.
정식재판에 넘겨지는 구공판 기소라면 이후에는 피의자가 아닌 ‘피고인’의 지위에서 법원의 재판을 받게 된다.
따라서 기소 전까지 경찰과 검찰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수사와 기소 이후 법원에서 진행되는 공판은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다.
기소됐다는 말을 들었다면 우선 어떤 혐의와 내용으로 재판에 넘겨졌는지 확인하고 향후 공판에 대비해야 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기소됐다고 반드시 다시 검찰조사를 받는 것은 아냐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기소된 뒤에도 검찰청에 가서 또 조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미 기소된 사건은 법원의 재판 절차로 넘어간 만큼 단순히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방식의 검찰 피의자조사가 계속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모든 상황을 하나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별개의 사건이 추가로 수사되고 있거나 새로운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다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수감 중인 가족에게 다른 사건까지 있다면 ‘이번에 기소된 사건’과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을 구분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단계는 공판기일 확인과 재판 준비
정식재판에 넘겨졌다면 가족의 관심도 이제 공판으로 옮겨가게 된다.
법원에서 사건이 진행되면서 공판기일이 지정되면 피고인은 해당 재판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검사가 기소한 내용이 무엇인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또는 다투는지, 어떤 증거를 조사해야 하는지 등이 재판에서 다뤄질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돼 있다면 기소 이후에는 공소장과 사건기록을 토대로 재판에서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을 다툴 것인지 논의하는 과정이 중요해진다.
구속된 상태라면 가족은 공소장과 사건번호부터 확인
당사자가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면 밖에 있는 가족은 사건 진행을 더욱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기소됐다”는 한마디만 전달받았다면 먼저 사건번호와 담당 법원, 적용된 혐의 등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변호인이 있다면 공소장에 적힌 범죄사실과 향후 재판 일정, 재판 전에 준비할 자료가 있는지도 문의할 수 있다.
특히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이나 합의 진행 상황 등 사건에 따라 재판 전에 준비해야 할 내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 공판 날짜만 기다리기보다 현재 사건에 필요한 준비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소’와 ‘유죄 확정’도 다른 의미
처음 형사절차를 겪는 가족들은 기소됐다는 말을 듣고 이미 처벌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소는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했다는 의미이지, 그 자체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후 법원의 재판을 거쳐 판단이 내려지게 된다.
따라서 가족도 “기소됐으니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 수사에서 재판으로 단계가 바뀌었다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다른 사건이 있다면 반드시 따로 확인해야
한 사람이 여러 사건에 연루돼 있다면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한 사건은 이미 기소돼 재판 단계에 들어갔지만 다른 사건은 여전히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 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기소된 사건의 공판을 준비하면서도 별개의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가족이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할 때도 단순히 “기소됐느냐”만 묻기보다 각각의 사건번호와 수사·재판 단계를 구분해 정리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사에서 재판으로 넘어가는 순간, 가족의 준비도 달라져야
가족에게 ‘기소’라는 단어는 또 다른 걱정의 시작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절차를 알고 나면 무엇을 기다리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조금씩 구체화된다.
기소 이후에는 같은 사건의 검찰조사를 또 받을지를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어떤 내용으로 기소됐는지 확인하고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도의 사건이 존재한다면 그 사건의 수사 상황은 따로 살펴봐야 한다.
안기모카페에서는 구치소에 수감된 가족의 기소와 공판, 변호인 접견, 양형자료처럼 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쉽게 알기 어려운 절차에 대한 질문과 경험이 꾸준히 오가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는 과정은 당사자뿐 아니라 기다리는 가족에게도 낯선 변화다. ‘기소됐다’는 말만으로 불안해하기보다 현재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하나씩 구분해 이해하는 것이 이후 재판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