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선고면 풀어준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구속된 가족의 선고기일이 정해지면 날짜뿐 아니라 시간까지 신경 쓰게 된다.
오전 10시인지 오후 2시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지, 법원이 석방할 사람은 일부러 오전에 선고한다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궁금해질 수 있다.
교정생활과 형사재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이 올라왔다.
“오전에 선고하면 풀어주는 것이고 오후에 선고하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고시간과 석방 여부에 실제 연관성이 있는지를 묻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고가 오전인지 오후인지 그 자체로 판결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선고시간은 판결 결과를 알려주는 신호가 아냐
형사재판의 형량은 범죄사실과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피고인의 여러 양형사정 등을 토대로 재판부가 판단한다.
선고기일이 오전에 배정됐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나 석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후에 잡혔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선고시간만 보고 “오전이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거나 “오후니까 실형일 것 같다”고 예상할 필요는 없다.
법원의 재판 일정은 해당 재판부가 여러 사건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정해지므로 시간 자체를 형량이나 신병 결과와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면 왜 ‘오전 선고가 석방에 유리하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런 이야기가 생기는 데에는 실제 석방 업무와 관련한 행정절차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대검찰청의 ‘석방지휘 신속 처리지침’을 보면 검찰 단계에서 구속피의자를 석방하는 경우 가급적 오전 중 사건을 처리해 일과시간 중 석방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법원이 오전에 선고하면 석방하고 오후에 선고하면 석방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이 지침의 목적은 석방해야 하는 사람을 행정절차 때문에 불필요하게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있다.
따라서 행정적인 ‘석방 처리 시간’과 재판부가 결정하는 ‘판결 결과’를 구분해야 한다.
구속 피고인이 석방되는지는 판결 주문을 봐야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피고인이 선고일에 실제로 석방되는지는 어떤 판결이 선고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죄 등 구속영장의 효력이 상실되는 판결이 선고돼 석방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관련 석방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대검찰청 지침 역시 선고기일에 구속 피고인이 석방 대상자인지를 확인하고, 대상자라면 법정 대기실 등에서 인적사항 확인과 필요한 행정처리를 거쳐 지체 없이 석방하도록 하고 있다.
반대로 실형이 선고돼 계속 구금돼야 하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오전에 선고됐다는 이유로 석방되는 것은 아니다.
석방 판결을 받았다고 무조건 바로 귀가하는 것도 아냐
또 하나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해당 사건에서 석방될 수 있는 판결이 나왔더라도 피고인에게 별도의 구금 사유가 존재하는지는 따로 살펴봐야 한다.
대검찰청 지침에서도 선고 전에 구속 피고인에게 집행되지 않은 징역형이나 벌금형, 다른 구속영장 등이 존재하는지를 조회해 실제 석방 대상자인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 입장에서는 “집행유예가 나왔다더라”는 이야기만 듣고 곧바로 귀가한다고 단정하기보다 다른 사건이나 형 집행 등 별도의 신병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불구속 피고인이라면 반대로 선고일 법정구속 가능성도 있어
선고시간에 대한 속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피고인 가족에게도 불안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오전·오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판부가 어떤 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핵심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도 법원이 선고기일에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검사가 이를 전달받아 집행을 지휘하는 법정구속 절차가 확인된다.
즉 선고시간이 아니라 선고 결과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봐야 한다.
가족이라면 선고시간보다 판결 결과에 따른 다음 절차를 준비해야
구속된 가족의 선고를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작은 정보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오전 재판이면 좋은 신호다”, “마지막 순서면 형이 무겁다”, “선고가 빨리 끝나면 결과가 좋다”는 식의 경험담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개별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선고 전 가족이 확인해야 할 것은 오전인지 오후인지가 아니라 현재 검사의 구형이 무엇이었는지, 변호인이 어떤 양형자료와 주장을 제출했는지, 피고인에게 다른 사건이나 구금 사유가 있는지 등이다.
선고시간을 보고 결과를 미리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
구속된 사람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선고일은 그동안의 재판 과정 중 가장 긴장되는 날일 수 있다.
특히 석방을 기대하고 있다면 오전·오후라는 단순한 시간에도 의미를 찾게 된다.
그러나 공식적인 석방절차를 살펴보면 핵심은 선고시간이 아니라 실제 선고 내용과 석방 대상 여부다. 석방해야 하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대기를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석방절차를 진행하도록 관련 지침이 마련돼 있다.
따라서 선고가 오후로 지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결과를 예상하거나, 오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석방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제 법정에서 선고되는 판결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