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할 일이 생길 때마다 위임장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감된 가족을 대신해 외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수감 전 처리하던 일이 많아 가족이 대신 은행과 병원 등 여러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위임장이었다.
은행 업무를 하려고 하면 은행에서 요구하는 위임장이 있었고 병원 업무를 처리하려고 하면 병원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따로 있었다.
그동안에는 필요할 때 교정시설에 부탁해 수용자에게 위임장을 전달하고 작성된 서류를 받아 처리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필요한 서류를 등기로 보내 수용자에게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다고 했다.
우편을 보내고 다시 받는 데 며칠씩 걸리다 보니 가족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수감됐다고 가족에게 자동으로 대리권이 생기는 것은 아냐
먼저 알아둘 것이 있다.
부모나 배우자, 형제자매라고 해서 수감된 사람의 은행·병원·보험·통신 업무를 자동으로 대신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 명의의 재산이나 계약에 관한 업무라면 기관에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적법한 대리권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가족관계증명서만 요구하는 업무가 있는 반면 위임장과 본인확인서류를 추가로 요구하는 업무도 있다.
수감자의 가족이 밖의 일을 처리하면서 위임장을 반복해서 요구받는 이유다.
위임장 하나 만들어두면 모든 곳에서 쓸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위임은 어떤 업무를 누구에게 맡기는지를 표시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실제 업무를 접수하는 은행이나 병원, 보험사, 통신사 등은 각자의 확인절차와 서식을 운영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위임장을 한 장 만들어 복사해두면 모든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금융업무처럼 본인확인이 중요한 업무는 기관별로 요구하는 서류가 다를 수 있다.
은행마다 위임장이 다른 것도 이상한 일은 아냐
사연에서는 은행마다 위임장 양식이 달라 매번 새로운 서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정시설에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은행에 필요한 서류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어떤 양식의 위임장이 필요한지,
수용자 본인의 서명만 있으면 되는지,
도장이나 손도장이 필요한지,
본인확인서류가 추가로 필요한지,
수용사실을 증명하는 서류가 필요한지,
대리인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서류가 필요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일반 위임장부터 받았다가 은행 창구에서 다시 작성해오라는 안내를 받으면 우편을 처음부터 다시 주고받아야 할 수 있다.
병원 업무도 병원에 먼저 확인해야
병원 진료기록이나 의료정보, 처방과 관련된 업무 역시 개인정보와 의료 관련 절차가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가족이니까 대신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떤 업무를 대신하려는지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해당 병원 원무과나 관련 부서에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진료기록 발급과 처방 관련 업무는 서로 같은 절차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교도소 총무과가 모든 위임장을 바로 처리해줘야 하는 것은 아냐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시설 직원의 도움으로 위임장을 비교적 빠르게 전달받았다면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계속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교정시설 직원이 수용자의 모든 개인적인 은행·보험·병원·통신 업무에 필요한 외부기관 위임장을 수시로 전달하고 작성하도록 지원해야 하는 일반적인 민원서비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교정본부에는 수용자와 관련한 공식적인 민원절차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따라서 이전에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처리했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반드시 처리해줘야 한다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교정시설에서 위임 관련 업무를 전혀 처리하지 않는 것은 아냐
공식적인 절차가 마련된 업무도 있다.
교정본부의 현재 민원안내를 보면 수용자의 손도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수용자와 사전 합의한 뒤 필요한 서류와 위임받을 민원인의 신분증을 가지고 해당 교정기관 총무과 수용기록계 또는 수용기록과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업무에 손도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해당 교정시설에 ‘손도장 신청’ 절차를 문의해볼 수 있다.
다만 이것 역시 모든 위임장을 교정시설에서 대신 작성해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손도장 신청’과 일반적인 위임장 전달은 구분해야
가족 입장에서는 둘 다 결국 위임장을 받는 과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안내된 손도장 신청 절차와 가족이 임의로 가져온 외부기관 서류를 수용자에게 전달해 작성받는 것은 같은 민원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한 서류가 단순 서명 위임장인지, 손도장까지 요구하는 문서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에서 “본인 위임장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본인확인을 요구하는지도 물어봐야 한다.
우편으로 보내라고 안내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정시설에서 외부기관 위임장 양식을 우편으로 보내 수용자가 작성하도록 안내했다면 우선 해당 시설의 안내에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때 시간을 줄이려면 서류를 보내기 전에 완성된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은행이나 병원에서 받은 공식 양식인지,
수용자가 작성해야 하는 위치가 어디인지,
서명 또는 날인이 필요한 곳이 몇 군데인지,
대리인이 작성할 부분은 어디인지 등을 미리 구분해두는 것이다.
필요한 곳에 표시를 해두거나 별도의 설명을 함께 보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우편 한 번 잘못 보내면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어
수용자와 가족 사이의 서류는 일반적인 사무실에서 바로 서류를 건네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
서류가 교정시설에 도착하고 수용자에게 전달돼 작성된 뒤 다시 외부로 발송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위임장 한 곳을 빠뜨렸다는 이유로 다시 보내야 한다면 처리기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외부기관에 제출기한이 있는 업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등기만 가능한지도 시설에 확인해야
사연에서는 등기로 서류를 보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모든 교정시설의 모든 위임장 업무가 반드시 같은 우편방식으로 처리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현재 수용된 시설과 필요한 서류의 성격에 따라 안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발송 전에 해당 교정시설 민원실 등에 수용자에게 해당 서류를 보내는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요한 원본이라면 분실이나 배송상황 확인을 위해 등기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접견 때 위임장을 바로 받아올 수 있을까
가족들이 생각하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접견에서 가족이 준비한 서류를 자유롭게 수용자에게 건네고 작성된 문서를 즉석에서 다시 받아오는 방식이 항상 허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정시설 안으로 물품이나 서류를 전달하는 것은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급한 위임장이 있다면 접견예약만 잡기보다 먼저 해당 교정시설에 서류 전달 가능 여부와 방법을 문의하는 것이 좋다.
여러 업무가 예상된다면 한 번에 준비하는 것이 좋아
수감자가 밖에서 하던 일이 많았다면 앞으로 필요한 위임장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다.
은행,
보험,
통신,
병원,
임대차,
세금,
사업체,
차량,
각종 계약 등의 업무가 남아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해당되는 기관에 먼저 연락해 필요한 서식을 받아두면 여러 서류를 한꺼번에 수용자에게 보낼 수 있다.
은행 업무 하나가 생길 때마다 한 번, 병원 업무가 생기면 또 한 번씩 우편을 주고받는 것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위임장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작성하는 것도 주의해야
편의를 위해 “모든 업무를 가족에게 위임한다”는 식으로 포괄적인 위임장을 만들어두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기관에서 그 문서를 인정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관에서 특정 거래나 특정 업무를 명시하도록 요구한다면 포괄위임장만으로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재산이나 금융업무에 관한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수용자 본인에게도 중요한 법률행위다.
따라서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필요 이상으로 넓은 권한을 위임하기보다 실제 처리해야 할 업무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감증명서가 필요한 업무라면 절차가 더 복잡할 수 있어
부동산이나 중요한 재산처분처럼 단순 위임장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업무도 있다.
인감증명이나 본인서명사실확인 등 추가적인 본인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 은행업무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업무가 예정돼 있다면 해당 업무를 처리할 기관과 교정시설 양쪽에 필요한 절차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수용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하면 발급방법도 확인
외부기관에서 실제 교정시설에 수용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교정본부는 수용증명서를 수용기관 또는 가까운 교도소·구치소 민원실에서 발급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각종 민원증명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본인이나 가족, 또는 위임받은 사람에게 발급된다는 안내도 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기관에서 수용사실 증명을 요구한다면 어떤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먼저 확인한 뒤 발급절차를 이용하면 된다.
위임장을 받을 때 가족이 준비할 순서
수감자의 위임장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처리하려는 기관에 전화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위임장 양식과 추가서류를 정확히 확인한다.
기관 자체 양식이 있다면 파일이나 종이로 받아둔다.
수용자가 작성해야 하는 부분과 가족이 작성할 부분을 구분한다.
서명인지 도장인지 손도장인지 확인한다.
손도장이 필요한 경우 현재 수용기관에 공식적인 손도장 신청방법을 문의한다.
일반 위임장이라면 해당 시설이 안내하는 서류 전달방법을 확인한다.
작성된 원본을 받은 뒤 기관에 방문하기 전에 빠진 항목이 없는지 다시 확인한다.
이 순서로 진행하면 서류를 여러 번 주고받는 일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급한 업무라면 ‘언제까지 필요한지’ 먼저 말해야
은행이나 병원 등에서 처리기한이 정해진 업무가 있다면 기관에 수용자라는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교정시설과 우편으로 서류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다른 대체서류나 처리방법이 있는지 문의해볼 수 있다.
반드시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기관에 따라 대체할 수 있는 확인절차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는 편이 낫다.
총무과 직원이 안 해준다고 ‘귀찮아서 그런 것’으로 단정해선 안 돼
사연자는 이전에는 총무과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위임장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우편으로 보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직원이 번거로워서 거절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만으로 담당 직원이 단순히 귀찮아서 업무를 거부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교정시설에는 수용자의 서신과 외부서류 전달, 민원처리에 관한 절차가 있고 직원이 임의로 모든 외부 문서를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전에 도움을 받았던 방식이 정식 절차인지, 담당자의 편의 제공이었는지, 현재 시설에서 허용되는 처리방법이 무엇인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설마다 다르게 안내받으면 공식 민원절차를 물어보는 게 좋아
가족이 가장 곤란한 경우는 담당자마다 설명이 달라지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지난번에는 해줬는데 왜 이번에는 안 되느냐”고 따지기보다 수용자의 외부기관용 위임장을 전달받으려면 현재 시설에서 정식으로 어떤 절차를 이용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정확하다.
손도장이 필요하다면 손도장 신청,
수용증명이 필요하다면 증명서 발급,
외부기관의 별도 위임장이 필요하다면 해당 서류 전달방법을 각각 구분해 문의하는 것이다.
수감된 가족의 바깥일이 많다면 ‘위임장 파일’을 하나 만들어두는 것도 방법
장기간 여러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면 가족이 별도로 서류철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좋다.
기관명,
담당부서,
전화번호,
필요한 위임장,
추가서류,
원본 필요 여부,
서명·날인 방법,
처리기한,
수용자에게 보낸 날짜,
회신받은 날짜를 기록하는 것이다.
수감생활이 길어질수록 어떤 기관에 어떤 서류를 제출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임장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제출기관부터 확인하는 것’
수감된 가족의 일을 대신 처리하다 보면 위임장이 필요하다는 말만 듣고 우선 교정시설부터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반대 순서다.
먼저 은행이나 병원, 보험사 등 실제 업무를 처리할 기관에서 정확한 요구서류를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 수용자가 작성해야 할 서류만 모아서 현재 교정시설에서 안내하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손도장이 필요하다면 교정본부가 안내하는 손도장 신청절차를 확인할 수 있고 수용증명서가 필요하다면 별도의 증명발급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
교정시설 직원이 모든 외부기관용 위임장을 즉석에서 전달해줘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실제 절차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수용 중이라는 이유로 밖의 업무를 전혀 처리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결국 ‘어떤 업무를 누구에게 위임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고, 제출기관과 교정시설 양쪽의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