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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서를 받아 달라는데”…항소심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수용자 가족이 병원 서류에서 확인해야 할 기준

진단서 내용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작성

가족 사정은 항소심 참고자료로 제출 가능

진료기록·검사결과와 변호인 검토가 우선

안기모뉴스 관리자 기자입력 2026년 8월 3일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서를 받아 달라는데”…항소심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수용자 가족이 병원 서류에서 확인해야 할 기준

어렵게 찾아온 임신과 항소심 자료 준비

항소심을 기다리는 수용자 가족에게 양형자료 준비는 단순히 서류를 모으는 일이 아니다. 가족의 건강과 경제 상황, 쉽게 꺼내기 힘든 과거까지 다시 설명해야 하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수용 중인 배우자의 항소심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병원 진단서를 요청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가족은 1심 선고 전 임신확인서와 초음파 사진을 제출했다. 그러나 현재 임신은 이어지지 않은 상태였고, 배우자는 항소심에 추가로 제출할 자료를 찾던 중 ‘임신이 어려운 몸이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서를 부탁했다.

가족은 오랫동안 갑상선 호르몬 문제로 치료를 받고 뇌하수체 MRI 검사까지 했지만, 난임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에 다닌 것은 아니어서 어떤 진단서가 발급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했다.

원하는 문구를 그대로 써달라고 할 수는 없어

환자는 병원에 진단서 발급 목적과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어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지 문의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자연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식의 결론을 환자가 정해 진단서에 넣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상 진단서는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 등이 진찰과 검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하는 의료적 판단 문서다. 대법원도 진단서가 건강 상태를 증명하고 민·형사 책임을 판단하는 증거로 활용되는 만큼 정확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담당 의사는 기존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를 살펴본 뒤 실제로 확인되는 질환, 치료 경과와 의학적 소견만을 작성할 수 있다. 기록상 자연임신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환자가 원하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진단서 한 장보다 치료 기록 전체를 확인해야

병원에 방문할 때는 ‘재판에 유리한 문구’를 먼저 요구하기보다 지금까지 어떤 진단을 받았고 어떤 검사와 치료를 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환자는 본인의 진료기록과 검사결과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갑상선 관련 진료기록, 호르몬 검사결과, MRI 판독지, 산부인과 진료내역 등이 남아 있다면 진단서와 함께 사실관계를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담당 의사에게는 과거 치료 내용이 임신 가능성과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현재 기록만으로 의학적 소견을 작성할 수 있는지, 진단서와 소견서 가운데 어떤 서류가 적절한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검사기록이 여러 병원에 나뉘어 있다면 각 의료기관에서 자료를 발급받아 현재 진료하는 의사에게 보여주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병원의 기록만 보고 새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는지는 담당 의사가 진찰과 기록을 토대로 판단하게 된다.

가족의 건강 사정도 양형자료가 될 수 있지만

항소심에서도 피고인의 성장 과정과 가족관계, 부양가족 유무, 경제적 상태 등 형을 정할 때 참고할 사정을 보여주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 안내서는 이런 자료를 항소심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우자의 질환과 치료 내역, 임신과 관련한 가족 사정도 사건에 따라 참고자료로 검토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진단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만으로 감형이나 석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항소이유와 1심 판결 내용, 범행 경위와 전과, 피해 발생 여부와 회복 노력, 재범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함께 살핀다. 가족의 의료자료가 사건의 어떤 부분을 설명하는지는 변호인이 항소심 주장과 연결해 정리해야 한다.

서류를 발급받기 전에 변호인과 목적부터 정해야

가족은 먼저 변호인에게 해당 진단서가 어떤 양형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배우자의 부재로 치료와 생활 유지가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려는 것인지, 가족관계와 부양 필요성을 보여주려는 것인지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질 수 있다.

병원에는 재판 결과를 위한 특정 표현을 부탁하기보다 실제 진료 내역과 현재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기재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자료에 지나치게 사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제출 범위도 변호인과 미리 조정하는 것이 좋다.

안기모카페에는 항소심을 앞두고 진단서와 탄원서, 가족관계 자료를 준비하면서 어디까지 개인의 아픈 사정을 꺼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형자 가족에게 양형자료 준비는 서류의 양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 가족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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