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에서는 재판 중이라 안 된다는데 다른 사람은 냈다고 합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추징금을 미리 납부하려다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들었다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가족은 재판 중인 피고인의 양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추징금을 미리 납부하려 했다.

검찰청에 전화해 사건번호를 알려주자 담당자는 사건을 조회한 뒤 아직 재판 중이어서 납부할 수 없다는 취지로 안내했다고 한다.

그런데 온라인에서 과거 글을 찾아보니 재판이 끝나기 전에 추징금을 선납하고 관련 자료를 양형자료로 제출했다는 사례들이 있었다.

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의문이 생긴다.

“같은 추징금인데 왜 어떤 사람은 재판 중에 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안 되는 것일까.”

먼저 ‘추징금’이 무엇인지 알아야

추징은 범죄와 관련해 몰수해야 할 재산을 몰수할 수 없는 경우 그 가액 상당을 금전으로 거두는 제도다.

벌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법원도 몰수는 범죄로 얻은 이익을 박탈하는 데 취지가 있고, 추징 역시 이러한 몰수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추징은 단순히 형사처벌에 돈을 추가로 얹는 개념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범죄로 얻은 이익 등을 국가가 환수한다는 의미가 중요하다.

재판 중에는 최종 추징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

검찰청에서 “재판 중이라 안 된다”고 안내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사건 단계를 봐야 한다.

검사가 공소장에서 일정한 범죄수익을 주장하고 추징을 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얼마를 추징할지는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피고인이 범죄로 실제 취득한 이익이 얼마인지, 이미 몰수된 재산이 있는지, 반환된 재산이 있는지 등에 따라 추징액 자체가 쟁점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도 피고인으로부터 압수돼 피해자에게 교부되는 재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 추징액에서 공제할지가 문제가 됐다.

즉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가족이 예상하고 있는 금액과 법원이 최종적으로 선고하는 추징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판결 확정 후 ‘추징금 납부’와 재판 중 ‘선납’은 구분해야

여기에서 온라인 경험담을 볼 때 가장 주의해야 한다.

판결이 확정돼 추징금이 확정된 뒤 검찰에서 납부명령을 받아 납부하는 것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예상되는 추징액 상당의 돈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니다.

확정판결이 있으면 국가가 집행해야 할 추징금 채권과 금액이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반면 재판 중에는 아직 법원이 추징을 선고할지, 얼마를 선고할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검찰청에서 사건번호를 조회한 뒤 “아직 재판 중이라 정식 추징금 납부처리를 할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왜 ‘재판 중에 선납했다’는 사례가 있을까

여기에는 표현상의 혼용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에서 ‘추징금 선납’이라고 표현하는 모든 사례가 판결 확정 후 검찰이 집행하는 추징금을 미리 정식 납부했다는 의미라고 단정할 수 없다.

사건에 따라 향후 추징에 대비해 일정 금액을 별도로 보관하거나 공탁 등 다른 방식으로 범죄수익 환수 의사를 나타낸 뒤 그 자료를 법원에 제출한 경우가 ‘선납’이라고 표현될 수도 있다.

또 이미 다른 심급에서 추징이 선고된 상태인지, 판결이 일부 확정된 사건인지, 어떤 법률에 따른 추징인지 등 사건의 절차적 상태가 서로 다를 수도 있다.

따라서 인터넷 글에서 “저는 재판 중에 추징금을 냈습니다”라는 한 문장만 보고 자신의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같은 ‘재판 중’이라는 표현도 실제 단계는 다를 수 있어

1심 재판 중인 사건과 항소심 재판 중인 사건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사건에서는 추징액에 관한 법원의 첫 판단도 없는 상태다.

반면 항소심에서는 이미 1심이 일정 금액의 추징을 선고했을 수 있다.

물론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면 그 추징 부분 역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재판 중에 선납했다”는 경험담을 비교하려면 적어도 1심인지 항소심인지, 기존 판결에서 추징이 선고됐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건의 단계가 다른데 결과만 비교하면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추징액 자체를 다투고 있다면 더 신중해야

피고인이 검사가 주장하는 범죄수익이나 추징액을 다투고 있는 사건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검찰은 1억원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은 3천만원이라고 다투는 사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아무런 법률적 검토 없이 검찰이 주장하는 전액을 자신의 추징금이라고 전제해 납부 의사를 표시하면 현재 재판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과 충돌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추징액이 쟁점인 사건에서는 변호인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징금을 미리 마련하면 양형에 무조건 유리할까

이 역시 공식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형사재판의 양형은 범행내용과 피해 정도, 범행 후 정황, 피고인의 전과와 생활환경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결정된다.

범죄수익을 실제로 반환하거나 환수에 협조한 사정은 사건에 따라 범행 후 정황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추징금으로 예상되는 돈을 마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일정한 감형을 보장하는 제도는 없다.

법원이 해당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범죄유형과 구체적인 사건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돈을 냈으니 형량이 몇 개월 줄어든다’는 공식은 없어

가족들이 추징금 선납을 알아보는 이유는 대부분 양형 때문이다.

실형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라면 조금이라도 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추징금 상당액을 미리 마련하거나 환수조치를 했다는 이유로 형량이 일정 비율 또는 몇 개월 줄어드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범죄수익을 국가가 환수하는 문제와 피해자에게 실제 피해를 회복해주는 문제도 구분해야 한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범죄라면 추징금 관련 조치만 했다고 피해회복까지 완료됐다고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피해변제와 추징금 납부도 같은 것이 아냐

예를 들어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기나 횡령 등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은 피해회복과 관련된 문제다.

반면 추징은 몰수할 수 없는 범죄 관련 재산의 가액을 국가가 환수하는 제도다.

사건에 따라 피해자에게 반환된 금액이나 압수재산 등이 추징액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두 개념 자체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양형을 준비할 때도 ‘피해자에게 얼마를 변제했는지’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구분해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추징금 선납을 알아보기 전에 판결·공소내용부터 확인해야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정확한 사건 단계다.

현재 1심인지 항소심인지, 검사가 어떤 범죄수익을 주장하고 있는지, 공소장에서 추징을 구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미 1심 판결이 나온 사건이라면 판결문에서 얼마의 추징이 선고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그 추징액 자체를 피고인이 인정하는지 다투는지도 중요하다.

이러한 내용이 확인돼야 “미리 돈을 내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도 정확해질 수 있다.

검찰청에 다시 문의한다면 질문도 구체적으로 해야

단순히 “추징금 선납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것보다 현재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현재 1심 재판 중이고 아직 추징 선고가 나오지 않은 사건인데, 예상 추징액 상당을 미리 납부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공식 절차가 있는지”라고 물을 수 있다.

또 “판결 확정 전이라 정식 추징금 납부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인지, 별도의 선납보관 방식도 불가능하다는 의미인지”를 구분해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담당 검찰청에서 실제로 어떤 절차가 가능한지를 확인한 뒤 변호인과 법원 제출방법을 논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인터넷에서 본 사례라면 네 가지를 비교해야

다른 사람의 경험담을 참고하려면 적어도 네 가지는 확인해야 한다.

첫째, 그 사람의 사건이 1심인지 항소심인지다.

둘째, 이미 추징을 선고한 판결이 존재했는지다.

셋째, 실제로 검찰에 ‘추징금’ 명목으로 납부한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공탁·보관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한 것인지다.

넷째, 어떤 범죄와 법률에 따른 추징이었는지다.

이 내용이 다르면 “저 사람은 됐는데 왜 나는 안 되지”라는 비교 자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양형자료로 사용하려면 ‘납부 의사’보다 실제 행동이 중요할 수 있어

피고인이 범죄수익을 모두 소비하지 않고 반환하거나 실제 환수에 협조했다면 그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정리할 수 있다.

계좌이체 내역이나 반환내역, 압수·환부 관련 서류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면 변호인 의견서와 함께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단순히 “나중에 추징금이 나오면 반드시 내겠다”는 약속과 실제 돈을 반환하거나 환수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은 법원이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를 수 있다.

다만 어떤 방식이 해당 사건에서 적절한지는 변호인과 상의해야 한다.

범죄수익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추징 가능성을 예상해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리거나 숨기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추징금은 확정된 뒤에도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추징금 납부를 피하기 위한 재산처분과 관련해 국가가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문제가 다뤄진 바 있다.

따라서 추징을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는 방향이 아니라 실제 환수와 납부를 어떻게 준비할지를 검토하는 것이 맞다.

“재판 중이라 안 됩니다”라는 답변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어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이 재판 중에 추징금을 냈다는 경험담을 발견했다고 해서 현재 검찰청 담당자의 안내가 잘못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 사건에서는 아직 법원이 추징을 선고하지 않아 정식으로 집행할 추징금 자체가 확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

반면 온라인 사례는 사건 단계나 납부방식이 달랐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두 사례의 ‘선납’이 정확히 같은 절차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가족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선납 가능 여부’만 찾는 것이 아냐

현재 재판 중이라면 우선 변호인에게 추징 부분이 실제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예상 추징액이 얼마인지, 그 금액을 인정하고 있는지, 범죄수익 가운데 이미 반환되거나 압수된 금액이 있는지도 정리해야 한다.

그 다음 해당 사건에서 판결 전에 할 수 있는 환수조치가 있는지, 그 조치를 양형자료로 제출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검토할 수 있다.

검찰청에서 정식 추징금 납부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서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노력을 보여줄 방법이 반드시 모두 막힌다는 뜻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선납 사례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청에 돈을 보내거나 임의의 계좌에 입금해서도 안 된다.

결국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보다 사건 단계와 납부 방식이 핵심

안기모카페에서는 “재판 중인데 추징금을 미리 내면 감형되나요”, “검찰에서는 안 된다는데 다른 사람은 냈다는데요”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이 문제에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확정판결에 따라 실제 추징금을 납부하는 것과 판결 전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동일한 절차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재판 중에는 추징 여부와 최종 금액 자체가 아직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추징액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이 다르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선납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현재 사건이 어느 심급인지, 추징액이 특정됐는지, 기존 추징 선고가 있는지, 그 사람이 말한 선납이 실제 어떤 절차였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양형을 위해 추징금을 미리 내고 싶은 경우에는 담당 검찰청과 변호인을 통해 현재 단계에서 가능한 공식적인 납부·보관·환수 방법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