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집행만 잠시 중단
형집행정지는 징역·금고·구류형을 집행받고 있는 사람에게 법률이 정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형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제도다.
형집행정지가 허가되면 수형자는 교정시설 밖에서 치료받거나 법률상 인정된 사유를 해결할 수 있지만, 유죄판결이나 남은 형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지 사유가 해소되거나 허가기간이 끝나면 남은 형을 집행하기 위해 다시 수용될 수 있다.
형의 집행이 정지된 기간에는 형의 시효도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정 기간 교정시설 밖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형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심신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다면 필요적 정지
형사소송법 제470조는 징역·금고·구류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심신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을 때 심신장애가 회복될 때까지 형 집행을 정지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단순히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자신의 행위나 형 집행 상황을 판단할 수 없는 정도로 의사능력이 상실된 상태인지가 확인돼야 한다.
이 요건이 인정되면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 검사 또는 수형자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 검사의 지휘로 91search2
건강·고령·임신·가족보호 사유도 규정
형사소송법 제471조는 검사가 재량으로 형 집행을 정지할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다.
형 집행으로 건강이 현저히 악화될 우려가 있거나 생명을 보전하기 어려운 경우, 70세 이상인 경우, 임신 6개월 이상이거나 출산 후 60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가 포함된다.
직계존속이 70세 이상이거나 중병·장애가 있는데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 어린 직계비속을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와 그 밖의 중대한 사유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유가 형식적으로 존재한다고 반드시 형집행정지를 허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471조에 따른 정지는 수형자가 요건을 충족하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기보다 검사가 형사정책적 사정을 종합해 결정하는 제도라는 판단도 나와 있다.
질병이 있다고 모두 허가되는 것은 아냐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유형은 건강상 사유다.
그러나 암이나 심혈관질환, 정신질환 등 특정 병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핵심은 현재 형을 계속 집행할 경우 건강이 현저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또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지에 있다.
검찰은 교정시설 안에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지, 외부 의료기관에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지, 치료를 미루면 생명이나 신체에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확인한다.
비슷한 질병을 가진 수형자라도 질병의 단계와 합병증, 교정시설의 의료 여건과 외부 진료 가능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수형자·가족·교정시설장이 신청하거나 건의
자유형집행정지 신청이나 건의는 수형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등 관계인과 구치소·교도소의 장도 할 수 있다.
신청이 접수되면 검사는 해당 사유를 조사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구치소나 교도소를 방문해 수형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교정시설 의무관이나 다른 의사에게 감정을 맡길 수 있다.
생명에 급박한 위험이 있어 긴급한 결정이 필요하거나, 사정 변경 없이 같은 신청을 반복해 정지 사유가 없는 것이 명백한 경우 등에는 화상이나 전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상태를 확4807view1
진단서 한 장보다 전체 의무기록 중요
건강상 사유로 신청한다면 진단서만 제출하는 것보다 질병의 진행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주요 자료로는 진단서와 의무기록, 입·퇴원 확인서, CT·MRI와 혈액검사 등 검사결과, 수술·치료 계획서, 담당 전문의 소견서와 교정시설 안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가 있다.
석방 이후 어느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지, 치료비와 보호자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가족보호를 이유로 신청할 때에는 가족관계증명서뿐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사람의 연령과 질병·장애 상태, 실제로 대신 돌볼 친족이 없다는 사정과 수형자가 직접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건강 사유는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 심사
형사소송법은 형 집행으로 건강이 현저히 악화되거나 생명 보전이 어려운 경우와 그 연장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각 지방검찰청에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심의위원회가 모든 형집행정지 신청을 일률적으로 심사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위원회 심사의 중심은 형사소송법 제471조 제1항 제1호의 건강상 사유와 그 연장이다.
위원회는 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5명 이상 10명 이하의 내부·외부위원으로 구성된다. 외부위원은 학계와 법조계, 의료계 등 관련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위촉된다.
위원회는 형집행정지 또는 연장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심의 결과를 고려해 최종 결정한다. 생명에 급박한 위험이 있어 즉시 판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먼저 정지한 뒤 사후에 위원회를 열 수 있다.
현장조사와 의료 감정 거쳐 검사장이 결정
검사는 신청 사유를 조사한 뒤 의사의 감정서를 첨부한 현장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소속 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청서에 적힌 질병과 실제 상태가 일치하는지, 교정시설 의료진의 판단과 외부 의료진의 소견이 어떤지, 긴급하게 치료받아야 하4807view1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는 최종 결정기관이 아니다. 위원회는 허가 또는 연장의 적정성에 관한 의견을 내고, 최종 허가 여부는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결정한다.
허가되면 병원·거주지 제한 조건 붙을 수 있어
형집행정지가 허가됐다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찰청의 장은 형집행정지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의료기관 등으로 주거지를 제한하고, 주거지를 바꾸려면 검사의 지시를 받도록 할 수 있다.
치료 목적 등 불가피한 사유가 없는 외출과 외박을 제한하거나, 치료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건을 붙일 수도 있다.
형집행정지자가 거주지를 옮기거나 치료기관을 바꿔야 한다면 임의로 결정하지 말고 담당 검찰청에 먼저 보고해 지시를 받아야 한다.
허가기간이 끝나면 연장 여부 다시 심사
형집행정지는 통상 사유와 치료기간 등을 고려해 일정한 기간을 정해 허가될 수 있다.
기간이 끝났는데도 중대한 건강상 위험이 계속된다면 최신 진단서와 검사결과 등을 제출해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건강상 사유의 연장 역시 심의위원회의 심사 대상이다.
기존 신청 당시와 비교해 건강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치료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교정시설 복귀가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사정 변경 없이 동일한 내용으로 신청을 반복하면 정지 사유가 없는 것이 명백한 신청으로 4807view1
사유 해소되면 다시 형 집행
치료가 끝나거나 건강이 회복되고, 가족보호 등 정지 사유가 사라지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돼 남은 형을 복역할 수 있다.
허가조건을 위반하거나 지정된 의료기관을 이탈하고, 검사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주거지를 변경한 경우에도 형집행정지 유지 여부가 다시 검토될 수 있다.
따라서 형집행정지를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처럼 남은 형을 면제받는 제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가석방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형자를 형기 만료 전에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이고, 형집행정지는 건강·임신·가족보호 등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 동안 형의 집행만 중단하는 제도다.
신청 전 확인해야 할 사항
형집행정지를 준비한다면 먼저 판결이 확정돼 실제 자유형이 집행 중인지 확인 자유형이 집행 중인지 확인해야 한다.
건강상 신청이라면 진단명보다 현재 중증도와 생명 위험, 교정시설 내 치료 가능성, 외부 치료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자료를 구성해야 한다.
가족보호 사유라면 다른 가족이나 복지제도를 통해 보호할 수 없는 이유와 수형자 본인이 반드시 필요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신청서를 제출한 뒤에는 관할 검찰청의 현장조사와 의료 감정 요청에 협조하고, 허가될 경우 이용할 병원과 거주지, 보호자와 치료계획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집행정지는 수형자의 생명과 건강, 가족의 긴급한 보호 필요성을 고려한 예외적인 제도다. 신청 횟수나 진단서의 수보다 법률상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와 형 집행을 중단하지 않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형집행정지는 남은 형을 없애거나 감형하는 제도가 아니라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심신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라면 형사소송법 제470조에 따라 형 집행을 정지해야 한다.
중대한 건강 악화와 생명 위험, 70세 이상, 임신·출산,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가족 사정 등은 제471조에 따른 임의적 정지 사유가 될 수 있다.
수형자 본인과 가족 등 관계인, 구치소·교도소의 장이 신청하거나 건의할 수 있다.
검사는 현장조사와 의료 감정을 진행하고 소속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는 주로 건강상 사유에 따른 정지와 연장의 적정성을 심사한다.
허가 후에는 병원이나 거주지 제한, 외출·외박 제한 등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
정지 사유가 해소되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돼 남은 형이 집행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