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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이면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을까…신청 요건부터 의료조사·심의·재수감 절차까지

형을 없애는 제도 아닌 일시적인 집행 중단

진단명보다 건강 악화와 외부 치료 필요성 중요

허가기간 종료·사유 해소되면 남은 형 다시 집행

안기모편집부 기자입력 2026년 7월 27일조회 1
중병이면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을까…신청 요건부터 의료조사·심의·재수감 절차까지

형을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만 잠시 중단

형집행정지는 징역·금고·구류형을 집행받는 사람에게 법률이 정한 특별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 형의 집행을 일정 기간 중단하는 제도다.

허가되면 수형자는 교정시설 밖에서 치료받거나 법률상 인정된 사정을 해결할 수 있지만, 유죄판결과 남은 형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지 사유가 없어지거나 허가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돼 남은 형을 복역할 수 있다.

형집행정지 기간에는 형의 시효도 진행되지 않는다. 교정시설 밖에서 지낸 기간이 남은 형기에 자동으로 포함되는 제도도 아니다.

의사능력 없는 심신장애는 필요적 집행정지

형사소송법 제470조는 징역·금고·구류를 선고받은 사람이 심신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을 때 회복할 때까지 형의 집행을 정지하도록 규정한다.

단순히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거나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자신의 상황과 형 집행의 의미를 판단할 의사능력이 없는 정도인지가 확인돼야 한다.

이 경우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 또는 수형자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 검사의 지휘에 따라 집행이 정지된다.

건강·고령·임신과 가족보호 사유도 규정

형사소송법 제471조는 검사가 재량으로 형 집행을 정지할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다.

형을 계속 집행하면 건강이 현저히 악화되거나 생명을 보전하기 어려운 경우, 70세 이상인 경우, 임신 6개월 이상이거나 출산 후 60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가 포함된다.

직계존속이 70세 이상이거나 중병·장애 상태인데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 어린 직계비속을 돌볼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와 그 밖의 중대한 사유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법률상 사유가 형식적으로 존재한다고 자동으로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제471조에 따른 형집행정지는 검사가 개별 사정을 종합해 결정하는 재량적 제도이며, 신청했다고 반드시 허가받는 권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도 있다.

질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

실무에서 가장 많이 문제 되는 유형은 중대한 건강상 사유다.

그러나 암이나 심장질환, 정신질환 등 특정한 진단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집행정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형을 계속 집행하면 건강이 얼마나 악화되는지,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위험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핀다.

교정시설 내 의료진과 외부병원 진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지, 반드시 시설 밖에서 지속적인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와 치료를 미루면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가 핵심적인 검토 대상이 된다.

따라서 진단서 한 장보다는 전체 의무기록과 검사결과, 담당 전문의의 소견, 향후 치료계획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형자 등의 신청 또는 교정시설의 건의

형집행정지는 구치소·교도소의 건의 또는 수형자 등의 신청으로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신청이 접수되면 담당 검사가 실제 상태를 조사하고 검토보고서를 작성한다. 대검찰청이 공개한 업무 흐름도도 교정시설의 건의 또는 수형자 등의 신청, 주임검사의 조사, 검토보고서 작성과 검사장의 결정을 주요 단계로 안내하고 있다.

건강상 사유로 신청할 때에는 진단서, 의무기록, 입·퇴원확인서, CT·MRI와 혈액검사 결과, 수술·치료계획서와 전문의 소견 등을 제출할 수 있다.

가족보호를 이유로 한다면 가족관계증명서뿐 아니라 보호가 필요한 사람의 연령과 건강상태, 대신 보호할 친족이 실제로 없다는 사실과 수형자가 직접 돌봐야 하는 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심의위원회는 건강상 사유와 연장 심의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가 모든 신청 사유를 일률적으로 심사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형 집행으로 건강을 현저히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경우’에 따른 형집행정지와 그 연장을 심의하기 위해 각 지방검찰청에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한다.

위원회는 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위원장으로 해 5명 이상 10명 이하로 구성된다. 내부위원과 함께 학계·법조계·의료계·시민단체 등의 외부위원이 참여하고, 외부위원 중에는 의사 자격을 가진 위원이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위원회는 정지 또는 연장의 적정성을 심의해 검사장에게 보고한다. 최종 결정권자는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이다.

생명에 급박한 위험이 있어 즉시 결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먼저 형집행을 정지한 뒤 사후에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검사장이 허가하면 형집행정지 지휘

검사장은 조사내용과 의료자료, 심의 결과 등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허가되면 검사가 형집행정지를 지휘하고 수형자는 교정시설에서 일시적으로 석방된다. 불허 결정이 내려지면 형 집행은 계속된다.

석방됐다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받을 병원과 거주지가 지정되거나 변경 시 검찰에 보고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건강상태와 정지 사유가 계속되는지 확인받을 수 있다. 형집행정지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관찰·관리 대상이 된다.

허가기간이 끝나면 연장 여부 다시 판단

건강상 사유의 형집행정지는 치료기간과 질병 상태 등을 고려해 일정한 기간을 정해 허가될 수 있다.

기간이 끝났는데도 생명이나 건강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 계속된다면 최신 진단서와 검사자료를 토대로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 연장 역시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다.

기존 신청 당시보다 건강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치료가 어느 단계에 있으며 교정시설로 복귀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정지 사유가 사라지거나 허가기간이 끝나 연장이 허용되지 않으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돼 남은 형이 집행된다.

가석방·구속집행정지와 구별해야

형집행정지는 가석방과 다르다.

가석방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수형자를 형기 만료 전에 조건부로 석방하는 제도다. 형집행정지는 중대한 건강 문제나 임신·출산, 가족보호 등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는 기간에 형 집행만 잠시 멈추는 절차다.

재판 중인 구속 피고인이 질병이나 가족 장례 등 긴급한 사정으로 일시적인 석방을 구하는 ‘구속집행정지’와도 구별된다. 형집행정지는 유죄판결이 확정돼 자유형을 집행받고 있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다.

신청 전 확인해야 할 사항

건강상 사유로 형집행정지를 준비한다면 진단명보다 현재 질병의 중증도, 생명 위험과 교정시설 내 치료 가능성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시설 밖에서 어느 병원에 입원하거나 통원할지, 치료비와 보호자는 어떻게 마련할지, 치료 후 어디에서 생활할지도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가족보호 사유라면 단순히 가족이 어렵다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친족이나 복지제도를 통해 보호할 수 없는 이유와 수형자가 반드시 필요한 사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형집행정지는 남은 형을 없애는 선처 제도가 아니라 수형자의 생명과 건강, 긴급한 가족보호 필요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형 집행을 중단하는 제도다.

안기모카페에서는 중병을 앓는 수형자의 가족들이 교정시설 치료와 외부병원 진료, 형집행정지 신청자료에 관한 경험을 나누고 있다. 생명과 신병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차인 만큼 다른 사례의 결과보다 현재 의무기록과 관할 검찰청의 조사내용을 기준으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형집행정지는 남은 형을 면제하거나 감형하는 제도가 아니다.

심신장애로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470조에 따른 필요적 집행정지가 문제 된다.

건강 악화와 생명 위험, 70세 이상, 임신·출산과 가족보호 사유 등은 제471조에 따른 임의적 정지 사유가 될 수 있다.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는 건강상 사유에 따른 정지와 연장의 적정성을 심의한다.

최종 허가 여부는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결정한다.

허가기간이 끝나거나 사유가 해소되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돼 남은 형이 집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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