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인지, 내가 선고받는 것인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가족의 형사재판을 앞두고 법원 절차를 미리 살펴보기 위해 선고 법정을 찾은 한 수형자 가족의 경험이 교정생활 커뮤니티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법정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긴장이 시작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들이 차례로 선고를 받았고, 무죄와 집행유예로 법정을 나서는 사람도 있었지만 실형과 법정구속을 선고받는 사람도 있었다.
같은 법정 안에서 누군가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누군가는 판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굳어 있었다. 이를 지켜본 가족은 “참관인지 내가 선고받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떨렸다”는 심경을 전했다.
구형과 선고는 서로 다른 절차
형사재판에서 구형은 검사가 증거조사를 마친 뒤 재판부에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히는 의견이다. 이후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이 진행되고, 법원이 별도의 선고기일에 최종 판결을 내린다.
검사가 징역형을 구형했다고 반드시 같은 형량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공소사실과 증거, 피해 정도, 피해회복과 전과 등 사건별 사정을 종합해 무죄·벌금·집행유예·실형 등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다른 사건의 선고 결과를 여러 건 지켜보더라도 자신의 가족에게 내려질 판결을 그대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실형이 선고되면 법정에서 바로 구속될 수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곧바로 구속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법정구속’이라고 부른다. 대한민국 법원도 불구속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즉시 구속하는 경우가 있다고 안내한다.
다만 실형이 선고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법정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와 구속 필요성 등 개별 사정을 살펴 구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선고형만큼이나 법정구속 여부가 가족에게 큰 충격이 되는 이유는, 재판을 받으러 함께 법원에 온 가족이 그날 바로 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고 직후 가족과의 대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냐
사연 속 법정에서는 법정구속된 피고인이 가족에게 잠시 인사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곧바로 퇴정하라는 안내를 받은 장면도 있었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가족이 별도로 대화하거나 인사할 시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절차는 없다. 법정의 질서유지는 재판장이 담당하며, 재판장은 입정·퇴정과 그 밖의 질서유지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
구속이 집행되는 상황에서는 법원 직원과 교도관의 관리에 따라 피고인이 이동하므로, 가족이 법정 안에서 자유롭게 다가가거나 대화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가족과의 연락은 이후 교정시설 접견이나 서신·전화 등 정해진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가족이 많거나 건강자료가 있어도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
선고 법정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출석하고 피고인의 건강 문제를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했는데도 실형이 선고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의 탄원과 건강상태, 부양관계는 양형자료로 제출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형량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범행의 내용과 피해 규모, 피고인의 역할, 전과와 피해회복 여부 등 다른 양형조건이 함께 검토된다.
따라서 다른 피고인이 가족과 함께 왔는데도 실형을 받았다거나, 반대로 비슷해 보이는 사건에서 집행유예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사건 결과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선고 방청은 재판의 현실을 보여주지만 불안을 키우기도
형사재판은 공개가 원칙이므로 특별한 비공개 사유가 없는 일반 사건은 가족과 시민이 방청할 수 있다.
방청은 법정의 분위기와 재판 진행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사건의 선고를 연이어 지켜보다 보면 자신의 가족에게도 가장 좋지 않은 결과가 내려질 것이라는 불안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구형이나 선고를 앞둔 가족에게 다른 사람의 법정구속 장면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겪게 될지도 모르는 현실로 다가온다.
“답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보다 현재 사건을 봐야
형량에 대한 불안이 크더라도 아직 선고되지 않은 사건의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담당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증거조사 내용, 검사의 구형 예상과 제출된 양형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합의나 피해회복이 진행 중이라면 자료가 재판부에 제대로 제출됐는지도 살펴야 한다.
선고기일에는 실형 가능성에 대비해 가족 간 연락 방법과 필요한 생활 준비를 논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결과만 반복해 예상하기보다 피고인이 최후진술에서 전달할 내용과 남은 자료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판과 양형을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안기모카페는 법정 방청과 구형·선고, 법정구속을 먼저 겪은 회원들의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법정에서 피고인은 혼자 판결을 듣지만, 그 결과를 함께 견뎌야 하는 가족들의 재판도 법정 밖에서 계속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정보]
구형은 검사가 재판부에 제시하는 형량 의견이고, 선고는 법원이 내리는 최종 판단이다.
불구속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할 수 있다.
실형이 선고됐다고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법정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법정구속 직후 피고인과 가족이 별도로 인사할 시간은 보장되지 않는다.
다른 사건의 무죄·집행유예·실형 결과만 보고 자신의 사건을 예측해서는 안 된다.
방청 중에는 촬영·녹음과 피고인에게 말을 거는 행동을 삼가고 재판장의 질서유지 명령을 따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