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기일이 잡혔다면 1심이 시작되는 걸까?
검사가 사건을 정식재판에 넘기고 법원이 공판기일을 지정했다면 통상 1심 형사공판 절차가 진행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형사소송법은 재판장이 공판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을 소환하며 검사와 변호인 등에게 기일을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1심’이라는 말은 첫 번째 공판기일 한 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 사건의 1심에서도 첫 공판, 두 번째 공판, 세 번째 공판처럼 여러 차례 기일이 열릴 수 있다. 필요한 심리를 모두 마친 뒤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기일이 지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첫 공판은 한두 시간 정도 진행될까?
공판에 걸리는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
혐의를 인정하고 증거관계에 큰 다툼이 없는 사건이라면 비교적 짧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혐의를 다투거나 증인이 많고 기록이 방대하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공판기일이 지정됐다는 사실만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거나 “두 시간은 걸린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여러 사건이 지정돼 있을 수 있어 법원에서 기다리는 시간과 실제 자신의 사건이 법정에서 심리되는 시간도 다를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공판기일의 심리가 집중돼야 한다는 원칙을 두면서 심리에 여러 날이 필요한 사건에 관한 규정도 별도로 두고 있다.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 첫 재판에서 끝날 수도 있을까?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은 범죄사실 자체를 다투는 사건보다 심리해야 할 쟁점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인정 사건 = 첫 공판에서 바로 선고’라는 공식은 없다.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 검사의 구형, 변호인의 변론과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 필요한 절차가 남아 있을 수 있고 재판부가 추가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첫 공판에서 심리가 상당 부분 진행되더라도 별도의 선고기일이 정해질 수 있다.
결국 사건조회에 첫 공판기일이 표시됐다는 것만으로 두 번째 재판에서 반드시 형이 결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합의를 못 했다면 재판부에 시간을 달라고 할 수 있을까?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합의나 피해회복 문제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경우가 있다.
아직 합의가 진행 중이라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피해회복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정을 설명할 수 있다. 공판기일은 재판장이 정하고, 법률상 검사·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신청으로 변경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돼 있다.
다만 “합의하고 싶으니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지금까지의 재판 진행 상황과 실제 합의 가능성, 피해회복 노력, 사건의 내용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상대방이 합의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해자가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피고인이 합의를 강제로 성사시킬 방법은 없다.
오히려 합의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압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양형위원회 기준에서도 합의를 시도하면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거나 합의 거절에 따른 불이익을 암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피해를 야기한 경우를 불리한 양형요소로 규정하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피해자가 접촉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직접 연락을 반복하기보다 변호인을 통해 적절한 피해회복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합의가 안 됐다고 재판 준비를 멈춰서는 안 돼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사건이라도 형사재판 준비가 합의 하나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범행을 인정하는 태도와 피해회복 노력,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가족관계와 생활환경 등 사건에 맞는 양형자료를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합의가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혐의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무리하게 선처자료부터 만드는 것보다 공소사실 가운데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투는지부터 변호인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고기일은 언제 잡힐까?
첫 공판이 끝났다고 곧바로 선고 날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하다면 다음 공판기일이 지정될 수 있고 증인신문이나 추가 서류 제출 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더 이상 심리할 내용이 없다면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정할 수 있다.
결국 첫 공판을 앞둔 단계에서는 “몇 번째 재판에서 끝날까”를 예상하기보다 현재 사건이 인정사건인지 부인사건인지, 증거에 다툼이 있는지, 피해자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건인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가족이 첫 공판 전에 확인하면 좋은 것들
구공판 통지를 처음 받으면 ‘몇 시간 걸리는지’와 ‘언제 선고되는지’부터 궁금해지지만 실제로는 재판의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소장에는 어떤 혐의가 적혀 있는지, 피고인은 이를 인정하는지, 변호인은 어떤 의견을 낼 예정인지, 합의나 피해회복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첫 공판에서 어떤 절차가 예정돼 있는지도 변호인이 있다면 미리 물어볼 수 있다.
형사재판은 반드시 첫 번째 공판에서 결론이 나는 것도, 두 번째 공판에서 선고되는 것도 아니다. 짧게 끝나는 사건도 있고 여러 차례 공판을 거치는 사건도 있다.
처음 재판을 기다리는 가족에게는 공판 횟수와 소요시간 하나하나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몇 분 동안 재판하느냐’보다 그 시간에 무엇을 다투고 어떤 자료를 재판부에 보여줄 것인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