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넘게 냈는데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이 갑자기 구속되면 변호사를 비교하고 충분히 상담할 시간은 많지 않다. 영장심사와 조사 일정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부모나 배우자가 급하게 법무법인과 계약하고, 뒤늦게 비용과 대응 내용을 확인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투자 리딩방 관련 사기방조 혐의로 첫 번째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비슷한 두 번째 사건에서는 구속수사를 받게 됐다는 가족의 사연이 전해졌다.
변호인은 부모가 선임했고 수임료는 천만원을 넘었다. 그러나 가족은 사건 설명과 진행 상황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고 느끼면서 “비용은 비싼데 일을 대충 보는 것 같다”는 불안을 호소했다.
두 번째 사건의 구속이 곧 변호인의 실패를 의미하진 않아
구속영장은 피의자가 유죄인지 최종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법원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와 함께 주거, 도망 또는 증거인멸 우려 등을 살핀다.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도 구속 필요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 사건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유사한 혐의가 다시 제기됐다면 수사기관과 법원이 반복성이나 관련자 접촉 가능성 등을 주의 깊게 살폈을 수 있다. 다만 게시글만으로 실제 구속 사유나 변호인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영장심사 결과만을 보고 “변호사를 잘못 선임했다”고 단정하기보다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사실과 법원이 어떤 사유를 중요하게 본 것으로 파악되는지부터 담당 변호인에게 설명받아야 한다.
사기방조는 ‘사기를 알면서 도왔는지’가 핵심
형법은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도록 정한다. 대법원은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범죄를 알고 그 실행을 가능하게 하거나 촉진한 행위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가 범죄 실현에 현실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기방조 사건에서는 단순히 투자 관련 업무에 관여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사기 구조를 인식했는지,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계좌·휴대전화·홍보·인출·고객응대 등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피의자가 범죄 인식을 부인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대화 내용과 업무 방식, 보수, 반복된 경고 신호 등 간접사실을 통해 고의를 판단할 수 있다. 대법원도 방조의 고의는 정황을 종합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사건과 두 번째 사건에서 업무 내용과 관여 정도가 같은지, 첫 조사 이후에도 위험성을 알지 못했는지 또는 알고도 계속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지가 중요한 방어 쟁점이 될 수 있다.
수임료 액수만으로 비싼지 판단하기는 어려워
구속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수사 단계만 맡는지, 영장심사와 구속적부심·재판까지 포함하는지, 사건과 피의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계약 범위가 달라진다. 따라서 ‘천만원이 넘는다’는 금액만으로 적정하거나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족은 먼저 수임계약서에서 담당 단계, 변호인 접견 횟수, 조사 참여, 의견서 제출, 재판 포함 여부와 추가 비용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이어 실제로 진행된 접견과 조사 참여, 제출된 서면, 확보하거나 검토한 자료, 향후 대응 계획을 항목별로 설명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윤리장전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사건의 주요 진행 상황을 알리고 필요한 경우 협의해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변경하려는 경우 기존 변호사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인수인계에 협조하도록 규정한다.
막연한 불신보다 구체적인 질문으로 확인해야
가족은 담당 변호인에게 두 사건의 관계, 구속영장에 기재된 핵심 혐의, 피의자가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부분, 수사기관이 확보한 주요 자료와 앞으로 제출할 의견서의 방향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집행유예가 가능한가요”처럼 결과만 묻기보다 왜 사기방조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는지, 고의와 가담 정도를 반박할 자료는 무엇인지, 첫 사건과 두 번째 사건을 각각 어떻게 방어할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설명이 계속 부족하거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계약서와 현재까지 받은 서류를 가지고 다른 형사전문 변호사에게 독립적인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다만 변호인을 교체하면 기존 계약의 해지와 보수 정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미 처리한 업무의 범위와 계약 내용에 따라 반환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도 계약 해지 시 실제 처리한 사무의 정도와 난이도 등을 고려해 보수를 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안기모카페에는 갑작스러운 구속 뒤 가족이 서둘러 변호사를 선임하고도 사건 진행을 충분히 알지 못해 불안해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변호인의 이름이나 법무법인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혐의의 핵심을 정확히 설명하고, 어떤 자료와 논리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가족과 피의자가 확인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