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인 줄만 알았는데 등기를 받아보니 피해액이 7억원이었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가족이 구속된 뒤 구속영장 관련 서류를 받아본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싱 관련 사건’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받은 등기의 범죄사실 요지를 확인하자 내용은 예상보다 무거웠다.

약 한 달 동안 동남아시아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가입해 콜센터 직원으로 활동했고, 피해자 9명으로부터 약 7억원을 편취했다는 혐의가 기재돼 있었다.

가족은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하면 상당히 무거운 실형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먼저 ‘구속영장 범죄사실 요지’는 확정판결이 아냐

가족이 가장 먼저 알아둘 부분이다.

구속영장이나 관련 통지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현재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혐의의 요지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해서 그 내용 전체가 최종적으로 유죄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향후 검찰 수사와 기소를 거쳐 재판이 진행되면 실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구체화된다.

피고인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범죄단체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7억원 전체에 대해 공동책임을 부담하는지 등도 재판과정에서 다퉈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영장에 적힌 문구만 보고 최종 형량을 확정적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

다만 ‘피해자 9명·약 7억원’은 가볍게 볼 수 있는 규모는 아냐

그렇다고 현재 확인된 내용을 가볍게 볼 수도 없다.

보이스피싱은 다수의 사람이 역할을 나눠 피해자를 속이고 돈을 편취하는 조직적 범죄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피해자가 9명이고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전체 피해액이 약 7억원이라면 상당한 규모다.

초범이라는 사정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지만 피해 규모와 조직적 범행의 성격까지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전과가 없으니 집행유예 정도일 것”이라고 단순하게 예상하는 것은 위험하다.

7억원이면 사기 양형기준에서는 어느 구간일까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사기범죄 양형기준에서는 일반사기를 이득액에 따라 구분한다.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제3유형에 해당한다.

제3유형 일반사기의 권고형량 범위는 감경영역 징역 1년 6개월에서 4년, 기본영역 징역 3년에서 6년, 가중영역 징역 5년에서 8년이다.

따라서 약 7억원이 피고인에게 양형상 책임을 물을 사기 이득액으로 인정되는 사건이라면 피해액 자체만 놓고도 가볍지 않은 유형에 들어간다.

그러나 여기서 곧바로 “최소 3년이다” 또는 “무조건 5년 이상이다”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체 7억원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도 살펴야

피고인이 실제로 7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거나 모두 가져갔다는 의미와, 조직 전체의 범행으로 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의미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총책, 관리책, 콜센터 관리자, 상담원, 현금수거책, 전달책 등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눌 수 있다.

공동정범이 인정된다면 자신이 직접 피해자 전원과 접촉하지 않았더라도 공동범행의 범위에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반면 구체적인 공모범위와 가담시기, 실제 인식한 범행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사건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7억원 중 본인이 얼마를 받았느냐’만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피해자에 대한 어떤 범행까지 피고인의 공동범행으로 보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콜센터 직원’이라는 표현도 역할을 구체적으로 봐야

같은 콜센터 직원이라고 해도 실제 역할은 크게 다를 수 있다.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해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면서 돈을 보내도록 속이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범행 실행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단기간 머물렀지만 실제 전화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경우라면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콜 내역, 메신저 대화, 조직 내 지시내용, 급여 또는 수익배분 내역, 출입국 기록, 휴대전화 포렌식 등이 역할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직책 이름만으로 형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행한 행동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은 무조건 감형사유일까

가족 입장에서는 “한 달밖에 하지 않았다”는 점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실제 가담기간은 피고인의 책임 정도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다수 피해자를 상대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면 가담기간만으로 사건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조직의 핵심 운영자가 아니라 단기간 말단 역할에 가담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확인된다면 책임 정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결국 ‘한 달’이라는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한 달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가 있다면 문제가 더 복잡해져

사연에는 단순히 보이스피싱 사기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범죄단체에 가입해 콜센터 직원으로 활동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형법상 범죄단체로 인정되고 피고인의 가입·활동까지 인정된다면 단순 사기죄만 문제되는 사건과 법률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형법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나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활동하는 행위를 별도로 처벌한다.

따라서 실제 기소가 어떤 죄명과 적용법조로 이뤄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직에 있었다’고 모두 범죄단체죄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냐

반대로 동남아 콜센터에서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형법상 범죄단체 가입·활동죄가 자동으로 성립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해당 조직이 형법에서 말하는 범죄단체 또는 집단의 요건을 갖췄는지, 피고인이 그 조직의 성격과 목적을 알고 가입했는지 등이 판단돼야 한다.

따라서 영장 단계에서 적힌 혐의와 최종 기소죄명, 재판에서 인정되는 죄명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 부분은 변호인이 사건기록을 확인해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초범은 분명 유리하지만 ‘초범 = 집행유예’는 아냐

범죄전력이 없다는 것은 양형에서 의미 있는 요소다.

특히 동종전력이 없고 처음 형사처벌을 받는 사람이라면 반복적으로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동일하게 평가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초범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조직적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규모와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액이 수억원이고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조직의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초범인데 몇 년인가’를 묻기보다 초범 외에 어떤 감경사정이 존재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합의가 안 되면 많이 불리할까

사기범죄에서 피해회복은 매우 중요한 양형요소다.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이 이뤄지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양형에서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피해액이 상당한데 피해가 거의 회복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감경요소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피해자가 9명이라면 피해회복 문제도 한 사람만 상대하는 사건보다 복잡하다.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전원과 합의하지 못하면 그동안 한 피해회복 노력이 전부 의미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9명 중 일부만 합의하면 의미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일부 피해자에게라도 실제 피해를 변제하고 합의했다면 그 부분은 객관적인 피해회복 사정으로 제출할 수 있다.

다만 9명 가운데 한 명과 합의했다는 것과 9명 모두에게 상당한 피해회복을 했다는 것은 양형상 무게가 같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 전원 합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변호인과 피해자별 피해액, 피해회복 가능금액, 합의 진행상황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약속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합의가 안 된다고 허위 합의나 무리한 접촉을 해서는 안 돼

구속된 가족의 형량이 걱정되면 피해자에게 어떻게든 연락해 합의를 받아내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거나 변호인을 통해서만 연락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경우 직접적인 반복 연락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건에 따라 피해자 연락처 자체를 가족이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변호인을 통해 합의 가능성을 확인하거나 적절한 피해회복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임의로 만들어내거나 사실과 다른 합의서를 제출하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형사공탁을 하면 합의와 똑같을까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형사공탁을 검토하는 사건도 있다.

하지만 공탁했다고 피해자와 합의한 것과 완전히 동일하게 평가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해자가 실제로 피해를 회복했는지, 공탁을 받아들였는지, 여전히 엄벌을 원하는지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합의가 안 되니 공탁하면 끝’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별 상황과 현재 재판단계에 맞춰 변호인과 검토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실제로 가져간 돈이 적다면 형량도 크게 낮아질까

보이스피싱 말단 조직원이 자주 하는 주장이 “나는 월급 몇백만원만 받았고 7억원은 내가 가져간 돈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실제 취득이익은 피고인의 역할과 책임 정도를 판단할 때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범행의 피해액과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챙긴 수익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본인이 7억원을 모두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억원 상당의 공동범행에 대한 형사책임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조직에서 받은 이익이 매우 적고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말단이었다는 점은 전체 역할을 평가할 때 함께 주장할 수 있다.

해외에 있었다는 사실도 사건에서 중요해

동남아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들어가 콜센터에서 활동했다면 피고인이 왜 해외로 갔는지, 어떤 경로로 조직에 들어갔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처음부터 보이스피싱을 하기 위해 출국한 것인지,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다른 업무라는 말을 듣고 갔다가 현지에서 범죄임을 알게 된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현지에서 범죄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계속 피해자를 속이는 업무를 수행했다면 처음 출국할 때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이후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 범죄임을 알게 됐고 그 이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중요하다.

‘시키는 대로 했다’는 말만으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냐

보이스피싱 조직에서는 상급자가 대본을 주고 전화를 시키는 형태가 흔하다.

피고인이 “나는 시키는 대로 전화만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피해자를 속이는 내용임을 알면서 실행했다면 단순한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 협박이나 강압 때문에 조직을 빠져나오기 어려웠다는 구체적인 사정이 있다면 관련 증거를 확인해야 한다.

여권을 빼앗겼는지, 이동이 통제됐는지, 탈출을 시도했는지,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한 기록이 있는지 등이 중요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공소장과 적용 죄명을 확인하는 것

현재 가족이 가진 것은 구속영장 관련 서류에 적힌 범죄사실 요지다.

이것만으로 최종 형량을 예측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기소가 이뤄지면 공소장에서 검찰이 어떤 죄명을 적용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기죄만 기소됐는지, 범죄단체 가입·활동죄가 함께 적용됐는지, 다른 전자금융 관련 범죄 등이 추가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피해자 9명 각각에 대한 피해액과 피고인의 역할도 확인해야 한다.

변호인에게 물어볼 질문도 ‘몇 년 나오나요’보다 구체적으로

가족이 변호인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것은 당연히 형량이다.

하지만 사건 초기에 더 중요한 질문들이 있다.

“7억원 전부를 우리 사건의 피해액으로 보고 있나요.”

“9건 모두 공동정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나요.”

“범죄단체 가입·활동죄도 적용됐나요.”

“콜센터에서 맡았다고 보는 구체적인 역할은 무엇인가요.”

“본인이 받은 수익은 얼마로 파악되고 있나요.”

“피해자별 합의나 피해회복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나요.”

이런 내용을 확인해야 현실적인 형량 전망도 가능해진다.

초범이라는 이유만 믿고 양형준비를 늦춰서는 안 돼

현재 혐의내용이 그대로 기소되고 유죄로 인정된다는 전제라면 피해규모가 작지 않다.

따라서 “초범이니 괜찮겠지”라며 재판 직전까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과 합의, 범죄수익 반환, 진지한 반성, 재범방지 계획, 가족의 보호환경 등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혐의나 가담범위를 다투고 있다면 반성문이나 합의자료의 문구가 변론방향과 충돌하지 않도록 변호인과 먼저 정리해야 한다.

혐의를 다툰다고 양형자료를 전혀 준비하지 못하는 것은 아냐

예를 들어 범죄단체 가입은 부인하지만 일부 사기 가담 사실은 인정하는 사건도 있을 수 있다.

또 9명의 피해자 가운데 일부 범행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공모범위를 다투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인정하는 부분에 대한 반성과 피해회복 노력은 하면서 다투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사실을 인정하고 어떤 사실을 부인하는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초범인데 몇 년’이라는 한 줄 답은 어려워

안기모카페에는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갑자기 가족이 구속된 뒤 구속영장에 적힌 피해액을 처음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사연이 적지 않다.

특히 ‘초범’이라는 말에 기대를 걸었다가 수억원의 피해액과 범죄단체라는 표현을 보면 가족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사연도 마찬가지다.

피해자 9명, 약 7억원이라는 금액만 놓고 보면 가볍게 볼 수 없는 사건이고, 일반사기 양형기준에서도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제3유형에 해당한다.

여기에 실제로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까지 인정된다면 단순한 개인 사기사건보다 법률관계가 복잡해진다.

초범이라는 점은 분명 고려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실형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대로 구속영장에 적힌 ‘약 7억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지금 당장 몇 년형이 확정된 것처럼 생각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피고인이 조직에서 실제로 맡은 역할, 어느 피해자의 범행까지 공모했는지, 범죄단체의 성격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개인적으로 취득한 수익이 얼마인지, 피해회복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소 후 공소장과 사건기록을 통해 실제 적용 죄명과 공소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 내용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초범인데 어느 정도 형을 예상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조금 더 현실적인 답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