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공판에는 최후진술서만 준비하면 될까요”
형사재판을 처음 겪는 가족에게 ‘공판기일’, ‘결심’, ‘구형’, ‘최후진술’, ‘선고’는 서로 구분하기 어려운 말이다. 다음 공판이 다가오면 피고인은 최후진술을 준비하고, 가족은 반성문과 탄원서 등 양형자료를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 날짜부터 계산하게 된다.
최근 안기모카페에는 공판을 앞둔 수용자가 최후진술서만 준비하면 되는지, 양형자료는 선고기일 2주 전에 내면 되는지를 묻는 사연이 전해졌다.
그러나 모든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기일에 증거조사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면 재판이 계속될 수 있으므로, 우선 해당 기일이 변론을 마치는 결심공판인지 확인해야 한다.
최후진술은 검사의 의견 뒤 피고인에게 주어지는 기회
형사소송법은 증거조사와 피고인신문이 끝난 뒤 검사가 사실과 법률 적용에 관한 의견을 밝히고, 그 후 재판장이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최후진술을 사실관계나 유리한 양형사유를 밝힐 수 있는 피고인의 소송법상 권리로 보고 있다.
최후진술은 반드시 ‘최후진술서’라는 별도 문서를 제출해야만 인정되는 절차는 아니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직접 말할 수 있으며, 긴장하거나 내용을 빠뜨릴 가능성에 대비해 원고나 메모를 미리 작성해 두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준비한 글을 길게 읽는 것보다 사건에 대한 입장과 반성, 피해회복 노력, 앞으로의 생활계획을 사실에 맞게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혐의를 다투는 사건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표현을 넣는 등 변호인의 주장과 모순되는 내용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검토받아야 한다.
‘공판’이라고 모두 결심공판은 아냐
공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확인, 증거조사, 증인신문과 피고인신문 등이 여러 차례 진행될 수 있다. 검사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까지 마치고 변론이 종결돼야 이후 선고기일이 지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가족은 담당 변호인에게 다음 기일에 검사의 구형이 예정돼 있는지, 변론종결 가능성이 있는지, 피고인의 최후진술까지 진행할 예정인지를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결심공판이 아니라면 최후진술을 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증거조사가 모두 끝나는 기일이라면 예상보다 빠르게 구형과 최후진술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양형자료에 ‘선고 2주 전’이라는 공통기한은 없어
반성문과 탄원서, 합의서, 공탁서, 치료·상담자료와 출소 후 생활계획 같은 양형자료를 모든 형사사건에서 반드시 선고기일 2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법정기한은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의 형사항소심 안내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자료를 변론종결일까지 적극적으로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한다. 재판부가 별도의 제출기한을 정했다면 그 일정에 따라야 하며, 기본적으로는 결심공판 전에 변호인이 검토해 재판부에 전달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변론이 끝난 뒤에도 선고 전 추가 자료가 접수되는 사례는 있지만, 재판부가 반드시 모든 늦은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양형자료를 제출할 기회가 피고인의 방어권과 관련된다고 판단한 바 있으나, 이를 이유로 마지막 순간까지 제출을 미루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최후진술서와 양형자료는 서로 대신할 수 없어
최후진술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마지막 의견을 밝히는 절차다. 반면 양형자료는 반성과 피해회복, 가족관계, 건강상태와 재범방지 계획 등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서류다.
따라서 최후진술서 한 장만 준비하면 모든 재판 준비가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변호인에게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 목록을 확인하고, 같은 탄원서나 반성문이 중복되지 않는지, 추가로 입증해야 할 사정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자료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면 임의로 날짜를 예상하기보다 변호인에게 변론종결 예정 여부와 법원이 정한 제출기한을 바로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필요한 자료가 늦어질 사정이 있다면 추가 제출 가능성과 기일 조정 필요성도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문의할 수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는 구형과 최후진술, 변론종결과 선고기일처럼 가족들이 처음 접하는 형사재판 용어에 대한 경험과 질문이 공유되고 있다. 수용자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선고 2주 전’이라는 하나의 날짜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다음 공판에서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