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를 앞둔 수형자와 가족들에게 형기 종료만큼 중요한 문제는 출소 후 머물 곳을 마련하는 일이다.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됐거나 경제적인 사정으로 함께 생활하기 어려운 경우, 교정시설을 나와도 당장 잠을 잘 장소부터 막막해질 수 있다. 거처가 안정되지 않으면 구직활동과 직업훈련, 신분증·통장 정비 등 사회복귀에 필요한 준비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출소 후 주거와 생계 기반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생활관을 통한 ‘숙식제공 보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연고가 없어 갈 곳이 없는 사람도 신청 가능
숙식제공 서비스의 대상은 형사처분이나 보호처분을 받은 사람 가운데 자립을 위해 보호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이다.
공단은 ▲연고지가 없어 오갈 곳이 없는 사람 ▲연고지는 있지만 경제적인 사정이나 다른 이유로 가족과 함께 살기 어려운 사람 ▲공단 기술교육에 참여하고 싶지만 거주지가 멀어 통학이 어려운 사람 ▲생활관에서 자립을 준비하려는 사람 등을 주요 대상으로 안내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건에 포함된다고 자동 입소하는 것은 아니며 상담과 보호심사를 거쳐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출소 전이라면 교정시설의 사회복귀 관련 담당자에게 공단 연계 상담을 문의하거나, 출소 후 가까운 공단 지부·지소를 찾아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신분증과 출소증명서 준비해 상담 신청
입소를 희망하는 사람은 공단 지부나 지소를 방문할 때 수용·출소증명서 또는 관계기관 의뢰서와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는 공단이 제공하는 법무보호서비스 신청서와 개인정보 동의서 등을 작성한다. 이후 지부·지소장과 법무보호과장,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보호심사회를 통해 숙식제공 필요성과 자립계획 등을 심사한다.
공단이 안내하는 심사 권장기간은 1일에서 3일이다. 다만 제출자료나 신청자의 상황, 기관 운영 일정에 따라 실제 결정 시점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소 당일에 방문하기보다 가능하다면 미리 상담과 연계 절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법무보호 신청을 받은 공단은 신청자의 전과와 처분 내용뿐 아니라 연령, 학력, 가정사정, 교우관계와 자립계획 등을 조사해 보호 필요 여부와 지원 방법을 결정하도록 관련 규정에서 정하고 있다.
침구·세면도구 제공…취업과 직업훈련 병행
숙식제공이 결정되면 생활관 호실을 배정받고 침구류를 대여받을 수 있다. 세면도구 등 기본 생필품도 한 차례 지급된다.
입소 초기에는 심리검사와 상담, 위험성평가 등 기본적인 절차가 진행된다. 생활관에 머무는 동안에는 자율적인 공동생활을 바탕으로 직업훈련과 취업 등 생계활동을 준비하고, 상담·사회성 향상 교육과 여가활동,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게 된다.
생활관은 단순히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는 곳에 그치지 않는다. 공단은 입소자가 자립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근로 습관과 공동생활에 필요한 생활지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업훈련을 받는 경우에는 적성과 경력 등을 고려해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자격 취득과 취업 알선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기본 6개월, 연장심사 거쳐 최장 24개월
숙식제공의 기본 보호기간은 6개월이다.
보호가 더 필요한 경우에는 본인이 연장을 신청할 수 있으며, 자립 정도와 계속 보호할 필요성 등을 살펴 6개월 범위에서 최대 세 차례까지 연장심사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연장이 자동으로 승인되는 것은 아니며, 공단은 생활점수와 자립활동점수 등을 기초로 계속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최장 보호기간은 기본 6개월에 세 차례의 연장기간을 합한 24개월이다. 취업이나 자립, 보호기간 만료, 다른 의탁처 마련 또는 본인의 자진 퇴소 등으로 숙식제공이 종료될 수도 있다.
출소 전부터 주거계획 세워야
출소일이 가까워진 뒤에야 거처를 알아보기 시작하면 입소심사와 이동, 신분증이나 제출서류 준비가 늦어질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출소 전에 수용 중인 교정시설 담당자에게 법무보호복지공단의 숙식제공이나 사전상담 연계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대신 정보를 알아볼 때도 실제 입소 신청과 상담에는 당사자의 자립 의사와 참여가 중요하다.
안기모카페에서도 출소와 가석방을 앞둔 가족들이 주거와 취업, 생계 문제를 꾸준히 나누고 있다.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출소자에게 안정된 숙소와 식사는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교정시설 안에서의 생활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사회복귀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잠을 잘 곳과 규칙적인 생활, 일자리를 준비할 시간이 함께 마련될 때 출소 이후의 삶도 보다 현실적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