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판 때 한 번 냈는데 또 써야 할까요?”

온라인 교정정보 커뮤니티에는 2차 공판을 기다리는 가족의 질문이 올라왔다.

수용 중인 피고인이 가족들의 탄원서를 모아 변호인에게 전달하기로 해 1차 공판 무렵 한 차례 작성해 보냈지만, 이후 다른 가족들은 몇 번씩 탄원서를 제출하는지 궁금해졌다는 내용이다.

재판을 기다리는 가족이라면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된다.

한 번만 제출하면 부족하게 보이지 않을지, 공판 때마다 새로 작성해야 하는지, 많이 제출할수록 유리한지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원서를 준비할 때 먼저 버려야 할 생각이 있다.

‘몇 번 제출해야 감형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계산이다.

탄원서는 몇 번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까?

형사재판에서 가족 탄원서를 반드시 2번 또는 3번 제출해야 한다는 식의 법정 횟수는 없다.

1차 공판 전에 한 번 제출했다고 해서 반드시 2차 공판 전에 다시 제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재판이 계속되는 동안 새로운 사정이 생겼다면 추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출 횟수 자체보다 재판부가 살펴볼 만한 내용이 무엇인지다.

한 번만 제출하는 가족도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처음 제출한 탄원서에 가족관계와 피고인의 평소 생활, 가족이 알고 있는 사건 이후의 태도, 앞으로 가족이 어떻게 돕겠다는 것인지 등이 충분히 담겼다면 반드시 같은 사람이 다시 탄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새로운 사정이 전혀 없는데 문장만 조금 바꿔 같은 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탄원서는 출석체크처럼 ‘공판마다 한 장씩’ 제출해야 하는 문서가 아니다.

많이 내면 형량이 더 줄어들까?

그렇게 단순하게 연결할 수 없다.

탄원서 1장보다 10장이 반드시 유리하다거나, 가족 5명이 작성하면 가족 1명이 작성했을 때보다 일정한 정도로 형량이 줄어든다는 기준은 없다.

재판부는 탄원서만 보고 형을 결정하지 않는다.

범죄의 내용과 피해 정도, 피고인의 역할, 범행 이후의 태도, 피해회복 여부, 전과관계 등 사건의 여러 양형사정을 함께 살펴본다.

탄원서는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가족관계나 사회적 환경, 재범방지를 위한 주변의 지원 등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같은 탄원서를 계속 제출하는 건 어떨까?

새로운 내용이 없다면 실익을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탄원서에서 “가족이 앞으로 잘 돌보겠다”, 두 번째에서도 같은 내용, 세 번째에서도 표현만 바꿔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재판부가 탄원서를 제출한 횟수만 세어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한 번 작성하더라도 실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편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추가 탄원서는 언제 의미가 있을까?

첫 탄원서를 제출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면 추가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해회복이 새롭게 이루어졌거나 가족의 보호계획이 더 구체적으로 마련됐을 수 있다.

출소 후 실제로 거주할 장소가 정해지거나 취업을 도와줄 사람이 생겼을 수도 있다.

가족이 피고인의 재범방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생긴 경우도 있다.

이처럼 첫 번째 탄원서 이후 새롭게 전달할 사정이 있다면 추가 탄원서에 이를 담는 것이 가능하다.

가족 여러 명이 각각 쓰는 것은 괜찮을까?

가능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내용을 복사하듯 작성할 필요는 없다.

배우자가 보는 피고인의 모습과 부모가 보는 모습, 형제자매가 경험한 내용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각자가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사건 이후 어떤 모습을 확인했는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피고인을 돕겠다는 것인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족이 아닌 직장동료나 지인 등이 탄원한다면 그 사람 역시 자신이 직접 알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탄원서 예문을 그대로 써도 될까?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에는 “피고인은 평소 누구보다 성실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가족 모두가 노력하겠습니다” 같은 문장이 많이 공유된다.

물론 이런 내용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실제 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나치게 형식적인 탄원서가 될 수 있다.

탄원인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자신의 말로 작성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탄원서에는 어떤 내용을 넣는 게 좋을까?

먼저 탄원인이 누구인지와 피고인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다음 사건 이후 가족이 확인한 피고인의 태도와 현재 상황을 적을 수 있다.

가족이 피고인을 선처해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도 단순히 “가족이니까”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출소 후 가족이 함께 거주할 예정인지, 생활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재범을 막기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의 내용도 사건에 따라 담을 수 있다.

다만 직접 알지 못하는 사실을 사실처럼 적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용서했다”는 내용을 가족이 써도 될까?

실제 확인되지 않았다면 피해야 한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처벌불원의사가 있는지는 별도의 자료로 확인될 수 있는 문제다.

가족이 피해자의 의사를 추측해 “피해자도 이미 용서했습니다”라고 작성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탄원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작성해야 한다.

피고인의 잘못을 무조건 부정하는 탄원서는 괜찮을까?

사건의 변론방향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선처를 구하고 있는데 가족 탄원서에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적혀 있다면 피고인의 주장과 충돌할 수 있다.

반대로 피고인이 범죄사실 자체를 다투고 있는 사건이라면 가족이 임의로 범행을 인정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탄원서를 작성하기 전에 현재 피고인과 변호인이 어떤 입장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면 다시 써야 할까?

1차 공판 무렵 이미 탄원서를 제출했다면 무조건 다시 작성할 필요는 없다.

먼저 기존 탄원서가 실제 법원에 제출됐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변호인에게 전달했다면 법원 제출 여부를 물어볼 수 있다.

그다음 첫 탄원서 이후 달라진 상황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새로운 내용이 있다면 추가 탄원서를 작성할 수 있고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기존 탄원서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선고 직전에도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을까?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추가 양형자료 제출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재판부가 실제로 검토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기에 제출하는 것이다.

선고 직전에 급하게 많은 자료를 몰아서 제출하는 것보다 변호인과 상의해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고 재판부가 살펴볼 수 있도록 제출하는 편이 좋다.

특히 선고가 임박했다면 추가자료 제출 여부와 방법을 변호인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탄원서를 수용자가 모아서 변호사에게 보내도 될까?

가족들이 작성한 탄원서를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은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가족이 피고인에게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에 제출된 것은 아니다.

수용자가 받아 변호인에게 전달하고 변호인이 법원에 제출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탄원서라면 실제 사건기록에 제출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변호인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으므로 현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 사무실에 제출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탄원서와 반성문은 같은 자료일까?

둘은 작성 주체부터 다르다.

반성문은 일반적으로 피고인 본인이 자신의 행동과 책임, 피해에 대한 생각, 재범방지 계획 등을 작성한다.

탄원서는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가 피고인의 사정과 선처를 요청하는 취지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족이 피고인을 대신해 반성문을 쓰거나 피고인이 가족 이름으로 탄원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각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직접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탄원서보다 합의가 더 중요한가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피해회복과 합의가 중요한 양형요소가 되는 범죄가 많다.

그러나 모든 범죄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 탄원서를 여러 장 제출했다고 해서 실제 피해회복이 이루어진 것과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탄원서 수량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변호인과 피해회복 문제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탁을 했다면 탄원서에 써도 될까?

실제로 공탁이 이루어졌다면 사건 이후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할 수 있다.

다만 형사공탁과 피해자와의 합의는 동일하지 않다.

공탁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회복이 모두 끝났다”거나 “피해자가 용서했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실관계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사정도 탄원서에 넣을 수 있을까?

피고인이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고 있었거나 어린 자녀와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고 있었던 경우 등 실제 가족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가족 중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있거나 피고인의 부재로 생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 객관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감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범죄와 관련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가족사정은 선처를 요청하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재판 때마다 새로운 탄원인을 찾아야 할까?

그럴 필요도 없다.

탄원인 숫자를 늘리기 위해 오래 연락하지 않았던 지인이나 피고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형식적인 탄원서를 받아내는 방식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탄원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해 책임 있게 작성해야 한다.

많은 사람의 서명보다 피고인을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이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탄원서의 취지에 더 맞다.

탄원서 제출 횟수를 정하기보다 ‘변화’를 확인해야

첫 번째 탄원서를 제출했다면 두 번째 탄원서를 쓰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볼 수 있다.

“첫 번째 탄원서를 낸 뒤 새롭게 재판부에 알려야 할 내용이 생겼는가?”

아무 변화가 없다면 반드시 새 탄원서를 만들 필요는 없다.

반대로 첫 탄원 이후 합의나 피해회복이 진행됐거나 가족의 보호계획이 구체화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면 이를 추가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접근하면 ‘몇 번 써야 하나’라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 번만 냈다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

형사재판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탄원서는 직접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준비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한 번 제출하고 나면 “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이 생기기 쉽다.

주변에서 누군가는 매주 탄원서를 냈고 누군가는 가족과 지인 수십 명의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조급해질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건에서 탄원서를 몇 장 제출했는지는 자신의 사건에서 필요한 탄원서 수를 정해주는 기준이 아니다.

탄원서는 횟수를 채우는 자료가 아니다.

한 번을 제출하더라도 탄원인이 피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직접 알고 있는 사정은 무엇인지, 왜 선처를 요청하는지, 앞으로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피고인의 사회복귀와 재범방지를 돕겠다는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면 의미가 있다.

이미 한 차례 제출했다면 먼저 실제 법원에 접수됐는지를 확인하자.

그리고 다음 공판을 앞두고 있다면 첫 탄원서 이후 새롭게 전달해야 할 내용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추가하고, 없다면 단순히 제출 횟수를 늘리기 위해 같은 탄원서를 반복해서 만들 필요는 없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탄원서를 몇 번 냈느냐”가 아니라 “재판부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제대로 담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