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는데 9일간 징벌을 받았습니다”

최근 교정생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했다는 폭행과 징벌 문제를 호소하는 가족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수용 중인 가족은 같은 거실에 있던 여러 사람으로부터 약 열흘간 음식과 관련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순찰 중이던 직원에게 발견되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들은 폭행이나 강요가 아니라 함께 장난을 치고 즐긴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고, 결국 피해를 주장한 수용자도 징벌을 받았다고 가족은 전했다.

시설 밖에 있는 가족에게 남은 자료는 당시 상황을 적어 보낸 편지와 수용자의 상태를 목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직원 정도였다.

가족에게 가장 큰 고민은 하나였다.

“증거가 없는데 어디에 어떻게 민원을 넣어야 하나”였다.

징벌은 직원 한 명의 판단만으로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교정시설의 징벌은 일정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형집행법은 징벌대상자의 징벌을 결정하기 위해 각 교정시설에 징벌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징벌위원회는 소장의 징벌요구에 따라 열리고 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징벌이 정해진다.

특히 중요한 규정이 있다.

징벌위원회는 징벌대상자가 위원회에 출석해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한다.

수용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말하거나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고 증거도 낼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폭행 피해자였는데 가해자로 판단됐다고 주장한다면 단순히 “억울하다”는 것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징벌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어떻게 조사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방 네 명이 같은 말을 했다고 그것만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냐

교정시설 안의 사건은 일반적인 외부 사건과 달리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같은 거실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외부 목격자가 없을 수도 있다.

한쪽은 “강제로 당했다”고 하고 다른 쪽 여러 명이 “서로 동의해서 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한다면 사실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상대방 숫자가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쪽 말이 반드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당시 수용자의 신체 상태, 사건 직후 행동, 직원에게 처음 설명한 내용, 의료진에게 호소한 내용, 주변 수용자들의 진술 등 여러 정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연에서도 “증거가 없다”고 미리 단정할 필요는 없다.

순찰 직원이 당시 상태를 봤다면 중요한 정황이 될 수 있어

사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순찰 직원이 수용자를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만약 직원이 당시 수용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태로 발견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직원이 사건 자체를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더라도 사건 직후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상태를 확인했다면 하나의 정황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직원이 관련 내용을 보고했는지, 근무일지나 사고보고서 등에 기록했는지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수용자가 의무과 진료나 외부 의료기관 진료를 받았다면 의료기록 역시 당시 상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

CCTV가 있다면 시간이 지나기 전에 보전 요청부터

교정시설 내부의 모든 공간에 CCTV가 설치돼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거실 내부처럼 사생활과 관련된 공간은 촬영 여부와 방식이 다른 공간과 같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복도나 이동 동선 등 사건 전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시간대에 수용자가 어떻게 이동했는지, 직원이 언제 발견했는지, 의무과로 이동했는지 등의 정황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민원을 제기한다면 단순히 “억울하니 다시 조사해 달라”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날짜와 시간대의 관련 CCTV, 근무기록, 사고보고 관련 자료 등이 존재한다면 보전해 달라는 취지를 함께 명시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시간이 오래 지난 뒤 문제를 제기하면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다퉈지는 사건일수록 신속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무과 진료기록도 확인해야

폭행이나 강압적 괴롭힘을 주장하는 사건에서 신체상태를 확인할 자료는 특히 중요하다.

사건 직후 수용자가 의무과 진료를 받았다면 언제 어떤 증상을 호소했는지, 외상이 확인됐는지, 어떤 처치가 이루어졌는지가 기록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직접 해당 기록을 곧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용자의 개인정보와 의료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접근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수용자 본인이나 변호인을 통해 필요한 절차를 확인할 수 있고, 민원이나 진정을 제기할 때에도 해당 진료기록의 존재와 확인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수용자 본인은 소장 면담을 신청할 수 있어

가족이 외부에서 민원을 넣는 것과 별개로 수용자에게도 시설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

형집행법은 수용자가 자신의 처우에 관해 소장에게 면담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장은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면담에 응해야 하며, 면담 결과 처리할 사항이 있다면 그 결과를 수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따라서 징벌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거나 폭행 피해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수용자 본인이 소장 면담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

법무부장관·지방교정청장에게 ‘청원’하는 방법도 있어

형집행법에는 보다 명확한 권리구제 절차도 마련돼 있다.

수용자는 자신의 처우에 불복하는 경우 법무부장관, 순회점검공무원 또는 관할 지방교정청장에게 청원할 수 있다.

청원서를 작성해 봉한 뒤 소장에게 제출하면 되며, 소장은 그 봉투를 임의로 개봉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에 전달해야 한다.

순회점검공무원에게는 말로 청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청원에 대한 결정은 문서로 이루어지고 그 결정서는 다시 수용자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이번 사연처럼 수용자 본인이 “외부에 문제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가족의 민원과 함께 수용자 본인의 청원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권리구제를 요구했다고 불이익을 줘서는 안 돼

형집행법은 수용자의 권리구제 행위를 보호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수용자가 청원이나 진정, 소장 면담 등 권리구제를 위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문제를 제기했다가 더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고 걱정해 아무런 절차도 밟지 못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실제 문제를 제기할 때는 감정적인 표현보다 날짜와 장소, 관련자, 사건 진행순서, 당시 상태 등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은 어디에 민원을 넣을 수 있을까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방법은 해당 교도소나 구치소에 전화하는 것이다.

시설에 사실관계를 문의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또 교정민원 전반에 관한 문의는 법무부 교정민원콜센터 1363을 통해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다.

다만 전화문의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보장하는 절차와는 다르다.

따라서 폭행 피해와 징벌의 적정성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으려는 경우에는 구두 문의만 하고 끝내기보다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 남기는 편이 좋다.

민원에는 사건 발생 날짜와 장소, 피해를 주장하는 내용, 처음 직원에게 발견된 시점, 징벌을 받은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확인을 요청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도 함께 적을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검토할 수 있어

교정시설 내 처우와 인권침해 문제라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정시설에서 발생한 수용자 처우와 보호장비 사용, 폭행 의혹 등과 관련한 진정을 조사해 여러 차례 권고를 내리고 있다.

가족이 수용자의 인권침해를 이유로 진정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교정시설 내에서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발생했는데 적절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피해자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판단된다면 인권위 진정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인권위 진정은 징벌을 자동으로 취소해 주는 절차와는 다르다.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는 별도의 권리구제 수단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동료 수용자들의 폭행이 사실이라면 징벌 문제와 별개

이번 사연에는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이 있다.

수용자가 실제로 다른 수용자들에게 폭행당했다면 이는 “징벌이 억울하다”는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교정시설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폭행이 형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수용자 간 폭행이나 강요 등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해당 사실 자체에 대한 조사와 필요한 경우 형사절차가 별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민원을 제기할 때도 두 가지 문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좋다.

하나는 왜 피해를 주장한 수용자에게 징벌이 결정됐는지에 관한 문제다.

다른 하나는 여러 수용자가 장기간 폭행이나 강압적인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대로 조사됐는지에 관한 문제다.

두 문제는 서로 연관돼 있지만 동일한 절차는 아니다.

편지는 아무 의미 없는 자료일까

가족에게 남아 있는 것이 사건 당시 받은 편지뿐이라면 그것도 버릴 필요는 없다.

다만 편지만으로 폭행 사실이 곧바로 입증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편지가 언제 작성됐고 어떤 내용이 기록돼 있는지다.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이나 징벌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적어 보낸 편지가 있다면 사건 당시 수용자가 어떤 주장을 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원본 편지와 봉투, 우편 소인 등이 있다면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내용을 다시 작성하거나 필요한 부분만 옮겨 적는 것보다 원본 자체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 민원에 적어야 할 내용

이번과 같은 사건에서 민원은 길게 분노를 표현하기보다 사실관계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먼저 피해를 주장하는 기간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적는다.

어느 거실에서 어떤 유형의 행위가 반복됐다고 주장하는지, 마지막 날 어떤 상태가 됐고 어느 직원이 발견했는지 적는다.

이후 어떤 조사가 있었고 상대 수용자들이 어떤 취지로 진술했다고 들었는지, 본인에게 어떤 징벌이 결정됐는지를 순서대로 작성한다.

그리고 재조사를 요청하면서 확인을 원하는 사항을 명확히 하는 편이 좋다.

당시 순찰 직원의 근무 및 보고내용, 의무과 진료 여부, 관련 사고보고서, 존재하는 경우 사건 전후 CCTV 영상, 징벌위원회에서 본인의 진술과 제출자료가 어떻게 검토됐는지 등을 확인해 달라는 방식이다.

‘4대 1이니까 방법이 없다’고 포기할 단계는 아냐

교정시설 안에서 여러 사람이 한쪽과 다른 주장을 한다면 외부 가족은 막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네 사람이 같은 말을 하고 한 사람만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진실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 당시의 객관적 상황과 직원의 목격, 의료기록, 각자의 진술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신체적인 피해를 주장했고 사건 직후 직원에게 발견됐다면 관련 기록의 존재 여부부터 확인할 가치가 있다.

안기모카페에서도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한 일을 가족이 뒤늦게 전해 듣고 “밖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가족의 외부 민원, 수용자 본인의 소장 면담과 청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통로는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막연히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 것이다.

사건의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당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특히 영상이나 근무기록처럼 시간이 지나면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자료가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보전을 요청하는 것이 첫 단계가 될 수 있다.